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결혼의 불청객: Bab 381 - Bab 390

510 Bab

제381화

주희정은 얼굴을 감싼 채 서유정을 홱 노려보고는 옆으로 다가가 앉아서 고개를 돌려 심문실을 바라보았다.지금 서민아는 심문실에 있었다.서민형이 서유정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이 일이 밝혀지면 서경 그룹의 지분은 반드시 나와 네 작은아버지에게 돌려줘야 해!”서유정은 상대하기 싫어서 못 들은 척했다.한 시간 후, 경찰이 심문실에서 나오자 주희정이 급히 다가갔다.“형사님, 제 딸은 언제 나오나요? 걔는 어릴 때부터 착하기만 해서 절대 도우미에게 할머니 약을 바꾸라고 시키는 짓 같은 건 하지 않아요. 분명 억울하게 누명을 쓴 거예요.”“여사님, 이 일은 저희가 철저히 조사하겠습니다. 집에 가서 조사 결과를 기다려 주십시오.”주희정은 멍하니 경찰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집에 가서 결과를 기다리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내 딸은 어디 있어요? 내가 데리고 갈 거예요.”“지금은 나갈 수 없습니다. 변호사를 불러 보석을 신청하시기를 바랍니다.”경찰이 떠난 후 주희정은 서민형을 바라보았다.“서씨 가문 변호사에게 빨리 전화해서 민아를 보석으로 풀어달라고 해요. 민아는 평생 경찰서에 가본 적도 없는데 그렇게 오래 갇혀 있으면 무서울 거예요.”서유정은 무표정하게 말했다.“여사님, 제가 미리 말씀드리지만 서씨 가문과 서경 그룹의 변호사들은 서민아의 보석을 도와주지 않을 거예요. 보석을 원하신다면 직접 변호사를 고용하세요.”“넌 서씨 가문과 서경 그룹에서 결정권이 없어!”“그럼 지금 당장 서씨 가문이나 서경 그룹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누가 올지 보시죠.”주희정은 얼굴이 일그러지며 서유정을 노려보았다.“넌 민아가 잘 되는 걸 두고 볼 수가 없는 거지?”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걔 때문에 할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반신불수에 실어증까지 왔어요. 언제 회복할지조차 모르는데 잘 되게 그냥 놔두겠어요? 그것도 모자라 고소까지 해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좋아, 두고 봐!”주희정은 분노에 차서 자리를 떠나 택시를 타고 주씨 가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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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그럼 지금은 걱정 안 되시나 봐요?”“...”듣다 못 한 주희정이 전화를 가져가서는 분노하며 말했다.“서유정, 경고하는데 지금 당장 서경 그룹에서 정선 그룹과의 협력을 재개하도록 해. 그렇지 않으면 절대 용서하지 않아!”서유정은 바로 전화를 끊고 아예 번호를 차단해 버렸다.권력도 없고 세력도 없는 주희정이 감히 그녀를 상대할 수 있을 리가.그저 입으로만 떠드는 것뿐이었다.그로부터 일주일 후, 방채영 쪽에서 서민아와 나눈 통화 기록과 채팅 기록을 경찰에 추가로 제출했고 서민아는 곧바로 체포되었다.이때까지도 주희정은 서민아가 방채영에게 할머니 약을 바꿔치기하도록 부추겼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아니, 믿을 수 없었다.그녀는 병원으로 달려가 서유정에게 따지려 했지만 경호원들이 병실 문 앞에서 막았다.몇 번의 반복 끝에 주희정은 마침내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병원에 찾아가 시끄럽게 굴지 않았다.여러 경로를 통해 주희정은 마침내 경찰서에서 서민아를 만났다.일주일도 채 안 된 사이 많이 야윈 서민아를 본 주희정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서둘러 손을 내밀어 서민아의 손을 잡았다.“민아야, 네가 고생이 많아.”서민아는 주희정의 손을 맞잡은 채 흐느끼며 말했다.“엄마, 난 괜찮아요. 하지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누구?”“양현 그룹 현직 대표 양은혁이요.”주희정은 잠시 멍해졌다. “그 사람은 왜 찾으려는 거니?”서민아는 입술을 깨물었다.“엄마, 그건 묻지 말고 그 사람에게 찾아가서 내가 만나고 싶어 한다고 전해주세요.”잠시 망설이다 주희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나중에 경찰서에서 나가면 바로 찾아갈게.”“네, 전 별일 없으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그리고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금방 나갈 거예요.”주희정은 서민아의 손을 잡은 채 한참을 더 이야기한 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떠났다.경찰서를 나서자마자 그녀는 서민형에게 전화를 걸었다.“민아가 양현 그룹 대표 양은혁을 만나고 싶다는데 양 대표 연락처 있어요?”“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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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비서가 떠난 후 양은혁이 주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일이죠?”주희정은 시선을 내리며 다소 난감한 듯 말했다.“내 딸 서민아를 아는지 모르겠네요. 지금 경찰서에 있는데 양 대표님을 만나고 싶대요.”양은혁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목소리가 차가워졌다.“여사님, 돌아가서 이렇게 전해 주세요. 저는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으니까 알아서 하라고요.”...주희정이 양은혁을 찾아간 건 서유정의 귀에도 금방 들어갔다.“아가씨, 사모님은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양현 그룹에 찾아가 양현 그룹 건물 아래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셨어요. 양 대표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눈 뒤엔 정신이 나간 듯한 모습으로 자리를 떠났다네요.”서유정의 눈에 의외라는 기색이 스쳤다. 주희정과 양은혁은 접점이 없는데 경찰서에서 나와 바로 양현 그룹으로 찾아갔다면 서민아가 시킨 게 분명했다.“서민아와 양은혁이 사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지 조사해 봐요. 사소한 것까지 모두 꼼꼼히 확인하세요.”“네, 아가씨.”부하가 떠난 뒤 서유정은 일어나 허리를 쭉 펴고 휴대폰을 켰다. 박수환이 여러 통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맨 위 메시지는 무려 3시간 전에 보낸 것이었다.조금 전까지 서류를 검토하느라 바빠서 박수환의 메시지를 보지 못했다.잠시 생각한 뒤 그녀는 바로 박수환에게 전화를 걸었다.“수환 씨, 미안해요. 서류 살피느라 문자 못 봤어요.”“네, 바쁜 거 알아요. 저녁에 병원 회식이 있는데 같이 갈래요?”서유정은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아니요. 확인하지 못한 서류가 많아서 야근해야 해요.”회사에 들어오기로 마음먹었으니 우선 회사의 최근 발전 상황과 재무 상태를 파악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남들이 속여도 모를 테니까.“그래요. 그럼 야식 가져다줄게요.”“좋아요.”전화를 끊고 서유정은 계속해서 서류를 살폈다.밖에는 어느새 어둠이 드리우고 8시가 넘자 송지민이 영상 하나를 보냈다.[오늘 오빠 과에서 회식한다는데 알아?]서유정은 그녀가 보낸 3분 남짓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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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안 취했고 제정신이에요. 박 선생님, 전 오랫동안 선생님을 좋아했어요...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있나요?”장현지의 말이 끝나자마자 룸 전체가 침묵에 휩싸였다. 모두가 박수환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박수환은 눈썹을 찌푸리며 한 글자 한 글자 분명하게 말했다.“장 선생님, 전 이미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그 말에 장현지는 눈에 상처받은 빛이 스치더니 곧 고개를 들어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박 선생님, 아무리 절 좋아하지 않아도 이런 엉성한 거짓말을 할 필요는...”병원에서 박수환이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누가 모르나. 지난 몇 년간 사적으로 어떤 여자 동료와도 연락한 적이 없었다.박수환은 잠시 침묵한 뒤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정말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안 믿는다니 어쩔 수 없네요. 불러서 증명할 수도 없으니.”장현지는 고개를 숙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네, 알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매달리는 일 없을 테니까...”영상은 여기서 끝났다. 서유정은 입술을 꽉 다물고 송지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병원에서도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이야. 그 차가운 얼굴을 보고 아무도 말을 걸지 않을 줄 알았는데.]송지민이 곧 답장했다.[제발 박수환 얼굴이 얼마나 잘생겼는지 좀 봐! 하루 종일 차가운 표정만 지어도 보면 설레잖아!][...][찾아가서 네 거라고 말하지 않을 거야? 박수환 씨가 여자 친구 있다고 했을 때 거기 있던 사람들 다 안 믿던데.]서유정은 생각해 보니 자기 남자라고 도장 찍을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송지민의 말처럼 박수환의 얼굴은 어딜 가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비록 박수환이 선 넘는 짓을 하진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다른 여자들이 자기 남자 친구를 호시탐탐 노리는 건 싫었다.하지만 어떻게 남들에게 보여줄지도 생각해 봐야 했다.잠시 생각한 끝에 서유정은 박수환에게 문자를 보냈다.[회식 언제 끝나요? 내가 데리러 갈게요.]상대방이 곧 답장했다. [9시 반쯤 끝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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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지금까지 장현지는 박수환이 여자 친구가 있다고 말한 게 자신을 거절하기 위한 핑계라 생각하며 아직 기회가 있다고 믿었다...하지만 지금, 마주 보고 있는 두 사람을 보니 마음속에서 저절로 쓰라림과 슬픔이 밀려왔다.서유정과 박수환은 선남선녀로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 경쟁해 볼 기회조차 없었다.“네.”박수환이 서유정의 손을 잡으며 모두를 향해 말했다.“소개하죠. 제 여자 친구 서유정 씨에요.”서유정이 사라들을 바라보며 웃었다.“안녕하세요. 서유정입니다.”박수환의 다정한 옆모습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박 선생님, 이렇게 꼭꼭 감추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여자를 안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조용하게 연애하고 계셨다니!”“그러게요. 박 선생님이 우리 과에서 가장 늦게 연애하실 줄 알았는데 어떻게 저보다 먼저...”“하하하, 박 선생님 솔로 탈출 축하해요. 여자 친구분 정말 예쁘시네요. 두 분 잘 어울려요!”...모두의 칭찬을 들으며 서유정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돌아가는 길에도 기분 좋게 흥얼거렸다.조수석에 앉은 박수환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오늘 기분이 아주 좋나 봐요?”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예전엔 수환 씨 과 동료들이 내 존재를 몰랐잖아요. 이제 임자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니 앞으로 고백하는 사람이 없겠죠.”박수환의 눈에 의외라는 듯한 빛이 스쳤다가 곧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오늘 밤에 누군가 나한테 고백했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그를 흘깃 보는 서유정의 눈빛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냥 알았어요. 난 뭐든지 다 알아요.”“정말 대단하네요.”“당연하죠.”“그럼 내가 지금 뭘 하고 싶은지도 알아요?”서유정이 그를 흘끗 보며 말했다. “알지만 말 안 할 거예요.”그 말을 듣고 박수환의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더 깊어졌다. “알겠어요.”차량이 그랜드 코트 입구에 멈춰 선 뒤에야 서유정은 고개를 돌려 박수환을 바라보며 말했다.“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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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서유정이 화가 나서 삐진 모습을 보자 박수환도 더 이상 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운전 조심해요. 병원 도착하면 나한테 연락해요.”“알았어요.”박수환이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서유정은 차에 시동을 걸고 떠났다.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밤 11시에 가까웠다.서유정이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박수환의 문자가 도착했다.[난 방금 샤워하고 나왔는데 병원에 도착했어요?]서유정은 카톡을 열어 답장했다. [네, 금방 도착했어요. 얼른 쉬어요.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서유정은 소파 쪽으로 걸어가 앉아 계속해서 서류를 보았다.다음 날 아침, 오은화가 찾아와서 서유정에게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아가씨, 선생님께서 이혼을 요구하셨는데 주씨 가문 사람들이 그걸 알고 집에 찾아와 난동을 부렸다네요. 실랑이를 벌이다가 선생님께서 다치셨다는데 한번 찾아가 보는 게 어떨까요?”그 말을 듣고 서유정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알겠어요. 시간 나면 가볼게요.”병원을 떠나 로펌으로 가려던 서유정은 서민형의 연락을 받았다.“서유정, 지금 당장 집으로 와.”“무슨 일이에요?”“네 엄마랑 이혼하려고. 넌 이혼 전문 변호사니까 이혼 소송 좀 도와줘.”“...”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입을 열었다.“피가 섞인 관계라 이혼 소송을 맡을 수 없어요. 게다가 그쪽 사이의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도 않으니까 다른 사람 찾아보세요.”말을 마친 서유정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로펌 건물 아래에 차를 세우고 로펌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서유정은 로비 소파에 앉아 있는 서민형을 발견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재빨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말했잖아요. 이혼 소송을 맡을 수 없다고. 그런데 여긴 왜 왔어요?”며칠 안 본 사이에 서민형의 얼굴에는 긁힌 자국이 가득했고 손에는 반창고가 감겨 있어 제법 초라해 보였다.“서유정, 네가 우리 이혼 소송을 맡을 수 없다고 해도 네 주변에 아는 이혼 변호사가 많잖아. 게다가... 나와 네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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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판사에게 뇌물을 줘서 판사가 나한테 맡으라고 하면 할게요.”서유정의 어투에서 비아냥을 감지한 서민형이 그녀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서유정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숙여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한참 동안 기다려도 서유정이 더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서민형은 콧방귀를 뀌며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막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주희정의 전화가 걸려 왔다.“서민형, 내가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자식까지 낳아줬는데 이제 와서 이혼하자고? 꿈도 꾸지 마. 난 귀신이 되어도 당신에게 달라붙을 거야!”서민형의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던 말이다.“마음대로 해. 법정에서 보자고.”예전부터 주희정은 사소한 일로도 이혼하겠다고 협박했으니 이번에 제대로 정신 차리게 해줄 생각이었다.물론 정말로 이혼해도 서민형에겐 별 손해가 없었다.주희정이 없어도 더 젊은 여자를 찾으면 그만이었다.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젊고 예쁜 여자니까.주희정은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도 상대가 받지 않자 화가 나서 휴대폰을 던져버릴 뻔했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 분노를 억눌렀다.서민형이 이혼을 원한다면 그가 예전에 저질렀던 일들을 폭로할 수밖에. 기껏해야 서로 밑바닥까지 드러내며 진흙탕 싸움을 벌일 것이다.그녀는 운전기사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주씨 가문으로 가!”배지원은 주희정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여긴 왜 왔어? 내가 말했지. 서민형과의 관계를 해결한 뒤 집에 오라고!”주희정이 배지원 곁으로 걸어갔다.“엄마, 서민형이 이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 이번엔 나도 쉽게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을 가만두지도 않을 거고.”“그게 무슨 뜻이야?”“그 남자 예전에 못된 짓을 많이 저질렀잖아요. 내가 그 일들을 폭로하기만 하면 그 사람은 망할 거예요!”배지원의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너 미쳤어? 멀쩡하게 살기 싫어서 그래?”“편하게 살기 싫은 건 서민형이죠. 그 사람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나도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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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주희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내가 왜 그 사람을 달래요? 내가 자식 둘을 낳아준 걸로 부족해요?”“부부 사이에 왜 그런 걸 따져? 게다가 네가 잘못한 게 맞잖아. 내가 네 동생 데리고 가서 사과하라고 했더니, 오히려 싸우다가 손을 대서 할퀴기나 하고. 서민형 말고 누가 네 그 성질을 참아주겠어?”주희정이 말을 하려던 참에 가방 속 휴대폰이 울렸다.서민아를 위해 찾은 변호사인 걸 확인하고 주희정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왜요? 민아 쪽에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여사님, 서민아 양이 만나고 싶어 합니다.”주희정은 시선을 내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요. 이따가 만나러 갈게요.”전화를 끊은 뒤 주희정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배지원을 바라보았다.“엄마, 민아가 만나자고 해서 이만 가볼게요.”주희정이 가려는 것을 보고 배지원이 차갑게 말했다.“너 이런 상황에서도 양딸을 만나겠다는 거야?”주희정의 발걸음이 뚝 멈추며 고개를 들어 배지원을 바라보았다.“엄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제 마음속엔 민아가 제 친딸이에요.”“허, 친딸은 무슨. 이혜숙 약을 바꿔치기했다는 건 은혜도 모르는 머리 검은 짐승이라는 소리야. 그런 애를 보물처럼 여겨? 지금 걔를 포기하고 서유정 찾아가서 모녀 사이 회복하는 데 신경 쓰는 게 나아.”눈 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이혜숙이 서경 그룹을 서유정에게 넘기려 한다는 것을.예전에는 주희정이 서유정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배지원도 시골에서 올라온 외손녀를 덩달아 싫어했다.그런데 지금은 그 아이가 서경 그룹의 후계자가 되었고 주희정이 친딸처럼 키운 서민아는 경찰서에 갔다.생각하면 할수록 배지원은 서유정에게 잘해주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정선 그룹이 이 지경으로 되지도 않았을 테니까.주희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무슨 모녀 사이를 회복해요? 나와 걔 사이엔 모녀의 정이 없어요.”서유정이 예전에 저지른 일들을 떠올리며 주희정의 눈빛에 혐오감이 스쳤다.“너 머리에 물이 들어찬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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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하지만 지금... 주희정이 품었던 아름다운 상상은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더 이상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다.주희정의 선택은 완전히 빗나갔다.“엄마, 왜 아무 말도 없어요? 안 찾아갔어요?”서민아는 주희정을 바라보며 두 눈에 믿을 수 없다는 기색과 상처받은 마음이 가득했다.“지금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양은혁뿐이에요. 엄마가 그 사람을 찾아가지 않으면 나는 정말로 형을 선고받을지도 몰라요.”서민아 맞은편에 앉은 주희정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찾아갔는데 너를 모른대.”“뭐라고요?”서민아의 눈이 저절로 커졌다. “그럴 수가, 어떻게 날 모른다고 할 수 있죠?”“너와 그 사람 대체 무슨 사이야?”주희정의 추궁하는 어투에 서민아는 마음이 뜨끔했다.“그냥... 그냥 해외에서 알게 된 친구예요...”“그냥 친구인데 네가 범죄를 저지르고 구속된 뒤에 도움을 청해?”서민아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엄마, 무슨 뜻이에요?”“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서민아, 나는 예전부터 너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오늘에서야 깨달았어. 난 너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걸. 도우미를 매수해 할머니의 혈압약을 바꿔서 뇌출혈로 쓰러져 눕게 만들다니,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어?”그전까지만 해도 마음속으로 서민아를 변호하며 순간적인 충동으로 그런 짓을 했다고 여겼다.하지만 조금 전 주씨 가문에서 배지원이 했던 말을 듣고 정신이 들었다.일시적인 충동이라 해도 어른으로서 천하에 둘도 없는 악행을 저지를 수 없었다.서민아의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엄마, 지금 본인 실패를 다 내 탓으로 돌리는 거예요?”“당연한 거 아니니? 내가 얼마나 정성껏 너를 키웠는데 넌 서경 그룹에서 쫓겨났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해쳤어. 그런데도 죄책감은 전혀 느끼지 않는 거야?”주희정은 이혜숙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그녀를 해치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서민아는 비웃으며 말했다.“난 그저 엄마가 감히 하지 못했던 일을 대신했을 뿐인데 오히려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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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다만 멍청한 주희정만 그 골을 메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서민아는 혈연이 없는 사람끼리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역시 그녀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주희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넌 그렇게 생각했구나...”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모든 희망을 양딸에게 걸었는데 결국 이런 결말이라니.“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사실이 그렇잖아요. 오늘 아마도 마지막으로 날 보러 온 거겠죠. 앞으로 다시 오지 않겠네요.”“그래, 난 더 이상 널 신경 쓰지 않을 거야. 넌 이미 어른이니까 네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지.”서민아는 웃음을 지었다. “알겠으니까 이만 가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요.”경찰서에 끌려간 그 순간부터 주희정이 언젠가는 자신을 포기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순간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주희정은 잠시 침묵한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양은혁이 오늘 송씨 가문 아가씨와 약혼했어. 한두 달 뒤면 결혼할 거야. 그 사람이 널 보러 올 일은 없으니까 알아서 잘 지내.”말을 마친 주희정은 일어나서 자리를 떠났다.문 앞에 다다랐을 때 뒤에서 서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이게 아마 내가 마지막으로 엄마라고 부르는 걸 거예요. 미안해요.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손잡이를 잡았던 주희정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몇 초간 침묵한 끝에 결국 돌아보지도 않은 채 문을 열고 떠났다.경찰서를 나온 주희정은 병원으로 향했다.혼자 병실에서 이혜숙을 지키고 있던 오은화는 주희정을 보고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살갑게 대하진 않았다.“사모님께서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오은화는 이혜숙 곁에서 수십 년을 지내며 이미 그녀를 자기 가족처럼 여기고 있었다.게다가 이혜숙이 서민아 때문에 병상에 누워 있으니 주희정에 대한 불만도 당연히 컸다.주희정은 오은화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님 뵈러 왔어요. 요즘 상태는 어떠세요?”오은화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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