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551 - Chapter 560

658 Chapters

제551화

그 순간 이경은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언제 지켜달라고 했다는 거야? 내가 그렇게 약해 빠진 사람도 아니고. 이경은 단지, 윤세현이 자고 있을 때 자신이 몰래 그의 얼굴을 만지려 했던 사실을 들키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오해가 생기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비웃음 당할게 뻔했기에, 그녀는 자존심 강한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겸, 차라리 일부러 그의 품에 파고든 척하기로 했다.바로 그때, 감옥 문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상궁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이 난리 속에서도 정이 들었다고? 세자와 이서영은 더더욱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게 되었다. 한상궁은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내 담담하게 말했다. “구공주 마마, 약속하신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젠 대전으로 가시죠.” 그러자 이경은 윤세현의 품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한상궁의 의아한 시선을 못 본 척했다. 그러고는 이내 입을 열었다. “제가 요구하던 물건들은 준비해 두셨지요?” “마마의 분부대로 모두 빠짐없이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황자들과 공주들도 모두 모셨습니다.” 이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이젠 가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윤세현은 자신감에 찬 이경의 모습을 정말 좋아하였다. 하지만 매번 그럴수록 괜히 자신과 더 멀어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그에게 있어 이경은 마치 하늘의 눈부신 별과도 같았다. 그만큼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사람이니,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여전히 좋았다. 곧이어 윤세현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죠.” … 곧이어 대전 안, 남경은 한참 동안 기침했다. 그녀의 몸은 깊은 새벽일수록 더욱 안 좋게 변해갔다. 게다가 기침을 하도 심하게 해서, 숨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다행히 이경이 현장에서 바로 침을 놓아 그녀의 기운을 풀리게 해 주었고, 그제야 그녀의 기침은 점차 멎게 되었다. 남경은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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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모든 시선이 순식간에 이경에게 쏠렸다.이서영은 이를 갈며 말했다.“저 년은 지금도 연기하는 거예요. 진짜 범인인데, 이제 와서 사람들을 현혹하려고요!”남용은 처음으로 이서영과 같은 편에 서면서, 역시 증오 섞인 눈빛으로 이경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이서영처럼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했다.폐하 앞에서 그들은 모두 하찮은 존재일 뿐이기 때문이었다.반면, 이경을 바라보는 남백훈의 눈빛엔 걱정이 묻어 있었다.이경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나아가 남명월의 시신 앞에 섰다.“여러분, 모두의 손가락에 무늬가 다 다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그게 무슨 뜻인가요?”한상궁은 눈살을 찌푸리며 무심코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자세히 보니, 각 손가락마다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하지만 모두 똑같지 않나?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거지?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숙여 손가락을 살펴보았다.윤세현도 손을 내려다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하나하나 다 다르긴 하네요.”“맞아요. 한 사람의 손가락이라도, 열 손가락 모두 무늬가 다 달라요.”이경이 말했다.사람들은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았고, 자신들의 손가락에 각기 다른 무늬가 있음을 확인했다.그때, 이경이 대전 입구 쪽을 바라보며 물었다.“한상궁님, 제 부하가 도구 몇 가지를 들고 와야 하는데, 연지를 잠시 들여보낼 수 있겠어요?”한상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됩니다.”그 순간, 윤세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도 제 사람을 들여보내고 싶습니다.”한상궁은 그를 힐끗 보았다.“이 두 사람, 정말 버릇이 없군! 대전이 제 집인 줄 아는 거야? 아무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닌데!”남경이 특별한 지시를 내리지 않자, 한상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구공주와 세자의 부하들을 불러들여라.”곧이어 청지와 연지가 함께 걸어 들어왔다.이경은 연지를 보았지만, 연지는 뜻밖에도 고개를 가로 저었다.이경의 마음은 싸늘해졌다.두 시간 동안 아무것도 찾지 못한 연지를 보며, 그녀는 이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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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모두가 이경이 이제 한시름 놓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그녀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일단 진범을 찾을 수 있다고 했으니, 남용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도 조용히 기다리기로 했다.이서영이 다시 말을 하려 하자, 남경이 기침을 하며 막았다.한상궁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전하,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이서영은 입술을 깨물며 입가에서 맴돌던 말을 결국 삼켰다.‘대체 왜 다들 이경을 믿는 거지? 그저 허풍을 떨고 있을 뿐인데.’이경은 이제 마음의 짐이 덜어진 듯, 한결 가벼운 마음을 느꼈다.하지만 남명월의 시신을 바라보니, 다시금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녀는 여태껏 시신을 두려워한 적이 없었지만, 남명월의 시신은 달랐다.이내 그녀는 연지가 보낸 약상자에서 자신이 만든 장갑을 꺼내 끼었다.그리고 약병을 하나 꺼내, 한상궁이 준비한 비단 천에 약을 바르고는, 그 비단 천을 남명월의 시신에 꽂힌 단검에 살짝 붙였다.아무도 그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었고, 윤세현도 이해하지 못했다.얼마 후 이경은 비단 천을 떼어내며 남경을 바라보았다.“특수한 약을 사용하여, 단검에 묻은 지문을 비단 천에 옮겨 찍었습니다.”‘지문’이라는 생소한 단어에 모두가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윤세현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문득 떠올랐다.“혹시… 손가락의 무늬를 말하는 건가요?”“맞습니다. 범인이 명월 공주를 단검으로 찔렀다면, 단검에는 당연히 범인의 지문이 남아 있겠죠.”이경의 말에 모두가 단검을 집중해서 바라보았다.그 순간, 남용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뻔했지만, 차마 어머니와 황제 폐하 앞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낼 수 없었다.남진의 여자로서도 더더욱 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단검에서 지문을 찾을 수 있는 걸까?“이 지문은 매우 희미해서 육안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단검을 가까이 대고 자세히 살펴보면, 희미하게나마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이경의 말에, 한상궁은 남경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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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단검 위에는 정말로 지문이 찍혀 있었다.그렇다면, 방금 이경이 비단 천으로 그 지문을 찍어낸 걸까?“설령 정말 지문이 있다고 해도, 어떻게 진범을 찾아낼 수 있지?”남경이 묻자, 이경이 그녀를 올려다보며 대답했다.“아까 말했듯이, 사람마다 지문은 모두 다르고, 한 사람의 열 손가락 지문도 각기 다릅니다.”이내 그녀는 비단 천을 꺼내, 한상궁이 미리 준비해둔 작은 나무 받침 위에 놓고는 야광주의 뚜껑을 열었다.“한상궁님, 대전 안의 모든 야광주 뚜껑을 닫아 주시겠습니까?”“무엇을 하시려는 겁니까?”모든 야광주의 뚜껑을 닫으면 대전 안은 깜깜해진다.한상궁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누군가가 폐하께 해를 끼칠까 불안했다.“한상궁님께서 걱정되신다면, 직접 폐하의 곁을 지켜주시지요.”자고로 한상궁의 무공은 매우 깊었지만, 지금까지 그녀가 무공을 사용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었다.잠시 생각에 잠긴 한상궁은, 남경의 곁으로 돌아갔다.“대전 안에 있는 모든 야광주 뚜껑을 닫거라.”곧이어 궁녀들이 곳곳으로 흩어져 야광주의 뚜껑을 하나둘씩 닫기 시작했다.얼마 후 대전은 어두워졌고, 이경의 손에 든 야광주만이 빛을 발했다.“구공주 마마, 대체 무엇을 하시려는…”한상궁은 순간 멈칫했다.뜻밖에도 대전 한쪽 벽에 거대한 지문 하나가 나타난 것이었다!이경이 든 야광주의 촛불이 비단 천을 비추었고, 그 위에 묻은 지문은 약물에 젖어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그 지문은 매우 선명하게, 수없이 확대되어 벽에 비쳤다.“이 지문들 중 가장 선명한 것은 식지와 중지입니다. 이 자국만 봤을 때는 오른손 지문인 것 같습니다.”이내 이경의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졌다.“자, 제가 먼저 제 오른손 식지와 중지의 지문이 어떤지 보여드리겠습니다.”그녀는 자신의 두 손가락을 약수에 살짝 담갔다가 비단 천에 찍어 내렸다.찍어낸 비단 천 역시 나무 받침대 위에 놓아, 방금 그 비단 천과 함께 두었다.두 지문을 비교해 보니, 역시나 매우 달랐다.그 광경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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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이경은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장공주 마마를 모욕할 생각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모두가 검증을 마친 상황에서, 마마의 혐의를 배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입니다.”하지만 왕실 귀족들에게 있어 이 말은 분명 모욕이나 다름없었다.장공주마저 용의자 명단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아무리 그래도 누가 감히 장공주와 여황제 폐하를 의심할 수 있겠는가?남박민은 분노를 참지 못하며 말했다.“어디, 존귀한 장공주 마마께 감히 함부로 굴어?!”이경은 남박민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그럼, 황자가 먼저 하시죠!”그 말에 남박민은 주먹을 꽉 쥐며, 애써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어떠신가요? 대황자님, 설마 두려우신가요?”“헛소리하지 마!”남박민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남양을 바라보았다.남양의 눈빛 속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 모습에 남박민은 주먹을 더 꽉 쥐었다.“내 어머니를 모욕하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어!”그는 갑자기 이경을 향해 장풍을 날렸다.이경은 진작에 눈치를 챈 듯, 발을 살짝 틀어 가볍게 피했다.하지만 곧바로 남박민의 두 번째 장풍이 예고 없이 그녀의 눈앞까지 다가왔다.대황자가 대전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무력을 휘두를 줄이야!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전 안에서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은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그런데 바로 그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이경의 뒤로 다가와 남박민의 장풍을 받아냈다.남박민은 그날 하루만에 윤세현에게 두 번이나 중상을 입게 되었다.남박민은 순식간에 몸이 튕겨 나가 땅에 떨어졌고, 더 이상 일어날 수 없었다.이경은 비단 천을 들고 남양에게 다가갔다.그때 남박민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마… 명월… 내가 명월이를 죽였어.”순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았고, 하나같이 그를 주시하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를 바라보던 남양의 표정도 굳어졌고,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체 왜?”“저랑 명월이…”남박민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간신히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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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남박민이 바로 남명월을 살해한 진범이었던 것이다!구공주의 묘책 하나로 이렇게 진실이 드러날 줄은 미처 몰랐다.남경과 한상궁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비록 구공주와 윤세현,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인재이긴 했지만, 지금으로선 이곳에 남아 자신들을 도와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기에 구공주의 능력이 강할수록, 그들은 오히려 더 경계해야 했다.그럼, 이제 어떻게 이들을 붙잡아 둘 수 있을까?얼마 뒤, 남양은 천천히 주먹을 풀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오늘 밤, 구공주 마마께서 진범을 밝혀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는 남진 황실의 일이니, 마마와 세자께서는 이제 물러가시어 일찍 쉬셔도 좋겠습니다.”윤세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진범이 밝혀져도 처벌 여부는 오직 그들 황실 내부의 일이라는 것을.게다가 누가 봐도 남양은 남박민을 지금까지 각별히 아끼며 사랑해왔다.양자들 중에서도 남양과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이는 남박민이었다.비록 그가 뛰어난 명월 공주를 죽이고 남양에게 실망을 안겼다 하더라도, 지금 상황을 봐서는 남양이 그를 처벌하기 꺼려하는 듯했다.하지만 윤세현은 이 일에 대해 어떠한 의견도 없었다.이젠 이 일이 이경과 무관하다는 것이 증명되었고, 칠조도 찾았으니 이제 끝내고 싶었다.뿐만 아니라, 남진 황실 내부의 갈등은 외부인인 그들이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이경은 이만 떠나자고 말하려던 찰나,갑자기 이경이 남박민을 바라보며 한마디를 했다.“아직 한 가지 모르는 일이 있는 것 같은데.”남박민은 그녀에게 한 번도 시선을 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남양에게만 향해 있었다.마치 남양이 살라고 하면 살고, 죽으라고 하면 바로 죽어도 좋다는 듯이.여황제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그에게 있어서는 남양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이경의 한마디는,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순간적으로 그의 심장을 찌른 듯했다.“명월 공주께서는 임신한 지 이미 한 달 되었습니다.”“그게 무슨 말이야?”남박민은 순간 당황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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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명월이가 임신했을 리가 없습니다. 저랑 명월이 사이에는 그 어떤 부적절한 행위도 없었습니다.”하지만 남박민은 목소리의 떨림까지 감추지 못했다. 목소리가 너무나 가벼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그는 이내 천천히 남명월의 시신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덥석 잡았다.“남박민!”남양은 순간적으로 화를 냈다.대체 어떻게 하려는 건가?정말 나를 배신하려는 건가?평생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었잖아!그런데 지금, 남명월 때문에 나를 버리려고 한다고?남박민은 여전히 남명월의 손을 꽉 쥐고 있었다.그녀의 손은 너무나 차갑고 싸늘했다. 온기가 전혀 없었고, 이미 손끝이 굳어 있었다.원래라면 부드럽고 따뜻했어야 할 손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굳어 있었다.결국 남박민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그는 어머니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것은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와 반대로, 분노로 가득 찬 남양은 온몸이 떨렸다.“남박민, 돌아오너라!”그가 돌아오기만 하면, 남양은 그를 용서해줄 생각이었다. 이번 일은 그저 작은 실수로 생각하고, 다시는 추궁하지 않을 거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남박민은 조용히 눈물을 닦아낼 뿐, 남양을 챙겨주지 않았다.“어머니,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그 아이.세상에 태어날 기회조차 얻지 못한 그 아이는 잔혹하게 살해당했다.이 상황에서 어머니의 곁으로 돌아가 끝없이 좋은 날들만 살게 된다면, 그는 깊은 밤 꿈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마주할 수 있을까?“돌아오너라, 그럼 내가 용서한다!”남양은 불안해하며 말했다.그녀는 이상하게도 절망의 기운을 느꼈다.이경은 불길한 예감에, 재빨리 남박민에게 달려갔다.“황자님, 안 됩니다!”“남박민!”“오라버니!”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남박민은 순식간에 자신의 경맥을 끊어버렸고, 남양조차 막을 수 없었다.이경이 가까이 다가서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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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남양은 말없이 그를 꼭 껴안았다.이경은 겨우 숨을 고르고는, 남박민의 맥을 살펴보려고 천천히 다가가려고 했는데, 남양이 갑자기 쉰 목소리로 소리쳤다.“꺼져!”남박민의 경맥은 이미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 코와 입, 심지어 귀와 눈에서도 피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태였다.이경의 마음은 매우 무거웠다.일이 이렇게까지 전개될 줄은 몰랐다.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그녀는 지금까지 남박민에게 있어서 남양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남박민이 정말로 남양을 위해, 단지 남양의 자존심 하나만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그가 너무나도 어리석고, 바보 같았다.이때 누군가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었다.돌아보니 역시나 윤세현이 있었다. 마치 하늘을 떠받치는 큰 나무처럼, 그녀를 위해 항상 비바람을 맞아주는 그였다. 그녀는 그 순간 자신도 지칠 때가 있고, 잠시 누워 쉬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럼 이 남자의 곁에서, 정말 마음껏 편히 쉴 수 있을까?한편 여전히 남박민의 큰 손을 꼭 잡고 있는 남양의 손끝은 떨리고 있었다.죽음을 앞둔 남박민은, 오히려 유쾌한 기색이었다.마음속 응어리가 완전히 풀린 듯한 모습이었다.“어머니, 저는… 저는 어머니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숨결은 매우 가늘었다.하지만 남양의 손을 붙잡은 그의 다섯 손가락에는 여전히 힘이 실려 있었다.“어머니, 정말… 정말 저는 어머니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그만 말해.”남양은 질끈 눈을 감았다.그녀도 한때는 분노하고 절망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말할 수 없는 후회만이 밀려올 뿐이었다.한 순간의 분노 때문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으니…“박민아, 난… 너를 믿어.”남양은 쉰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했다.그제야 남박민의 마음에 걸려 있던 큰 돌이 내려앉았다.마음속 응어리가 풀리자마자, 그의 몸은 순간적으로 힘이 빠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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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남양의 눈빛에 살기가 돋기 시작한 순간, 윤세현은 이경이 위험에 처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남박민이 자결한 것은 사실상 남양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 분명했지만, 그의 자결이 이경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 때문에 윤세현은 계속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이때 남양이 갑자기 몸을 날리자, 이미 준비하고 있던 윤세현도 곧바로 장풍으로 맞받아 쳤다.윤세현의 뒤로 밀려난 이경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보았고, 윤세현과 남양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지켜보던 사람들은 누구를 도와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이내 한상궁이 명령을 내리자, 대전 밖에 있던 호위무사들이 난입해 모두를 에워쌌다.하지만 남양과 윤세현의 실력은 이 호위무사들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결국 대전 한가운데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고, 이경은 그들의 장풍 기운에 밀려 구석으로 밀려났다.이를 지켜보던 이서영은 남경의 곁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폐하, 이경은 남진에 대해 항상 흑심을 품고 있습니다. 이경이 이번에 이곳에 온 것도 초나라 황제와 태후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초나라 황제와 태후의 임무가 있다고?”그 말에 남경은 눈살을 찌푸렸다.한상궁도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무슨 임무인가요?”“그들 초나라 황족의 비밀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저 같은 외부인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초나라 황족과 외부인, 이 두 단어만으로도 이서영은 남진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그녀는 남진 황족의 일원이기 때문이었다.반면 이경은 분명 초나라의 공주였다.이서영의 한마디에, 대전 한구석에 서 있던 이경을 바라보던 남경의 시선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그동안 이경에게서 느껴졌던 알 수 없는 익숙한 기운 때문에, 남경은 자꾸만 착각을 했었다.마치 이경도 남진 사람인 것 같은 느낌.하지만 이서영의 한마디로 그 착각은 완전히 깨졌다.그리고 그제서야 남경은 정신을 차렸다.이경은 분명 초나라의 공주인데, 다른 나라의 공주에게 자비를 베풀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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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한편, 이경은 윤세현과 남양의 전투를 조용히 주시하고 있었다.비록 무공만 놓고 봤을 때 윤세현이 확실히 유리하긴 했지만, 그가 예전에 심각한 내상을 입은 탓에 지금은 약 70%의 공력만 있는 상태였다. 그에 비해 남양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지난번 교전 때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분노가 극에 달해 완전히 통제력을 잃은 상태였다.그녀가 날리는 장풍 하나하나가 모두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정도였다.이경은 내심 조바심이 났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알 수 없는 살기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고개를 들어보니, 한상궁이 자신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이경은 한상궁의 무공 실력을 제대로 본 적은 없었지만, 남경의 곁에서 수십 년을 모셔온 사람이라면 분명 최고의 고수일 거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그런데 한상궁의 내공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그녀가 날린 장풍은 이경으로 하여금 눈을 뜨기도 힘들 정도였다.이경은 최대한 빠르게 몸을 비켜 피하려 했지만, 수십 년 동안 쌓아온 한상궁의 내공은 겨우 열댓 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인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몸을 비키려 하자, 한상궁의 장풍은 마치 움직임을 감지하듯 곧바로 그녀를 따라 휘몰아쳤다.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경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들어 막았다.“경아!”엄청난 소란에 잠시 정신을 못차린 윤세현은, 남양의 장풍으로 인해 뒷걸음질을 치게 됐다.그리고 동시에, 한상궁의 장풍과 이경의 장풍이 맞닿았다.이경의 입에서 피자 뿜어져 나오며, 그녀의 가냘픈 몸도 멀리 날아가 버렸다.“경아!”윤세현은 재빨리 구하러 가려는 순간, 뒤에서는 남양의 장풍이 등 뒤까지 닿아 있었다.그러나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대충 손을 휘두르며 그 장풍을 뿌리쳤다.하지만 남양의 내력은 그가 쉽게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한 번의 장풍을 맞고 기운이 어지러워진 윤세현은 하마터면 피를 토할 뻔했다.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한상궁은 어느새 이경을 납치하고, 갈고리처럼 이경의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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