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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돌이킬 수 없는: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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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진수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눈가에는 짜증과 불안이 가득했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울렁이는 마음을 가까스로 가라앉혔다. ‘시연이가 돌아오면 잘 얘기하면 돼.’곧 진수혁은 소매를 걷어 올리고 방금 산 채소를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잠시 후, 공기 중에 음식의 향기가 가득 찼다.그는 가스 불 앞에 서 있었다. 그 냉엄한 얼굴에는 전례 없는 진지함이 담겨 있었으며 엄격하게 레시피에 따라 요리를 하고 있었다.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진수혁은 어느새 한 시간 동안 바삐 돌아쳤고 식탁에는 여섯 가지 요리와 국 하나가 있었다. 다양한 음식들에서 아직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그는 시큰거리는 목덜미를 움직이다가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니 강시연과 진도현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강시연이 문자를 보낸 지 두 시간이 지났으니 집에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진수혁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고 휴대폰을 꺼내 수신 문자를 확인했지만 텅 비어 있었다.‘조금만 더 기다리지 뭐.’진수혁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식탁에 앉아 경제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시간은 계속 흘러갔지만 두 모자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진수혁의 눈빛이 짙어졌고 속으로 걱정이 피어올랐다.“뚜뚜뚜.” 그는 휴대전화를 들고 강시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연결음이 한참 울린 후에야 강시연이 전화를 받았고 아주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왜요?”강시연의 목소리에 진수혁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언제 돌아와? 내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시연이 말을 끊었다.“나 지금 도현이와 쇼핑몰에 있어요. 애가 갑자기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해서요.”강시연은 인상을 쓰더니 말했다.“여기 너무 시끄러워요. 돌아가서 얘기해요.”진수혁은 어리둥절해서 입을 열려고 했지만 맞은편에서 이미 전화를 끊었다.별장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진수혁은 경직된 자세로 앉아 식탁에 가득한 음식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쥐었다.마음속에 약간의 쓰라림과 울분이 피어올랐다.그러나 진수혁은 강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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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진수혁은 그제야 시선을 거두었다.“많이 먹어. 내가 만든 거야.”탁!유태오는 순간 놀라 젓가락도 제대로 들지 못했다. 그가 어떻게 진수혁이 해준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이건 마지막 식사가 아닐까?유태오는 생각할수록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며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대표님, 인터넷에 떠도는 뉴스들은 제가 이미 사람을 시켜 해결했고 실시간 검색어는 곧 삭제될 겁니다.”어쨌든 진수혁은 톱스타가 아니므로 다른 연예인들의 비리를 폭로하기만 하면 그에 대한 소식은 곧 묻힐 것이다.“알았어.”진수혁은 대답하고 갑자기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가더니 떠나기 전에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다 먹고 부엌 청소하는 거 잊지 마.”서서히 문이 닫혔다.유태오는 눈을 거두고 한숨을 돌렸다. 어느새 등의 옷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휴, 살았네.’‘근데 대표님 요리 솜씨가 이렇게 좋았어?’진수혁이 떠나자 유태오는 마음 편히 먹기 시작했으며 곧 접시를 비웠다.그리고 그릇과 젓가락을 들고 부엌으로 갔다. 가스 불 앞에 노트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위에는 빼곡히 쓰인 메모가 적혀 있었다.분명 진수혁의 글씨였다.유태오는 고개를 숙이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봤다.[강시연이 좋아하는 음식: 새우 볶음, 돼지고기 볶음, 소고기 찜... 만드는 방법...]위에 적힌 메모와 방금 먹은 음식을 생각하니 유태오는 순간 깨달았다.알고 보니 방금 그 저녁 식사는 진수혁이 강시연을 위해 준비한 것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에게 차려졌다.어쩐지 유태오가 별장에 도착했을 때 진수혁의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어젯밤 뉴스 때문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마도 강시연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유태오가 생각하는 사이에 밖에서 갑자기 문 여는 소리가 났다.“엄마, 그 쇼핑몰 너무 재미있어요.”진도현은 흥분한 표정으로 환한 미소를 지었고 강시연은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다음에 또 가자.”말하는 중에 그녀는 공기 중에 음식 냄새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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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유태오는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시연 씨가 떠난 후로 대표님은 넋을 잃은 사람 같았어요. 도현 도련님은 용서했으면서 왜 대표님은 용서하지 않으시는 거예요?”“두 사람은 달라요.”강시연이 툭 내뱉자 유태오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의문스럽게 물었다.“왜 다른 거죠? 혹시 하은 씨 때문이에요?”강시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마음속의 응어리를 풀 수 없었다.“대표님께서 전에 시연 씨를 많이 무시하고 냉대한 건 사실이지만 전 대표님의 인품을 믿어요.”유태오는 진수혁을 위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대표님은 하은 씨와 절대 남녀 간의 선을 넘지 않으셨어요. 이건 제 평생의 부귀영화를 걸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순식간에 사방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강시연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복잡한 감정이 솟아올랐다.그녀는 진수혁과 결혼한 지 그렇게 오래되었지만 진도현이 생긴 그날 하룻밤을 제외하고 부부 생활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였다.인터넷에서는 결혼 후 남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능력이 안 되거나 밖에서 욕망을 채웠다고 했다.강시연은 후자의 가능성을 믿었다.그녀는 유태오를 바라보며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알겠어요. 물건은 거기에 두면 돼요. 내일 아주머니가 와서 정리할 거예요.”유태오는 입을 벌리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시연 씨, 궁금한 건 대표님께 직접 여쭤보세요.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이렇게 헤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말을 마친 유태오는 강시연의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성큼성큼 별장을 빠져나갔다.바람이 휙 스치며 왠지 추워졌다.강시연은 고개를 들고 복잡한 시선으로 주방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노트를 제자리에 놓았다.“아빠 혹시 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 거 아니에요?”진도현은 결국 마음이 약해졌다.비록 진수혁이 며칠 전에 그를 화나게 해서 말로는 다시 진수혁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은 자기 친아버지였고 또 오랜 세월 함께 한 정이 있었다.강시연은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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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그의 생각을 끊었다.진수혁은 고개를 번쩍 들고 즉시 책을 거두었다. 이 시간에 그의 방에 찾아올 수 있는 사람은 강시연밖에 없었다.그는 옷을 정리하고 나서야 천천히 문 쪽으로 가서 손잡이를 비틀었다.“무슨 일이야?”나지막한 소리가 울렸다.강시연이 그를 올려다보니 오늘 밤 진수혁이 평소와는 다른 것 같았다.그는 깔끔한 흰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네크라인에 단추 두 개가 살짝 풀려 섹시한 쇄골을 드러냈고 그 아래로는 차가운 피부가 넓게 퍼져 있었다.강시연은 감전된 듯 황급히 시선을 거두며 가볍게 기침을 했다.“들어가도 돼요?”“물론.”진수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곧 은은한 차가운 향기가 퍼져왔는데 그것은 남자의 체향이었다.강시연이 갑자기 고개를 들자 진수혁이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어색하게 뒤로 움츠러들었지만 남자는 눈치채지 못한 듯한 바짝 다가섰다.어느새 두 사람은 소파 옆에 와 있었다.강시연의 눈밑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발밑의 탁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발에 걸렸다.그녀는 몇 걸음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뒤로 넘어졌다.진수혁은 눈동자가 움츠러들면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강시연의 허리를 꽉 안고 다른 손은 그녀의 머리를 감쌌다.펑!둔탁한 소리와 함께 진수혁과 강시연은 소파에 나란히 쓰러졌고 푹신한 소파가 순식간에 움푹 들어갔다.강시연은 남자의 다부진 가슴에 부딪혀 코가 약간 붉어지고 눈물이 절로 흘렀다.“왜 그래? 많이 아파?”진수혁은 한 손으로 버티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긴장했다.강시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괜찮아요.”그녀는 그제야 두 사람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을 발견했다. 방금 넘어지는 과정에서 그녀는 진수혁의 셔츠를 꽉 잡았고 실수로 단추가 떨어졌다.그리고 자신의 손은 바로 그의 복근 위에 있었다.강시연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열기가 귀뿌리까지 퍼졌다.“저...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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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진수혁은 말없이 손을 뒤로 옮겼다.“무슨 일로 나 찾아왔어?”그는 가벼운 기침 소리를 내더니 갑자기 평소의 진지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러나 강시연은 이미 호기심이 크게 동했다.결혼한 지 오래되었고 그녀는 진수혁을 잘 알고 있지만 그가 이토록 당황한 모습은 처음이었다.‘뭔가 특별한 책일까?’강시연은 눈빛을 반짝이며 어느새 진수혁의 곁으로 다가왔다.“유 비서님이 그러는데 오늘 저녁밥 차렸다면서요?”“응.”진수혁은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고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 듯 온몸의 기압이 낮아졌다.곧 강시연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물었다.“왜 갑자기 요리할 생각을 했어요?”진수혁은 시선을 떼고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든 책을 꽉 쥐었다.“그냥... 한 번 했어.”눈에 띄게 어색한 남자의 모습이었다.강시연은 눈썹을 치켜올렸고 진수혁의 노트에 적혀져 있던 내용을 떠올렸다. 결코 그냥 한 번 한 요리가 아니었다.잠시 방안은 다시 조용해졌다.강시연은 이미 진수혁의 앞에 다가와 갑자기 몸을 내밀어 그가 들고 있는 물건을 들여다보았다.진수혁의 눈동자가 움츠러들더니 갑자기 강시연의 허리를 꽉 잡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나지막한 남자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그렇게 안기고 싶어?”진수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강시연은 두 뺨이 붉게 달아올랐고 즉시 눈앞의 사람을 밀어냈다.“아니요... 나 먼저 갈게요.”그녀는 유태오의 말과 진도현의 걱정을 듣고 진수혁을 보러 온 것이다.역시 진수혁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았다. 아마 중요한 저녁 식사가 아니었을 것이다.강시연은 마음속의 죄책감이 점차 사라졌고 그녀의 얼굴색도 냉담함을 되찾았으며 곧 나가려 했다.“잠깐.”바로 그때 진수혁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인터넷 뉴스는 믿지 마. 그날 도현이가 하은이를 밀쳐서 땅에 넘어지는 바람에 하은이가 팔에 찰과상을 입었어. 그냥 병원에 데려다준 것뿐이야.”강시연은 눈을 깜박거리다가 뒤늦게 반응했다.이 남자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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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그는 방금 샤워를 마친 듯 머리에 물방울이 묻어 섹시한 라인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며 차가운 피부에 물 자국을 남겼다.강시연은 귀신에 홀린 듯 걸어갔고 머릿속에 두 갈래 소리가 들렸다.“거기 서! 저 사람은 이제 너와 남남이야!”“한번 만져보는 것도 안 돼? 결혼한 지 그렇게 오래됐는데 이자를 받는 셈 치면 되잖아?”하룻밤이 지나고 이튿날 아침, 날이 막 밝아왔다.강시연은 눈을 번쩍 떴고 두 뺨에는 희미한 홍조가 남아 있었다.꿈 내용을 생각하자 그녀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진수혁이 요즘 계속 그녀 앞에서 어슬렁거려 그런 꿈을 꾼 것이 틀림없었다.강시연은 곧 합당한 이유를 찾았고 마음이 좀 놓였다.그녀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깔끔하게 머리를 묶은 후, 별장 밖으로 나가 단지를 두 바퀴 돌았다.강씨 가문 본가는 도심에서 비교적 멀고 조용한 환경에 있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거의 어르신이었고 심지어 강시연이 자라는 걸 지켜본 사람도 있었다.“혹시 시연이니?”귓가에 갑자기 가벼운 외침이 들려왔다.강시연은 잠시 멍해 있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에 60대 할머니가 서 있었다.그녀는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스피커를 들고 있었는데 아마도 춤을 추러 가는 길일 것이다.“할머니?”강시연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소리를 질렀다.비록 7~8년 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여전히 익숙한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할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더욱 밝아졌고 즉시 손에 들고 있던 스피커를 내려놓고 다가가 강시연을 껴안았다.“시연아, 정말 너였구나.”“할머니, 너무 오랜만이에요.”강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예전에 그녀가 자주 눈앞의 할머니 집에 가서 밥을 얻어먹었던 것이 생각났다.할머니의 남편은 요리사였는데 솜씨가 뛰어나 향기로운 냄새가 때때로 몇 리까지 퍼질 수 있었다.“언제 돌아왔어? 이번엔 얼마나 있을 거야?”할머니가 묻자 강시연이 곧바로 답했다.“며칠 전에 왔어요. 여기 일이 끝나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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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똑똑.한바탕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진수혁은 천천히 눈을 떴다. 어젯밤에 시차가 있는 회의를 마치고 거의 아침에야 잠이 든 그는 아직 머리가 약간 흐리멍덩했다.“들어와.”그의 쉰 목소리에는 방금 잠에서 깬 나른함이 담겨 있었다.강시연은 별생각 없이 문을 비틀어 열자마자 진수혁이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봤다.남자의 옷자락이 살짝 들썩이며 드러난 탄탄한 복근은 어젯밤 보았던 것보다 더 선명했다.강시연의 머릿속에 순간 꿈속의 내용이 떠올랐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다시 닫혔다.강시연은 문밖 복도에 서서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 뺨이 계속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진수혁도 이 소리에 놀라 일어났고 의자에 있는 외투를 걸치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왜 그래?”그는 강시연을 보며 의심스러운 듯이 물었다.강시연은 붉어진 볼에 두 손을 얹고 마음을 가라앉히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움직임이 들리자 몸을 곧게 세웠다.“아니... 별 건 아니고 그냥 지난달 중순에 우리 집에 왔는지 물어보려고요.”진수혁은 기억을 더듬고 고개를 저었다.“개교기념일 이틀을 제외하고 다른 시간에는 계속 용성에 있었어.”“알았어요.”원하는 답을 얻은 강시연은 진수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바로 돌아섰고 곧 모퉁이에서 모습이 사라졌다.잠시 후, 이미 침착해진 강시연은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 그녀의 얼굴은 극도로 무거웠다.낯선 사람이 이 집에 왔다는 뜻이다.상대방은 무슨 목적으로 또 뭘 원해서 이 집에 왔을까?강시연은 상대방이 단순히 재물을 목적으로 한 방문이 아니란 것을 확신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돌아왔을 때 집안에 어떤 변화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값비싼 골동품과 장식품들도 모두 남아 있는데 그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가져갔을까?강시연은 별장을 돌아다니며 거의 모든 방을 돌아다녔다.그 방만 빼고...강시연이 갑자기 복도 끝에 있는 방에 멈춰 섰는데 그곳은 아버지의 서재였다. 그녀는 지난번에 한 번 왔다가 문을 닫았다.끼익.작은 소리와 함께 강시연이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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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지난번에 도병철과 주이정이 해안 부두에 있다는 소식을 어렵게 들었다. 그러나 막 도착하자마자 납치되었다.강시연은 얼굴이 약간 침울해지며 사방을 뒤져 도병철의 연락처를 찾으려 했다.바로 그때 밖에서 발소리가 났다.진수혁은 문 앞에 서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물었다.“내가 도와줄까?”강시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서재에 있는 방대한 자료들을 한 번 훑어본 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도병철이라는 사람을 좀 찾아줄래요? 강성 그룹의 고위 임원이었어요.”진수혁의 눈가가 어두워지더니 두말없이 강시연이 가지고 있던 파일을 받았다.두 사람은 서재에 앉아 분업하고 협력하여 강시연 아버지의 이전 노트를 뒤적였다.어느새 오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강시연은 뻣뻣해진 목을 움직였고 아무것도 찾지 못해 약간 서운했다.분위기가 갑자기 무거워진 것 같았다.진수혁은 그녀의 가라앉은 모습이 보기 싫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름 말고 다른 정보는 아는 거 없어? 내가 사람 시켜서 찾아볼 수도 있어.”“마흔 살 정도인데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입가에 기미가 하나 있어요. 전에는...”강시연은 기억을 떠올리며 몇 가지 뚜렷한 특징을 진수혁에게 말했다.진수혁은 즉시 휴대전화를 들고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정보를 알려주었다.그리고 강시연을 바라보며 조용히 위로했다.“이 친구는 사설탐정인데 사람을 잘 찾아. 조금 있으면 곧 연락 올 거야.”강시연은 감격해서 말했다.“고마워요. 내가 어떻게 보답하면 좋을까요?”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그녀는 진수혁에게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다.진수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보답 같은 건 필요 없어. 내가 요 며칠 집에 묵는 보상이라고 생각해.”그는 단지 강시연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도왔을 뿐이었다.곧 서재는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바로 그때, 갑자기 귓가에 앳된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아빠 정말 나빠요. 여기서 놀면서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진도현은 눈을 비비고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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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사진 속 여자는 꽃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세련된 외모의 그녀는 화이트 프릴 원피스를 입어 더욱 날씬한 몸매를 뽐내고 있었다.강시연은 어리둥절해졌고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늘 꾸미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젊었을 때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그것뿐만이 아니었다.그녀의 아버지와 이지성도 평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것 같았다.강시연은 갑자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이지성은 부동산 사업을 했고 강성 그룹은 줄곧 의약 분야에 전념하고 있었다.두 회사는 교점이 없어야 마땅하다.강시연은 잠시 생각한 후,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아 휴대전화를 꺼내 줄곧 주소록에 묻혀두었던 번호를 눌렀다.외국과는 10시간이 넘는 시차가 있었으니 강시연은 통화가 연결될지 확신이 서지 않아 갑자기 긴장되었다.잠시 연결음이 울린 후, 귓가에 나른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연이? 네가 웬일로 엄마한테 전화를 했어?”이만옥은 방금 잠에서 깬 듯 쉰 목소리에 약간의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강시연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아빠 서재에서 사진을 봤는데 엄마가 젊었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강시연은 호흡을 돌리고 말을 이었다.“혹시 이지성이란 사람을 알아요?”“이지성이라...”전화기 너머 여자의 목소리는 마치 먼 추억에 잠긴 듯 나지막했다.“당연히 알지. 전에 네 아빠와 함께 날 좋아했으니까. 근데 그 사람 너무 편집증이 심하고 남성우월주의가 강해. 그래서 난 그 사람을 싫어했고 결국 네 아빠를 선택했어.”‘뭐? 그런 일이 있었다니!’강시연은 화들짝 놀랐다. 이지성은 그녀의 아버지와 라이벌 관계였다.어제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지성은 당시 강성 그룹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해 계속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바로 그때, 이만옥의 목소리가 약간 변하며 가라앉았다.“근데 갑자기 그 사람은 왜 물어? 혹시 만났어?”“한번 만났어요.”강시연은 이지성의 아들을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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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강시연은 갑자기 마음이 초조해져서 말했다.“나도 나만의 계획이 있어요. 엄마는 해외에서 잘 지내면 돼요.”이만옥도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모녀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마침내 한숨을 쉬며 천천히 말했다.“아마도 내가 잘못했겠지. 시연이 너만 즐겁게 지내면 되는 거야. 하지만 한 가지, 이지성은 절대 멀리해야 해.”전화를 끊은 후, 방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강시연은 손에 든 사진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쥐었다.그때 귓가에 진도현의 목소리가 울렸다.“엄마, 아빠가 우리더러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부르는 것 같아요.”강시연은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제자리에 놓았다. 진도현의 작은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공기 중에 음식 냄새가 가득 찼다.식탁 위에는 세 가지 요리와 국 하나가 놓여 있었다. 비록 모두 평범한 가정식 요리이지만 색과 향이 모두 뛰어나 순간 식욕이 돋았다.“와!”진도현의 두 눈은 환하게 빛났고 진수혁에게 화가 난 것도 잠시 잊은 채 쪼르르 달려갔다.“아빠, 정말 짱이에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갈비찜도 만들었네요.”진수혁은 씩 웃었고 그윽한 눈빛으로 강시연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먹어봐. 시간이 촉박해서 이 정도밖에 준비하지 못했어.”강시연이 진수혁을 힐끗 쳐다보니 그는 소매를 살짝 걷어 올렸고 깡마른 허리에는 앞치마를 두른 것이 가정주부 같은 모습이었다.누가 이 모습을 보고 한때 비즈니스계를 주름잡았던 진수혁 대표라고 상상할 수 있을까?강시연은 침을 꿀꺽 삼켰다. 하루 종일 바삐 돌아쳤더니 확실히 배가 고팠다.그녀는 진도현 옆에 앉아서 젓가락을 들고 갈비 한 조각을 집어 입에 넣었다.새콤달콤하고 고기가 부드러운 것이 아주 맛있었다.그때 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렸다.“어때?”“맛있어요!”강시연은 고개를 마구 끄덕였고 씹는 동작이 자신도 모르게 빨라졌다. 볼이 불룩해서 씰룩씰룩 움직이는 것이 아주 귀여웠다.진수혁의 눈빛이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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