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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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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정운 그룹을 박수환에게 넘겨주겠다고?그는 소리 지르고 싶었다. 연정미에게 왜 그렇게 편애하는지, 왜 정운 그룹을 박수환에게 주려는 건지 따져 묻고 싶었다.수십 년 동안 한결같이 참아 온 습관 때문에 그는 곧 냉정을 되찾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정미를 바라보았다.하지만 뜻밖에도 박수환이 거절했다.재산을 물려받는 것보다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하지만 박대진은 안심할 수 없었다. 지금은 박수환이 거절했지만 만약 어느 날 갑자기 그가 정운 그룹을 물려받고 싶어진다면 어떻게 될까?그때 그 납치 사건의 원래 목표는 박수환이었는데 백경환이 박수환을 대신해서 죽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그 후 박수환은 연화시로 갔고 5년 동안 돌아오지 않자 박대진도 더 이상 그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뜻밖에도 연정미는 아직도 박수환을 정운 그룹의 후계자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어제 박대진에게 전화해 정운 그룹을 잇게 하겠다고 발표할 거라던 말도 결국은 거짓인 걸까?박수환을 완전히 무너뜨려야만 정운 그룹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박대진은 고개를 숙였다. 눈빛에 번뜩이던 살기가 긴 속눈썹 아래로 감춰졌다.저녁 무렵, 서유정은 퇴근 후 집에 돌아와 막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는데 박수환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정 씨, 집에 도착했어요?”휴대폰 너머로 그의 목소리는 낮게 깔려 있었다.“네. 지금 저녁밥 차려서 먹으려던 참이에요.”“오늘 저녁은 뭘 먹어요?”“비빔면이요.”“내가 없다고 그렇게 간단하게 먹는 거예요?”서유정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혼자서는 편한 대로 먹어야죠. 수환 씨는 저녁 먹었어요?”“아직요. 보고 싶어요.”서유정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꽉 쥐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보고 싶어요. 언제 돌아와요?”“여기 일이 빨리 끝나면 아마 내일 오후에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연화시로 돌아가기 전에 그는 백경환과 그의 가족들을 보러 가야 했다.“아... 그래요. 알겠어요.”서유정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섞여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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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남자는 서유정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왜 아직 안 깨어나지? 설마 연기 하는 건 아니겠지?”눈을 뜨지 않았음에도 서유정은 남자의 시선이 계속 자신에게 머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등골이 오싹했다.불안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자신을 납치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생각만이 머릿속에 끝없이 맴돌았다.최근 그녀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적지 않지만 사람을 시켜 납치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남자는 서유정을 한참 노려보다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차갑게 웃더니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발소리가 멀어진 후에야 서유정은 천천히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며 탈출할 방법이 있는지 살피기 시작했다.한성시, 정운 그룹 정원 정자.박대진이 막 휴대폰을 집어넣고 뒤를 돌아보았다. 박현우가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그는 속으로 뜨끔했고 방금 자신이 한 말을 박현우가 들었을까 봐 걱정스러웠다.“너 거기서 뭐 하는 거야? 소리도 안 내고. 내가 심장이 안 좋았으면 너 때문에 놀라서 죽을 뻔했겠다.”박현우는 그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물었다. “방금 누구랑 통화했어요?”박대진은 속으로 움츠러들었지만 이내 자신이 그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내가 누구랑 통화하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집에 오자마자 신경 건드리지 말고 별일 없으면 연화시로 돌아가.”이전에 그는 박현우에게 의지했다. 어쨌든 그가 자신의 유일한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9개월 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박현우는 비웃더니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누구를 납치하라고 사람을 시켰어요?”그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었고 분명 박대진이 한 말을 전부 들은 것이 분명했다.박대진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박현우를 노려보며 화를 냈다.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말을 마친 후 그는 박현우를 지나쳐 떠나려 했다.서둘러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박현우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다른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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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서재 안에서 박대진은 서류를 보려던 참이었다. 갑자기 서재 문이 쾅 하고 열렸다.그는 불쾌해서 고개를 들었다. 박현우인 것을 보자 바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너 뭐 하는 거야? 점점 예의가 없어지는구나! 네 엄마가 널 제대로 못 가르쳤어!”평소 같았으면 박현우는 분명 그와 다퉜겠지만 지금은은 그럴 마음이 없었다.그는 재빨리 박대진의 책상 앞으로 걸어가서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유정 누나를 납치하라고 시킨 사람이 아버지예요?”박대진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움츠러들었고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 “무슨 헛소리야? 내가 언제 사람을 납치했어?”그의 목소리는 매우 컸지만 박현우는 그의 눈빛에서 스쳐 지나간 불안감을 놓치지 않았다.“역시 아버지였군요!”박현우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박대진의 가슴팍 옷깃을 움켜쥐었다. “지금 당장 아버지가 지시한 그 사람에게 전화해서 누나를 풀어주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박대진은 화가 나고 분해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박현우, 내가 네 아버지라는 것을 잊었니?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에게 명령을 해!”서유정이 죽기만 한다면 박수환은 완전히 절망할 것이고 다시는 자신과 정운 그룹을 놓고 다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는 서유정을 풀어줄 수 없었다.박현우는 코웃음을 쳤다. “작은아버지가 이 일을 알기 전에 누나를 풀어주는 게 좋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아버지는 아버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고 저도 마찬가지예요!”박현우의 차가운 눈빛을 마주한 박대진은 속에서 두려움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그는 자신이 친아들에게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실에 놀랐다.정신을 차린 그는 화를 내며 박현우를 밀쳐냈다. “내가 말했잖아.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서유정이 누구인지도 모른다고!”“모른다고요? 맹세할 수 있어요? 아버지가 누나를 납치했다면 아버지는 영원히 정운 그룹을 얻지 못할 겁니다!”박대진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졌고 망나니 같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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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길길이 날뛰는 박대진과 달리 박현우는 매우 침착해 보였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심지어 연민이 서려 있었다.“아버지가 지금 당장 그쪽에 연락해서 누나를 풀어주게 하면 작은아버지께 용서받을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너 입 닥쳐!”집사가 박현우의 뒤편에서 그를 주시하고 있지 않았다면 그는 당장이라도 박현우를 때려죽일 기세였다.박대진은 잔뜩 화가 난 얼굴이었다. 연화시 쪽에 연락해 서유정을 풀어주게 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자 박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1초라도 지체하면 서유정은 그만큼 더 위험해졌다.말하려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박수환의 훤칠한 모습이 서재 문 앞에 나타났다.그는 빠른 걸음으로 서재 안으로 들어왔다.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작은아버지...”박수환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박대진에게 다가갔다.박수환과 눈이 마주친 순간 박대진은 자신의 영혼이 얼어붙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그의 몸은 무의식적으로 의자 안으로 움츠러들었고 얼굴은 굳어졌다. “수환아, 너 지금 뭘 하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수환에게 멱살을 잡혔다.박수환은 박대진을 잡아끌어 일으켰고 차가운 단검 한 자루를 박대진의 목에 겨눴다.박대진은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것을 느끼자마자 곧바로 통증이 전해져 왔다. 얼굴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수환아, 너 미쳤어?”옆에 있던 박현우와 집사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박수환이 설마 이렇게까지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듯했다.집사는 얼굴색이 변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할 말씀이 있으면 좋게 하세요...”박수환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두 눈으로 박대진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당장 유정 씨를 납치하라고 보낸 사람에게 전화해요.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내가 형도 같이 묻어버릴 거니까.”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지만 박대진은 박수환이 한 말은 반드시 지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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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뭐라고?”박대진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눈빛에 놀람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분노에 차서 말했다. “내가 놓아주라고 했잖아! 사람 말을 못 알아듣는 거야?”상대방은 대답하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박대진이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는 이미 상대방이 수신을 차단한 상태였다.“수환아, 내...”박수환은 헛웃음을 지었다.“납치범에게 유정 씨를 풀어주게 할 능력이 없다면 형도 같이 죽어요.”그의 눈에 서린 살의는 박대진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두 다리는 무의식적으로 힘이 풀렸다.그가 의자에 앉아 있지 않았다면 아마 이 순간 바닥에 주저앉았을 것이다.박수환이 차가운 눈빛으로 손에 힘을 주려는 순간 문밖에서 연정미의 차갑고 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수환아! 너 지금 뭐 하는 거니?”박수환이 잠시 멈칫했다. 바로 이 순간, 연정미가 데려온 경호원들이 재빨리 박수환 옆으로 달려와 박수환과 박현우를 에워쌌다.박수환은 연정미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 “제가 뭘 하려는지 보면 모르세요?”그의 붉게 충혈된 눈을 본 연정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대진이는 네 친형이다. 너 여자 하나 때문에 형을 죽이고 살인자가 되려는 거니?”연정미는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뚫어지게 노려보았다.박수환은 차갑게 웃었다. “5년 전에 어머니가 제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어요. 어머니가 제 친어머니라서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한성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5년 후, 형이 제가 사랑하는 여자를 납치하라고 사람을 보냈고 이제 그 납치범은 유정 씨를 죽이려고 합니다. 제가 왜 형을 죽일 수 없습니까? 목숨 대 목숨, 이보다 더 공평할 수 있습니까?”서유정이 납치되었고 그 납치범이 그녀를 풀어주기는커녕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만 생각해도 박수환의 마음속 분노와 증오는 하늘을 뒤덮는 거대한 파도처럼 그를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만약 서유정이 정말 죽는다면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박대진을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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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쥐 죽은 듯하게 고요한 서재 안, 갑자기 박수환의 핸드폰이 울렸다.확인해 보니 송지헌한테 걸려 온 전화였고 그는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서유정을 찾았어. 서유정을 납치한 그 납치범도 이미 붙잡아 두었고. 유정이는 지금 병원에서 검사받고 있는 중이야.”송지헌의 뒷말을 박수환은 전혀 들을 여유가 없었다.“유정 씨는 괜찮은 거야? 어디 다친 데 없어?”“큰 문제 없는 것 같아. 유정이가 혼자 뛰쳐나왔어. 마침 납치범이 마지막으로 CCTV에 나타난 위치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가는 길에 탈출한 유정이를 만나게 된 거야.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잔뜩 긴장했던 마음이 그제야 가라앉았다.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알았어. 유정 씨 좀 돌봐줘.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전화를 끊은 박수환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박대진을 쳐다보았다.박대진도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눈동자 속에는 혼란과 두려움이 가득했다.박수환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박대진은 그한테 복수라도 당할까 봐 무서웠다.박대진의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고 박수환은 조롱이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형도 무서워하는 게 있네?”박대진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연정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박수환, 서유정은 무사하니까 당장 그 칼 집어넣어.”박수환은 고개를 돌리고 연정미를 쳐다보았다.“유정 씨가 무사하다고 해서 형이 유정 씨를 납치한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서유정이 혼자 탈출하지 못하고 마침 송지헌을 마주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그러나 연정미는 서유정이 안전하다는 말 한마디로 이 일을 그냥 넘기려 했다. 그럴 수는 없지...연정미는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럼 어쩔 생각이야?”“경찰에 신고하고 감옥에 보낼 생각입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연정미는 불같이 화를 냈다.“그건 안 된다.”“꼭 그렇게 하겠다면요?”“네 큰형이 감옥에 가게 된다면 난 서씨 가문을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지금 절 협박하는 겁니까?”“협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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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얼굴이 굳어진 박대진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어머니, 왜 수환이의 편만 드시는 겁니까?”“너랑 이런 쓸데없는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는 너 스스로 잘 생각해 보거라.”말을 마치자 연정미는 바로 돌아섰다. 박현우도 자리를 뜨려고 하자 박대진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박현우, 거기 서.”“무슨 일인데요?”그의 말투와 표정은 차가웠고 박대진을 바라보는 눈에는 온기가 전혀 없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친아버지가 아닌 것처럼 낯설게 대했다.사실 박대진이 바람을 피우고 밖에 딴 살림을 차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박현우는 더 이상 그를 아버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무슨 일? 박현우, 똑똑히 들어. 이번 생에 정운 그룹을 물려받을 생각은 하지도 말거라.”박대진은 자신이 정운 그룹을 물려받은 후, 박현우를 정운 그룹의 부대표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박현우가 박수환의 편을 든다면 그도 부자지간의 정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바라던 바입니다.”박현우는 담담하게 한마디 했다.어차피 정운 그룹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박대진의 불륜을 받아들이면서까지 회사를 물려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연화시에서 평범한 변호사가 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그래. 언젠가는 네가 나한테 부탁할 날이 올 거다. 세상 물정 모르는 놈.”자신이 정운 그룹을 물려받게 된다면 박수환이든 박현우든 모두 오늘의 일을 후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두 시간 후, 공항.박대진은 급히 박수환에게 다가와 차갑게 입을 열었다.“박수환,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오늘 네가 나한테 한 짓들을 보며 어머니도 너한테 많이 실망하셨어. 정운 그룹을 물려받을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박수환은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 박대진은 새로운 양복으로 갈아입었고 목에는 거즈를 두르고 있었는데 핏자국이 은은하게 드러났다. 화가 많이 나 있는 것인지 박대진은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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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감히 날 납치하지는 못하니까요. 그리고 당신은 나한테 중요한 사람이니까.”아무 말이 없는 그녀를 보고 박수환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유정 씨, 미안해요. 내가 아니었다면 당신이 이런 일을 당하지도 않았을 거예요.”하마터면 그녀를 잃을 뻔했다는 생각에 박수환은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죄책감과 슬픔이 가득 차 있는 박수환의 얼굴을 보고 서유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이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과할 필요 없어요.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은 당신의 큰형이잖아요.”“아니요. 나도 당신한테 사과해야 해요. 난 형을 잡아달라고 경찰에 신고할 수가 없어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형한테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하는 것뿐이에요.”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던 서유정은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한성시의 박씨 가문은 재벌 중에서도 손꼽히는 재벌이었고 서씨 가문은 그들을 건드릴 수가 없었다.그녀가 끝까지 따지려고 한다면 결국 상처받는 쪽은 서씨 가문이 될 것이다.그렇다고 이 일을 참고 넘어가야 하는 걸까? 자신을 납치한 사람은 그저 사과 한마디만 하면 끝이 나는 걸까?만약 방법을 써서 탈출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서유정은 그한테서 손을 떼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그럼 당신은요? 박씨 가문에서는 사과만 할 생각이고...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요?”차가운 그녀의 눈빛에 박수환은 가슴이 찢어졌다. 두 손을 천천히 움켜쥐던 그는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당신이 내키지 않는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알았어요. 혼자 있고 싶으니까 그만 나가요.”이번에 사과만 하고 넘어갔다가 또다시 이런 생긴다면? 다음번에도 무사할 만큼 자신이 그렇게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박수환이 박씨 가문 사람이었고 그가 정운 그룹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있는 한 그의 큰형은 그를 상대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박수환한테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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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별거 아니야. 조금 다퉜어.”송지민은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도시락통 안에 있는 음식들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일단 밥부터 먹자.”“응.”서유정은 젓가락을 건네받으며 입을 열었다.“도시락 챙겨줘서 고마워.”“얼른 먹기나 해.”송지민은 그녀를 쳐다보며 눈을 흘겼다.밥을 먹고 난 뒤, 송지민은 수저를 정리하며 말했다.“오늘 밤은 박수환 씨가 여기 있으니까 난 이만 돌아갈게.”“그래. 알았어.”송지민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혜숙이 찾아왔다.“할머니,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그녀는 이혜숙이 걱정할까 봐 이 일을 이혜숙에게 말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혜숙이 결국 알게 될 줄은 몰랐다.이혜숙은 퉁명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며 한 소리했다.“그걸 말이라고 해?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나한테 말도 안 하고. 나한테는 솔직하게 얘기했어야지.”이혜숙의 시선에 서유정은 안절부절못하며 급히 해명했다.“할머니께서 걱정하실까 봐 말씀드리지 않은 거예요. 그런데 제가 여기 입원해 있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이혜숙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쳇. 내가 네 속셈을 모를 줄 알아?”...“누가 알려줬든 상관하지 마. 어떻게 된 일인지 그것부터 자세히 얘기해 봐. 멀쩡하던 사람이 왜 납치를 당한 거야? 그리고 박수환은 왜 문 앞에 서 있는 건데?”이혜숙의 계속되는 질문에 서유정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사실을 털어놓았다.서유정이 박수환 때문에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고 이혜숙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전에는 너와 박수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자신 때문에 위험이 빠졌는데도 상대방에게 사과만 하라고 했다니... 아무리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난 너희 두 사람이 만나는 거 이젠 반대야.”“한성시의 박씨 가문은 재벌 중에서도 손꼽히는 재벌이야. 우리 서씨 가문에서 넘볼 집안이 아니야. 두 사람은 만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이쯤에서 끝내는 게 좋겠어.”서씨 가문과 박씨 가문은 신분과 지위 모든 면에서 어울리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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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고개를 끄덕이던 박수환은 이혜숙을 따라 창가로 걸어갔다.“함께 서 있는 저 중년 남자가 박 선생님의 큰형인가요? 유정을 납치한 사람이고요?”“네. 할머니, 그 일은 정말 죄송...”이혜숙은 그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유정이를 지켜줄 능력이 없다면 두 사람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좋겠어요. 박씨 가문은 한성시의 명문 가문이고 집안의 상황은 서씨 가문보다 훨씬 복잡할 거예요.”“유정이가 박 선생님과 함께한다면 분명 많은 억울함을 당할 거예요. 유정이는 이미 억울함을 많이 당했고 난 손녀딸이 더 이상 힘들지 않기를 바라요.”고개를 떨구고 있는 박수환의 얼굴은 그림자 속에 숨겨져 있어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잠시 후, 그가 고개를 들고 이혜숙을 바라보았다.“할머니, 이번 일로 할머니와 유정 씨가 저한테 실망했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드리죠. 이번이 마지막일 것입니다. 더 이상 유정 씨가 위험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박씨 가문에서도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할 것입니다.”진지한 얼굴로 정중하게 말하는 그를 보며 이혜숙은 미간을 찌푸렸다.“박 선생님의 말이 진심이라는 걸 난 믿어요. 하지만 유정이는 납치되어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그러나 박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건 가족들한테 사과를 시키는 일이었죠.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여전히 사과만 하게 할 건가요?”“큰형이 저지른 일은 범죄예요. 큰형한테 사과를 하게 할 것이 아니라 법의 심판을 받게 했어야죠.”이혜숙의 말은 비수처럼 박수환의 가슴에 꽂혔다.“할머니, 지금은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못하실 겁니다. 유정 씨를 지킬 수 있다는 걸 반드시 보여드리겠습니다.”이혜숙은 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유정이를 지키고 싶다면 일단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요. 아무도 감히 주변 사람에게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강해지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박 선생님은 유정이를 보호하지 못할 거예요.”서유정을 보호하고 싶다면 박수환은 반드시 정운 그룹의 후계자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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