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eil / 로맨스 / 내 결혼의 불청객 / Chapitre 391 - Chapitre 400

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91 - Chapitre 400

510

제391화

주희정이 고개를 들어 서민형을 바라보았다.“서민형 씨, 당신이 재산 분할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도 이혼 못 해.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을 걸어도 소용없어.”“당신이 나를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해?”“난 협박하는 게 아니라 사실만 말하는 거야. 우리 둘 다 쉰 살이 넘었는데 요란하게 이혼해봤자 서로 망신만 당하잖아.”서민형이 차갑게 주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혼하자고 먼저 말한 건 당신 아니었어?”주희정은 시선을 내린 채 한참을 묵묵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난 평생 자존심 하나로 살았어. 고개 숙이기 싫어서 이혼하자고 한 거야.”그녀는 줄곧 자신이 한 말들을 서민형이 진심으로 받아들일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게 지나치게 오만한 착각임을 깨달았다.사무실은 조용해졌다. 서민형은 찡그린 얼굴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한참이 지나고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서류를 가져온 비서가 둘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대표님, 급하게 사인하셔야 할 서류 가져왔습니다.”서민형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나가봐.”“네.”비서가 나가자 주희정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내가 한 말 잘 생각해 봐. 이혼하지 않고 계속 이렇게 살든지, 아니면 이혼하되 나한테 재산 절반을 주든지. 당신이 변호사를 찾는다면 나도 찾을 수 있어. 온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리면 망신당하는 건 당신이야.”주희정이 나간 뒤 테이블을 세게 내리친 서민형의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보아하니 이혼은 못할 것 같았다.그 후 보름 동안 이혜숙은 천천히 몸을 회복했고 매일 재활 치료를 거듭한 끝에 비록 느리지만 서서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서민준은 이혜숙이 서경 그룹의 모든 지분을 서유정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알고 병원에 몇 번 찾아와 소동을 피우려 했지만 서유정이 고용한 경호원들이 쫓아냈다.몇 번 그러더니 현실을 받아들였는지 비행기표를 사서 해외로 떠났다.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설 연휴가 끝난 뒤 서유정은 서경 그룹에 정식으
Read More

제392화

[전에 서민아는 친해지기 쉬웠는데 서유정도 아마 비슷하겠지...][그건 장담 못해. 소문에 의하면 예전에 이혼 전문 변호사였대. 변호사가 친근할 리가 있어?][세상에, 너무 무섭다. 가끔 탕비실에 있는 티백 가져가는데 그걸로 고소하지는 않겠지?]...단톡방은 열띤 토론으로 가득했고 모두 서유정이 못되게 굴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서유정은 서민형 곁에 가장 오래 있었던 비서 도훈의 연락처를 추가해 뭘 하면 될지 묻고 있었다.도훈은 회사 자료를 그녀에게 보내주었다.[아가씨, 우선 회사 정보에 대해 살펴보고 당분간은 제 곁에서 일 배우세요. 회의가 있을 때는 미리 연락드릴 테니 저와 함께 참석하시면 돼요.][네, 그냥 서유정이라고 부르시면 돼요.]서유정은 도훈이 보낸 파일을 클릭해 살펴보기 시작했다.그렇게 오전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서유정은 박수환의 메시지를 받았다.[오전 내내 바빴어요. 손 다쳐서 수술을 못 하니까 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온갖 잡일을 다 나한테 시키네요.]서유정은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박 선생님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요? 이 요리사가 해줄게요.][토마토 계란 볶음에 감자 요리면 돼요.][그렇게 쉬운걸요? 그래요. 오늘 저녁엔 그 두 가지 요리만 할게요.]답장을 보내자마자 도훈의 메시지가 떴다.[서유정 씨, 갑자기 손님이 와서 대표님 사무실로 차 두 잔 갖다줘요.][네.]서유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일어나 차를 타러 갔다.차를 우려내고 문을 두드린 뒤 서민형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차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자리를 뜨려는데 상대가 불렀다.“잠깐, 그냥 여기 있어. 필요할 때 바로 찾을 수 있게.”“네, 대표님.”서유정은 서민형 뒤에 서서 시선을 내린 채 코를 바라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렇게 선 채로 한 시간 넘게 흘렀다.서민형이 손님을 배웅하고 돌아왔을 때는 오후 1시가 다 되어갔다.서유정은 너무 배가 고파서 뱃가죽이 등에 붙을 지경이라 막 식
Read More

제393화

서유정이 화장실로 들어가며 동료들을 향해 담담하게 말했다.“서 대표님과 함께 식사하고 싶다면 제가 자리 마련해줄 수 있어요.”일행은 자신들이 그녀에 대해 험담하는 걸 당사자가 들을 줄 몰랐기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 당황함이 가득했다.‘망했다.’남의 뒷담화를 하다가 현장에서 걸리는 것보다 더 당황스럽고 난처한 일이 있을까.“서유정 씨...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절대 그러지 않을게요!”말이 마친 일행은 허둥지둥 자리를 떠났다.서유정은 이 일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온 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잠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아까 화장실에서 뒷담화하던 동료들이 함께 그녀의 자리로 다가왔다.“서유정 씨, 미안해요. 뒷담화는 나쁜 건데 우리도 반성 많이 했어요. 너그럽게 용서해 주면...”서유정은 서민형의 딸이다. 만약 그녀가 서민형에게 고자질하면 앞으로 회사 생활이 힘들어질 게 뻔했다.일행이 불안해하며 두려워하는 표정을 짓자 서유정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께는 말씀드리지 않을 거니까. 난 내가 직접 복수하는 걸 선호해서요.”“...”저녁, 퇴근 시간이 되자 서유정은 물건을 챙겨 떠났다.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식재료를 사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6시도 안 됐다.잠시 쉬고 나서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음식을 막 볶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해바라기 꽃다발이 눈앞에 나타났다.“오늘 퇴근길에 꽃집을 지나치다가 우연히 봤는데 유정 씨가 좋아할 것 같아서요.”서유정이 손을 내밀어 꽃을 받았다.“고마워요. 저 해바라기를 제일 좋아해요.”“정말요?”“네. 마침 꽃병에 꽂아둔 꽃도 바꿀 참이었는데 저녁 먹고 바로 바꿔야겠어요.”“그래요.”박수환은 테이블 위에 토마토 계란 볶음과 매콤한 감자채 외에도 갈비찜이 있는 걸 보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오늘 웬일로 이렇게 준비했어요?”서유정은 꽃을 거실 테이블에 올려둔 다음 돌아서서 그를 바라보았다.“오늘 하루 종일
Read More

제394화

박수환이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 막을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연인 사이라고 해도 말이다.“난 연화에 머물고 싶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뒤 서유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 때문이라면... 그럴 필요 없...”“아니에요. 유정 씨, 그렇게 생각하지 마요. 우리가 사귀는 사이든 아니든 난 그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서유정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뭐가 됐든 난 수환 씨 결정 존중해요. 한성으로 돌아가기로 해도 내가 서경 그룹 사업을 한성으로 확장해서 곁에 있을게요.”연인 사이에는 한쪽이 상대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대신 함께 같은 곳을 보며 나아가야 했다.“네... 유정 씨, 왜 나와 가족들 사이가 좋지 않은지 안 물어봐요?”서유정은 고개를 저었다.“언젠가 수환 씨가 말해주면 무척 기쁘겠지만 말할 준비가 되기 전까진 묻지 않을 거예요.”“유정 씨, 고마워요.”“됐어요. 설거지하러 가요. 나는 꽃병에 있는 꽃을 해바라기로 바꿔야 해서요.”“네.”박수환이 설거지를 마치고 나왔을 때 서유정은 이미 볼 영화를 고른 다음 소파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얼른 와요. 내가 오래된 영화 하나를 찾았는데 미스터리 영화라 같이 봐요.”들뜨면서도 살짝 무서워하는 서유정의 모습에 박수환은 웃으며 그녀 곁에 앉았다.“무서운데도 보려고요?”“혼자 보면 무섭지만 수환 씨가 곁에 있으니까 괜찮아요.”“그래요.”영화 전반부는 괜찮았지만 후반부부터 음산하고 소름 끼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서유정은 몇 번이나 깜짝 놀라 박수환의 품에 파고들며 손가락으로 눈을 가린 채 틈 사이로 화면을 훔쳐보았다.두려워하면서도 보고 싶어 하는 그녀의 모습에 박수환은 웃음이 나왔다.영화가 끝나니 벌써 밤 11시가 가까웠다.박수환이 일어나서 나가려 하자 서유정이 그를 잡아당겼다.“저기... 나 샤워 다 한 뒤에 가면 안 돼요?”“무서워요?”방금 두 사람이 본 영화에는 욕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장면이 있었다. 그때 서유정은 겁에 질려 계속 비명을
Read More

제395화

“잠깐만요!”서유정이 재빨리 박수환의 앞으로 걸어갔다. “아직 머리 말리지도 않았잖아요. 내가 다 말리면 그때 가요.”고개를 숙인 박수환의 시야에 어떠한 모습이 들어오자 그는 급히 시선을 돌렸다. “아니에요. 시간이 너무 늦었잖아요.”“집이 바로 코앞인데 늦을까 봐 걱정되면 여기서 씻는 게 어때요? 수환 씨 샤워하는 동안 머리 다 말릴 수 있을 것 같은데.”“아... 아니에요. 그럼 머리 다 말릴 때까지 기다릴게요.”“좋아요.”서유정은 욕실에서 드라이기를 꺼내 소파에 앉아 머리를 말리기 시작했다.잠시 말리다가 박수환이 아직도 옆에 서 있는 걸 보고는 참지 못하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계속 서 있으면 안 힘들어요?”“아니요...”“그래요.”서유정이 머리를 다 말리고 나니 10분 넘게 시간이 흘렀다.“유정 씨, 너무 늦어서 정말 가봐야겠어요.”계속 여기 있으면 인내심이 바닥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았다.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하고 그리워했던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유혹적인 모습이 마치 잘 익은 복숭아 같아서 한번 쳐다볼 때마다 이성이 조금씩 무너져 내렸다.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도 박수환이 여전히 뻣뻣한 통나무처럼 굴자 서유정은 참지 못하고 눈을 흘겼다.“그래요. 이만 가요. 배웅은 안 할 테니까 문 잘 닫아요.”“네.”박수환은 구세주라도 만난 듯 허둥지둥 서유정의 집을 떠났다.집에 돌아와 십여 분이 지나서야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었다.찬물로 샤워하고 나니 벌써 자정이 넘었다.막 욕실에서 나오는데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이 시간에 올 사람은 서유정밖에 없었다.역시나 그가 문을 열자마자 서유정이 곧장 그의 몸 위로 뛰어올랐다.순간 몸이 경직되며 막 억눌렀던 열기가 순식간에 다시 솟구치는 것 같았고 심지어 아까보다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유정 씨...”서유정의 하얗고 가녀린 두 팔이 그의 목을 꽉 감싸고 두 다리는 그의 허리를 꽉 조였다.“나... 나 무서워요... 아까 잠들려고 했는데 눈을 감자마자 방금
Read More

제396화

말을 마치자마자 서유정에겐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곧장 돌아서서 침실로 들어갔다.10분 후, 다시 나온 박수환이 온몸을 꽁꽁 싸맨 모습에 서유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누구를 경계하는 거예요?”“평소에도 이렇게 입어요. 얼른 들어가서 자요.”말이 끝나자마자 서유정이 갑자기 박수환의 앞으로 다가가 발끝을 들고 그의 턱에 살짝 입을 맞췄다.예상치 못한 그녀의 행동에 박수환은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유정 씨...”“진짜 바보예요, 아니면 바보인 척하는 거예요? 오늘은 나랑 같이 자자고요.”“...”그의 얼굴과 귀가 빨개진 걸 보자 서유정은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이상한 생각하는 건 아니죠? 오늘 밤에 공포 영화를 보고 좀 무서워서 곁에 사람이 필요해요.”말하며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옆에 아무도 없으면 밤에 무서워서 잠을 못 잘 것 같아요.”박수환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렇게 나를 믿어요? 나도 성인 남자인데.”“하지만 수환 씨는 내 남자 친구잖아요. 남자 친구를 경계할 필요 있어요?”“그렇다고 아예 경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난 상관없어요. 아무튼 오늘 밤 아무도 없으면 잠을 못 자겠으니까 수환 씨가 곁에 있어 줘요. 아니면 침대 옆에 앉아서 내가 잘 때까지 지켜보다가 내가 잠들면 거실로 가서 자요.”서유정의 끈질긴 애교에 박수환은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그래요. 그럼 의자 하나 가져와서 침대 옆에서 유정 씨가 잠들 때까지 지켜볼게요.”“좋아요.”방으로 돌아온 서유정이 침대에 눕자 박수환은 침대 옆에 앉아 그녀를 지켜보았다.잠시 후, 서유정이 눈을 떴다. “안 돼요. 잠이 안 와요.”“그럼 내가 이야기해 줄게요.”박수환은 서재에서 영어책을 한 권 가져와 서유정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남자의 정확한 발음과 중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서유정은 졸리기 시작했다.서유정의 숨소리가 고르게 변한 뒤에야
Read More

제397화

‘벌써 7시 반이라니! 7시 알람을 못 들은 거야?’서유정은 휴대폰을 집어 들고 허둥지둥 밖으로 뛰쳐나갔다. “수환 씨, 나 출근 늦을 것 같아서 이만...”거실에 있는 상대를 보고 뒷말은 그대로 삼켜버렸다.연정미는 흐트러진 옷차림에 머리도 헝클어진 서유정을 보며 표정이 어두워졌다.“박수환, 내가 오지 않았으면 네가 얘랑 뒹구는 것도 몰랐겠네. 내가 너한테 한 말은 귓등으로 들은 거야?”박현우도 서유정이 박수환의 침실에서 걸어 나오는 순간 깜짝 놀랐다.정신을 차린 그는 눈가에 상실감이 스치며 시선을 내린 채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했다.박수환이 서유정 앞을 막으며 차갑게 말했다.“이건 어머니와 상관없는 일이니까 불만이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세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서유정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출근 늦었다면서요. 얼른 가요.”잠시 망설이던 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먼저 가볼게요.”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곧장 문 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연정미가 그녀를 반기지 않는다면 그녀도 굳이 이곳에 남아서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자신과 타인의 차이가 너무 클 때는 아무리 애써 잘 보이려 해도 상대방에게 무시당하기만 할 뿐이었다.자신을 못 본 척 지나치는 서유정을 보니 연정미의 속은 더욱 끓어올랐다. 서유정이 문밖으로 나가는 즉시 그녀는 박수환을 차갑게 노려보았다.“한성의 재벌가 아가씨였으면 저렇게 어른을 보고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가버리진 않을 거야!”박수환은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한성의 아가씨였으면 어머니도 공개적으로 남을 모욕하지 않았겠죠. 먼저 유정 씨에게 악담을 퍼부었는데 어떻게 상대가 예의를 갖추겠어요.”“이 자식!”연정미가 이를 갈며 화를 냈다. “너 대체 누구 편이야?”“당연히 유정 씨 편이죠. 제가 어머니와 함께 유정 씨를 괴롭히겠어요?”연정미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이 정도 억울함도 못 견디겠으면 애초에 너랑 만나선 안 됐지. 너희 둘은 원래 서로 다른
Read More

제398화

말을 마친 연정미는 곧장 돌아서서 떠났다.박현우는 잠시 망설이던 끝에 박수환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작은아버지, 할머니께 대충 둘러대면 되잖아요. 꼭 이렇게 얼굴 붉히면서 싸워야 해요?”박수환이 차갑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건 나와 저 사람 사이의 일이니까 넌 참견하지 마.”“아무튼 전 그냥... 몇 년 사이에 할머니께서 많이 늙으신 것 같아요. 두 사람이 계속 이런 식으로 다투면 가장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할 뿐이에요.”박수환이 찌푸린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박현우도 차마 더 설득하지 못하고 뒤돌아 연정미가 떠난 방향으로 따라갔다.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마침 서유정을 만났다.연정미가 위아래로 그녀를 훑어보며 오만한 어투로 말했다.“보아하니 내가 전에 한 말은 하나도 안 들은 것 같네요.”서유정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여사님 말씀은 박씨 가문 사람들이 듣잖아요. 전 그 집안사람이 아니니까 남의 설교를 들을 필요가 없죠.”연정미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날 조롱하는 건가요?”“아니요. 괜한 생각이세요.”서유정의 담담한 모습에 연정미는 그저 화가 치밀어 올랐다.“돈을 뜯어낼 생각이면 계속 만나도 돼요. 박씨 가문에서 사람 하나 먹여 살리는 건 일도 아니니까. 하지만 결혼할 생각이면 일찌감치 마음 접는 게 좋을 거예요.”서유정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전 남과 맞서는 걸 제일 좋아해요. 결혼하지 말라고 하시니 더 결혼해야겠네요. 수환 씨에게 내일 저랑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 할지 물어봐야겠어요. 요즘은 서류 접수도 쉽더라고요.”“...”연정미의 얼굴이 시퍼렇게 변했다. 이렇게 화난 적은 처음이었다.예전에 그녀가 만났던 재벌가 아가씨들은 늘 빙빙 돌려 말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화를 내는 법이 없었고 지금처럼 직설적으로 대드는 일도 없었다.생각하면 할수록 연정미는 서유정이 더 싫어졌다.이런 교양 없는 여자가 박씨 가문에 들어오는 건 그녀가 죽기 전까지 불가능한 일이었다.
Read More

제399화

박현우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할머니, 제가 사설탐정도 아니고 작은아버지를 감시하고 싶으면 사람을 고용하세요. 전 그런 일 안 해요.”연정미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부모님께 말해서 너를 한성으로 데려가는 것과 네 작은아버지를 감시하는 일 중에 하나 선택해.”“...”호텔을 나서자마자 박현우는 곧바로 박수환에게 전화를 걸었다.“작은아버지, 할머니 말씀대로 한성으로 돌아가는 게 어때요? 두 사람이 이렇게 싸우면 나만 고생하잖아요.”게다가 연화에는 박씨 가문 사람이 없으니 연정미가 박현우만 부려 먹었다.“나한테 한성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하기보다 네 할머니께 돌아가시라고 설득하는 게 나을 거야.”적어도 후자는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있었다.“5년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왜 할머니와 이렇게까지 사이가 안 좋아졌어요?”5년 전 박현우는 고3이라 계속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방학 때 집에 돌아와서야 박수환이 연화로 갔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 이후로 아무도 연정미 앞에서 박수환을 언급하지 못했다.박현우도 이상함을 느끼고 몰래 어머니한테 물어봤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만 전념하라고 했다.박씨 가문 모두가 이 일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었기에 박현우는 지금도 박수환이 왜 박씨 가문을 떠났는지 알지 못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 너머로 침묵이 흐르더니 잠시 후 박수환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박현우는 한숨을 쉬며 공현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연화로 좀 와 주실 수 있어요?”도저히 혼자 할머니의 분노를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공현주는 아마도 카드 게임을 하고 있었는지 전화기 너머로 게임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그녀가 차갑게 웃었다.“박현우, 넌 내가 빨리 죽길 바라는 거야? 네 할머니가 연화에 있는데 내가 죽고 싶어서 거기로 가겠어?”박씨 가문에서 연정미를 상대하는 게 제일 까다로운 일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가 연화로 가니 박씨 가문의 분위기는 한결 편안해졌다.“그럼 내
Read More

제400화

잠시 망설이던 도훈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럼 나중에 준비한 커피 들고 들어가요.”“네.”10분 후, 서유정이 커피를 들고 문을 두드린 뒤 서민형의 사무실로 들어섰다.사업을 논의 중이던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았다. 들어온 사람이 서유정임을 알아차린 양주원의 눈동자가 무의식적으로 움찔했다.그는 서유정이 서경 그룹에 입사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서민형의 비서가 됐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서유정은 커피를 양주원 앞에 내려놓고 일어난 뒤 서민형 뒤에 섰다.서민형이 웃으며 말했다.“양 대표, 얘기 계속하지. 지난번 그 제품들에 대해 몇 가지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이후 서민형과 사업 얘기를 주고받는 동안 양주원은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이따금 그의 뒤에 있는 서유정에게 시선이 쏠렸다. 서민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거의 듣지 못했다.1시간 후, 두 사람은 마침내 이야기를 마쳤다.서민형은 이번 협상 결과가 매우 만족스러운지 웃으며 양주원과 악수를 하였다.“양 대표, 앞으로 서경 그룹과 에어 테크의 협력이 더욱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 믿어.”양주원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네, 그럴 겁니다.”“내가 곧 회의가 있어서 배웅은 못 해주겠네.”그러면서 서민형은 서유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양 대표 아래층까지 배웅해.”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둘이 함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서민형은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양주원과 사업 얘기를 할 때 서유정이 옆에 있으면 일이 한결 수월해질 것 같았다.한편 둘은 내내 침묵하며 엘리베이터 앞까지 걸어갔다. 서유정이 버튼을 누를 때쯤 양주원이 참지 못하고 먼저 입을 열었다.“유정아, 여기서 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난... 네가 다시는 날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그는 오늘 서경 그룹과의 계약을 해지하러 온 참이었다.하지만 그녀를 본 순간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서경 그룹과 계속 협력하면 멀리서라도 서유정을 몇 번이고 볼 수 있으니까
Read More
Dernier
1
...
3839404142
...
51
Scanner le code pour lire sur l'application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