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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211 - Chapter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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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그때가 되면 서경 그룹에 입사하는 건 일도 아니게 될 것이다.우연히도 서민아는 해외 유학 시절 알고 지냈던 친구가 그 클라이언트 아내의 지인이었다. 그 덕분에 클라이언트의 아내가 주얼리를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주얼리 세트를 선물한다면 그 클라이언트와의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었다.서민아가 친구와의 대화창을 열어 문자를 보냈다....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서유정은 준비를 마치고 곧장 사무실로 향했다.사무실 로비에 도착하자 익숙한 인영이 보였다.서유정의 눈빛에 의아함이 감돌았다. 곧장 지하 주차장에 주차한 서유정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갔다.사무실로 들어선 서유정이 막 일을 시작하려는데 박현우가 일그러진 얼굴로 노크하며 들어왔다.서유정이 눈썹을 씰룩였다.“누구랑 싸웠어요? 아침부터 표정이 안 좋은데.”“오늘 사무실 오시면서 고현아 씨와 따님 못 보셨어요?”“네, 봤어요. 회사 로비에서요. 왜요?”고현아의 등장에 서유정도 놀랍긴 마찬가지였다. 고현아가 이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박현우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누나를 다시 변호사로 선임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놀란 표정을 짓던 서유정이 곧 미간을 찌푸렸다.“여긴 어떻게 찾아온 거래요?”“누나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게 이 바닥에서 비밀은 아니잖아요. 아마 홍천 로펌 쪽에서 고현아 씨 사건에서 벗어나려고 우리 사무실 주소를 알려준 것 같아요.”고현아의 얘기를 꺼내는 박현우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서유정이 애를 쓰며 도와준 사람이었지만 고현아는 오히려 서유정이 제일 힘든 순간 도움은커녕 오히려 서유정을 배신했다.‘그런 인간이 대체 무슨 낯으로 또 찾아온 거야?’“왜요? 양주원이 고현아 씨에게 홍천 로펌에서 제일 유능한 변호사를 붙여줬었잖아요.”“그러게 말이에요. 어차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니까 누나도 괜히 마음 약해져서 사건 받지 말아요. 고현아 씨와 그 남편이라는 인간, 하나 같이 나쁜 사람들이니까.”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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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미간을 찌푸린 서유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박현우가 고현아를 잡아당겼다.여전히 무릎을 꿇으려는 고현아에게 박현우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또 무릎 꿇을 생각이라면 경비 불러서 쫓아낼 거예요.”양주원이 서유정을 몰아붙이기 위해 인터넷에 서유정이 변호사 수임료를 과도하게 받는다는 악의적인 글을 올렸을 때 고현아는 그 기회를 틈타 변호사를 변경했었다.지금 홍천 로펌에서 고현아의 사건을 제기 차듯 여기저기 돌리며 그녀를 무시하고 있으니 고현아는 또다시 서유정을 가스라이팅하고 있었다. 박현우는 그런 고현아의 행동이 역겹게 느껴졌다.다시 무릎을 꿇으려던 고현아가 박현우의 말에 움찔 몸을 떨며 빨갛게 달아오른 눈동자로 서유정을 쳐다보았다.“서 변호사님, 제가 너무했었다는 거 알아요.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고현아 옆에서 두려움에 떠는 아이를 본 서유정이 박현우에게 말했다.“현우 씨는 먼저 아이 데리고 나가 있어요.”“네.”박현우가 몸을 숙여 육재이에게 말했다.“오빠랑 나가서 놀까?”육재이가 고현아의 옷자락을 잡으며 고현아 뒤에 몸을 숨겼다. 박현우를 보는 눈빛에는 경계과 무서움으로 가득했다.그 모습을 보니 육진호는 딸에게도 가정 폭력을 휘두른 것 같았다.박현우가 육재이의 머리를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박현우가 손을 들어 올린 그 순간, 육재이의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온몸을 떨며 뒤로 물러섰다.“때리지 마요! 흑흑흑! 재이 말 잘 들을게요. 때리지 마세요...”공포에 잠긴 아이의 모습에 머리를 쓰다듬으려던 행동을 멈춘 박현우가 곧 손을 내렸다.“누나, 불안한 것 같으니까 아무래도 고현아 씨와 함께 있는 게 좋겠어요.”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현우 씨, 차랑 간식 좀 가져다줘요.”박현우가 사무실을 나서자 서유정이 고현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앉으세요.”고현아가 입술을 달싹여 말을 내뱉었다.“전... 전 서 있으면 돼요.”“그렇게 서 계시면 얘기를 나눌 수가 없어요.”쌀쌀한 서유정의 두 눈을 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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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잠시 침묵하던 서유정이 입을 열었다.“고현아 씨가 수임료를 얼마를 주든 제가 다시 고현아 씨 사건을 맡는 일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홍천 로펌의 변호사님께 고현아 씨 사건을 맡아달라고 부탁드릴 수는 있어요. 한 번 생각해 보세요.”재판 결과는 서유정과는 관계없는 일이었다.누가 고현아의 사건을 맡든 승소와 패소 두 가지 결과뿐이었다.“저는 서 변호사님밖에 못 믿어요.”“하지만 제가 모함당했을 때는 절 안 믿으셨잖아요. 그게 아니라면 홍천 로펌의 조건을 받아들이시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저는 고현아 씨 사건을 다시 맡을 만큼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에요.”“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홍천 로펌의 변호사님께 부탁드리는 것뿐이에요.”단호한 서유정의 태도에 고현아가 당황하며 울음을 터뜨렸다.“변호사님, 설마 정말 저와 재이가 육진호 그 미침 X에게 맞아 죽는 꼴을 지켜보시려는 거예요?”“고현아 씨. 저는 신이 아니에요. 이혼 소송을 맡을 변호사가 저 한 명뿐인 것도 아니고요. 홍천에는 저보다 훨씬 실력 있는 변호사님도 계세요. 더는 드릴 말이 없네요. 다시는 저희 사무실 로비로 찾아오지 마세요.”몸을 일으킨 서유정이 사무실 문을 열며 말을 이었다.“저도 일을 해야 해서요. 이만 돌아가시죠.”고현아가 육재이를 데리고 사무실을 나서자 문을 닫은 서유정이 양주원에게 전화했다.통화 연결음이 들리자마자 양주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정아... 네가 어쩐 일로 먼저 전화를 했어? 무슨 일 있어?”양주원이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서유정이 이제는 영원히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을 거라고 양주원은 생각했었다.서유정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양주원, 전에 나를 로펌에서 쫓아내려고 내가 맡았던 사건들을 홍천 로펌에서 전부 뺏어가게 했었잖아. 지금 홍천 로펌에서 그 사건들을 나 몰라라 하고 있어서 의뢰인이 다시 나를 찾아오고 있어. 이것도 네가 지시한 일이야?”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양주원이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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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멍한 표정을 짓던 정지석이 곧바로 대답했다.“네, 대표님.”저녁. 서류를 정리한 서유정이 출근 준비를 하며 박수환에게서 문자가 왔다.[오늘 저녁 뭐 먹을 거예요?]서유정이 답장을 작성하던 그때 박현우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누나, 오늘 저녁 같이 먹어요. 어젯밤 데리러 와주셔서 감사의 의미로 제가 쏠게요.”그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던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어젯밤 운전한 건 수환 씨니까 같이 먹어요.”“...”침묵하는 박현우를 본 서유정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왜요? 수환 씨 보는 거 싫어요?”‘당연히 안 보고 싶죠!’‘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는데 옆에 방해꾼이 있으면 누가 좋아해요.’특히 그 방해꾼이 작은아버지일 때는 더욱더.시비를 걸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하지만 박현우는 그런 생각을 서유정에게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아니요. 저녁 먹으면서 일 얘기도 좀 하려고 하는데 박수환 씨가 계시면 불편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제가 박수환 씨에게는 따로 살게요.”“그럴 거 없어요. 우리는 우리대로 얘기 나누고 수환 씨는 수환 씨대로 식사하면 되죠.”“... 그래요.”문자를 보낸 박수환은 소파에 앉아 서유정의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곧 대화창에 새로운 메시지 하나가 올라왔다.[어젯밤 데려다줘서 고맙다고 현우 씨가 저녁 사겠대요. 저희 사무실 근처에 있는 식당이라 수환 씨는 퇴근하고 바로 이쪽으로 와요.]그 메시지 아래는 식당의 주소가 적혀있었다.‘밥을 산다고?’‘여정 씨에게만 사고 싶었던 거겠지.’눈을 가늘게 뜬 박수환이 손가락으로 톡톡 책상을 두드렸다. 박현우는 그의 경고를 완전히 무시한 것 같았다.몸을 일으켜 옷을 갈아입은 박수환이 식당으로 향했다.박수환이 식당에 들어섰을 때 박현우와 서유정은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먼저 박수환을 본 서유정이 그를 향해 손을 들었다.“수환 씨, 여기요.”두 사람을 향해 걸어간 박수환이 서유정 옆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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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만약 식당이 아니었다면 박수환은 저도 모르게 서유정에게 입 맞추었을 것이다.서유정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박수환의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아무런 반응도 없는 박수환의 모습에 서유정이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왜 말이 없어요?”그제야 번뜩 정신이 든 박수환이 대답했다.“뭐라고 했어요?”“...”‘그러니까 멍때리느라 내 얘기는 하나도 안 들었다는 거지?’“조금 싼 메뉴로 바꾸는 게 어떠냐고요. 현우 씨는 이제 금방 일을 시작해서 돈이 많지 않잖아요.”박수환이 대답하려는데 맞은편에 앉은 박현우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누나. 괜찮아요. 그 정도 돈은 저도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서유정은 체면을 위해 괜히 무리하는 박현우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세 명이 이렇게 비싼 걸 먹을 필요는 없어요. 게다가 가성비도 안 좋아요.”“괜찮아요. 다음 달 월급 받으면 돈 있어요.”박수환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박현우가 일부러 서유정 앞에서 불쌍한 척 연기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박현우가 평소 받는 용돈만 해도 몇십억이었다. 고작 10만 원짜리 음식을 먹는다고 거지가 될 리는 없었다.눈을 반짝인 박수환이 입을 열었다.“현우 씨가 돈이 없다고 하니 싼 거로 바꾸죠.”말하던 박수환이 다시 메뉴판을 뒤적였다.그 모습에 박현우가 이를 악물었다.“괜찮아요. 제 지갑 사정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저 돈 있어요.”박수환이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괜히 저 때문에 내일부터 다음 달까지 라면만 먹으면서 지내게 할 수는 없잖아요.”“...”박현우는 당장이라도 돈이 있다고 소리치고 싶어졌다. 박수환이 10만 원짜리 음식을 백 개 주문한다고 해도 라면만 먹고 살아야 하는 지경에 이를 리가 없었다.하지만 박현우는 그럴 수 없었다.생각할수록 억울했다.하지만 박수환은 결국 저렴한 요리로 메뉴를 바꿨다.메뉴판을 종업원에게 건넨 박수환이 박현우를 보며 말했다.“나중에 밥 살 땐 이렇게 비싼 가게는 오지 마요. 안 그래도 얼마 안 되는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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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한성시로 돌아가고 싶은가 봐?”박현우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작은아버지, 제가 한성으로 돌아가면 매일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지내게 될 거예요. 얘기를 자주 나누다 보면 하지 말아야 할 말도 할 수 있잖아요. 이해해 주실 거죠?”“내가 없는 몇 년 사이 많이 컸네. 협박할 줄도 알고.”박수환이 차가운 눈동자로 한기를 뿜어냈다.만약 평소였다면 박현우는 그 카리스마에 벌벌 떨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서유정을 사이에 둔 적이었다. 이럴 때일수록 조금의 두려움도 나타낼 수 없었다. 두려워하면 할수록 박수환과 경쟁이 안 될 테니까.박현우가 박수환의 눈을 응시하며 씩 미소 지었다.“작은아버지가 잘 가르쳐주신 덕분이죠.”박수환의 눈가에 냉기가 서렸다.“그럼 오늘 한 가지 더 가르쳐줄게. 희망이 없는 일은 최대한 빨리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결국 다치는 건 네가 될 테니까.”“작은아버지가 보시기엔 제가 희망이 없는 것 같겠지만 제가 보기엔 희망이 없는 쪽은 오히려 작은아버지 같은데요.”박수환에게 모든 기대를 걸고 있는 두 어르신은 절대 박수환이 서유정과 만나는 걸 동의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수를 쓰든 박수환이 서유정을 포기하게 할 것이 뻔했다.박현우가 박수환을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만약 진심으로 누나를 좋아하는 거라면 이렇게 곁을 맴돌게 아니라 누나 인생에서 물러나야죠. 전 나중에라도 작은아버지 때문에 누나가 상처받는 건 바라지 않거든요.”박수환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네 충고는 필요 없는데.”박현우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전 그저 조언을 드리는 것뿐이에요.”박수환은 더는 말없이 멀지 않은 곳에서 통화 중인 서유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두 눈이 어둡게 빛났다.그런 박수환의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서유정이 고개를 돌려 박수환과 눈을 마주쳤다.입꼬리를 씩 올려 미소 지은 서유정이 박수환을 향해 눈을 깜박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통화를 계속했다.“유정아, 내일 토요일인데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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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하지만 지금의 박수환에게는 서유정의 곁에 머물 기회가 주어졌다. 이건 어쩌면 박수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그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와인잔에 담긴 술을 꿀꺽 삼킨 박수환이 몸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다음 날 오후. 늦잠을 자고 일어난 서유정은 송지민의 전화를 받았다.“유정아, 나 너희 집 앞에 도착했는데 경비 아저씨 못 들어가게 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응. 10분만 기다려.”재빨리 세수한 서유정은 옷을 갈아입은 후 가방과 휴대폰을 들고 집을 나섰다.아파트 단지를 나서자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된 송지민의 핑크색 스포츠카가 보였다.서유정이 차에 타자마자 송지민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어제 네가 보낸 주소를 봤을 때 이상하게 눈에 익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생각이 났어. 전에 이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가 오빠 회사의 협력업체라 오빠에게 여기 집 두 채를 선물로 줬었어.”서유정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그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거야?”“송원 그룹은 전향 전에는 부동산을 주로 했었거든. 연화시의 많은 건설사와 협업을 맺었었어. 오늘 가서 오빠가 받은 집이 몇 동인지 물어보고 나한테 달라고 해야겠어. 새로 인테리어 해서 너랑 이웃해야지.”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랜트 코트는 서유정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떨어져 있었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두 사람은 그랜드 코트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곧장 송지민이 눈여겨봤던 가게로 걸음을 옮겼다. 서유정과 송지민이 가게로 들어서자마자 직원이 반갑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지민 씨, 유정 씨. 오셨어요? 오늘 마침 가게에 신상이 들어왔는데 보시겠어요?”송지민이 대답했다.“네. 안 그래도 마음에 드는 옷이 몇 벌이 있었는데 같이 VIP실로 가져다주세요. 피팅해 보고 싶어요.”직원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네.”서유정과 송지민을 VIP실로 모신 직원이 곧바로 디저트와 커피를 가지고 나왔다.송지민은 한 손에는 태블릿 PC를, 다른 한 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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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보다 비싼 물건을 사고 싶으면 직접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대학생이던 시절에는 송지민은 대부분의 사람처럼 먹고 입으며 생활했다. 그 탓에 송지민이 송원 그룹 회장의 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이제는 송현석이 두 사람의 소비를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송지민이 평소에 입은 옷 대부분은 여전히 지하상가에서 산 것들이었다.“그래.”피팅을 마친 송지민이 마음에 드는 옷 몇 벌을 결제한 후 본가로 배달해 달라고 직원에게말했다. 두 사람이 가게를 나서려는데 여리여리한 몸매의 한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다.신나경을 본 송지민이 곧장 인상을 찌푸렸다.잠깐 놀란 표정을 짓던 서유정은 곧 양주원과 신나경이 결혼할 거라던 소식을 떠올리고는 덤덤하게 신나경의 등장을 받아들였다.깨끗하게 청순한 외모와 달리 신나경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전부 명품을 입고 나타났다. 긴 웨이브를 넣은 헤어스타일을 한 신나경의 손에는 여러 명품숍의 쇼핑백이 들려 있었고 손목에는 반클리프 아펠의 다이어 시계를 차고 있었다.송지민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축하해. 3년 동안 창피한 줄도 모르고 불륜녀로 살더니 드디어 아이 덕분에 안방을 꿰찼네.”신나경이 임신하지만 않았다면 송지민은 지금쯤 그녀에게 뺨을 날려버렸을 것이다. 괜한 짓을 했다가 억울하게 죄를 덮어쓸 수는 없었다.신나경을 맞이하려고 나서던 직원이 우뚝 걸음을 멈추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송지민은 가게의 VVIP였다. 그런 송지민에게 밉보였다가는 매니저에게 호되게 혼날 수 있었다.하지만 조금 전 들어온 손님의 손에 들린 쇼핑백은 전부 명품이었다.신나경이 차고 있는 시계만 해도 몇억은 넘는 제품이었다.만약 신나경을 가게로 들인다면 이번 달 인센티브는 최소 2배로 뛸 수 있었다.그 순간 직원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인상을 찌푸린 신나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송지민 씨,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송지민이 한쪽 입꼬리를 올려 비웃듯 말했다.“왜? 이제 막 안방을 차지하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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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멀쩡하게 생겨서는 더러운 짓만 골라 했네요.”“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원 가까이 될 거예요. 아마 남자가 돈이 많은가 보죠? 안 그러면 멀쩡한 여자가 왜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를 만나겠어요.”...주변에서 들려오는 비하 섞인 말들에 신나경은 더욱더 서유정을 원망했다.‘남자친구 마음도 잡지 못한 건 서유정이잖아. 왜 다들 나를 비난하는 거야?’진짜 사랑하는 사람이었다면 1, 2년의 연애 후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신나경은 생각했다.하지만 양주원은 5년이 되도록 서유정과 결혼하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결국 양주원은 애초부터 서유정과 결혼할 마음이 없었다는 얘기였다. 자신은 그저 하필 그 타이밍에 나타났을 뿐이었다.‘난 아무 잘못 없어.”신나경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었다.주변 사람들의 말에 반박하려던 그때, 갑자기 아랫배가 조이듯 아파지기 시작했다.“아... 배가...”배를 잡은 신나경의 얼굴이 혈색 하나 없이 창백했다.신나경의 주변에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뒤로 물러섰다. 신나경이 괜한 죄를 뒤집어씌울까, 그들은 하나 같이 멸시와 혐오가 담긴 표정으로 신나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구급차를 불러주는 사람 하나 없이 전부 쌀쌀맞은 표정을 짓고 있자 신나경은 어쩔 수 없이 극심한 고통을 꾹 참으며 양주원의 전화번호를 눌렀다.통화 연결음이 한참을 이어져서야 양주원이 전화를 받았다.“주원 씨, 나 배가 아파.”양주원이 짜증 가득한 말투로 대답했다.“신나경. 내가 바쁘다고 했지. 아프면 병원 가.”냉랭한 양주원의 말에 서러워진 신나경이 울먹이며 말했다.“진짜 아파서 그래... 지금 백화점이야... 유정 씨를 마주쳤는데...”양주원이 신나경의 말을 잘랐다.“너 지금 어느 백화점이야?”신나경이 백화점 이름을 알려주자 양주원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지금 바로 갈게.”5분 후, 양주원이 백화점에 도착했다.양주원을 본 순간 잠시 멍해졌던 신나경이 곧바로 눈물을 흘렸다.“주원 씨...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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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그래. 저런 쓰레기 같은 놈에게 미련 가질 필요는 없어. 우린 가자.”한편.신나경을 차에 태운 양주원이 냉담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난 회사에 일이 있어서 기사님이 병원까지 데려다주실 거야.”말을 마친 양주원이 문을 닫았다.미간을 찌푸린 신나경이 다급하게 양주원의 소매를 잡았다.“주원 씨는 같이 안 가? 만약 아기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양주원이 짜증 가득한 말투로 신나경의 말을 잘랐다.“난 의사가 아니야. 그리고 앞으로 유정이 만나면 피해 다녀. 최대한 유정이 눈에 띄지 마.”“뭐?”신나경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날 괴롭힌 건 아닌지, 그런 건 묻지도 않고 그런 대뜸 서유정을 피하라고?”‘우리는 이제 곧 결혼도 할 사이인데, 왜 아직도 서유정 편을 드는 거야?’“물어볼 필요 있나? 유정이 성격에 네가 먼저 시비를 걸지 않았다면 걔는 널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야.”“그래서 지금 내가 잘못했다는 거야?”인내심이 바닥난 양주원이 찬바람이 이는 것 같은 눈빛으로 신나경을 쳐다보았다.“알면 됐어. 내가 너와의 결혼을 동의한 건 네가 임신했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서유정 앞에서는 아무 짓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결혼은 없던 일로 할 거니까.”눈물을 머금은 신나경의 눈에는 슬픔과 서러움이 가득했다.“주원 씨, 설마 나한테는 아무런 마음도 없는 거야? 전에는 분명 나한테 잘해줬었잖아...”만약 양주원이 처음부터 챙겨주지 않았다면 신나경은 양주원을 좋아하게 되지도,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결혼을 약속한 지금, 양주원은 오히려 신나경을 향했던 마음을 전부 접어버렸다.신나경은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내가 사랑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유정이었어. 넌 그저 마침 우리의 권태기에 나타난 사람이었을 뿐이었어. 그래서 난 너에게 느끼는 잠깐의 설렘을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거야. 양주원 아내의 자리는 너 줄게.”“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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