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당하고 싶지 않았다.서유정이 로펌을 떠난 후 박현우는 당시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분명히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고, 서유정이 가장 어려울 때 그녀를 도와주도록 자기 부모님께 연락하지 않은 것도 후회했다.그동안 일 때문에 바빠서 정신이 없었지만 항상 서유정이 떠올랐다.그녀를 잊으려 애써봐도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다가 곧이어 입을 열었다.“현우 씨, 내 생각엔 천희에 남는 게 내 보조로 오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아요. 천희는 종합적인 역량이 강하고 발전 가능성도 좋은 로펌인데 내 로펌은 막 등록한 지 얼마 안 돼서 언제 망할지 모르잖아요. 현우 씨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아요.”박현우는 서유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유정 누나, 나는 누나를 믿어요. 누나의 로펌은 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그의 진지한 눈빛을 보자 서유정은 입술을 꽉 다물며 속으로는 감동이 밀려왔다.자신조차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는데 박현우는 이렇게나 그녀를 믿어주고 있었다.“내 로펌에 오면 천희에서 일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 거예요. 잡다한 일도 많이 해야 하고 야근도 자주 할 텐데 내가 현우 씨라면 천희에 계속 있을 거예요.”대형 로펌에 있는 게 막 설립되어 앞날이 불투명한 개인 로펌에 있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유정 누나, 날 계속 보조로 쓸 건지 그것만 말해줘요. 다른 건 내가 다 생각해 봤어요. 제대로 생각 안 했으면 오늘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예요.”이 말을 듣고 서유정은 하려던 말을 삼켰다.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박현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 로펌에 온 걸 환영해요.”고개를 숙여 서유정의 하얀 손을 본 박현우도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유정 누나, 나를 보조로 삼은 건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박현우가 오면서 서유정은 보조를 따로 뽑을 필요가 없어졌고 당분간은 회계 담당자와 청소 담당자 한 명만 더 채용하면 됐다.오후, 박현우는 천희로 돌아가 퇴사 절차를 밟았다.서유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진태현에게 전화를 걸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