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민의 말을 빌리자면 서유정은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에게마저도 안전감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라 서유정은 한 번 또 한 번 다가와 마음의 문을 두드려줘야 겨우 용기를 내는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런 서유정에게 다가가는 사람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미간을 찌푸린 박수환이 아무 말도 없이 서유정을 바라보았다.잠시 후, 박수환이 대답하기도 전에 괜히 어색한 기분에 서유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제가 방금 한 말에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저희는 여전히 친구로 지낼 수 있으니까요.”박수환이 서유정을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을 내뱉었다.“유정 씨 말이 이해가 안 돼서 유정 씨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잘 모르겠어요. 왜 유정 씨가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게 저에게 상처라고 생각하는 거예요?”“저는요, 만약 유정 씨가 저에게 기회를 주었는데도 유정 씨가 여전히 저에게 마음을 주지 못했다면 그건 제가 그 사람보다 부족한 게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안 그럼 유정 씨가 계속 그 남자를 잊지 못할 리가 없을 테니까.”서유정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박수환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거절할 말을 고민하고 있을 거라는 서유정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대답이었다.서유정이 박수환의 대답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또다시 박수환이 목소리가 들려왔다.“조금 전 저에게 설렌다는 유정 씨 말, 제가 유정 씨에게 다가가도 된다는 얘기로 이해해도 되는 거예요?”시선을 내린 서유정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박수환은 세상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식사를 마친 후 박수환이 수저를 정리하며 서유정에게 말했다.“같이 산책 좀 할래요?”서유정이 대답하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박현우의 이름에 서유정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 시간에 현우 씨가 왜 갑자기 전화하는 거지?’서유정이 화면을 밀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현우 씨, 무슨 일이에요?”“유정 누나. 저 방금 의뢰인 만나고 오는 길인데 차가 고장이 났어요. 택시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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