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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결혼의 불청객: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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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양주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경아, 너 왜 이러는 거야? 이분은 서 대표님 비서라서 대표님 대신 나를 배웅해 준 것뿐이야.”신나경은 비웃으며 차갑게 말했다. “서 대표님 비서가 한둘도 아닌데 하필 왜 이 여자냐고? 둘이 예전에 사귀던 사이잖아. 거리를 둬야 하는 거 아니야?”그러더니 서유정을 쳐다보며 덧붙였다. “내 눈엔 흑심을 품고 주원 씨를 다시 꼬셔서 자기한테 돌아오게 하려는 걸로 보이는데!”서유정은 웃는 얼굴로 그녀의 머리를 가리켰다.“머리에 문제가 있으면 병원에 가보세요. 정 안 되면 정신병원에서 좀 지내시고요. 자꾸 뛰쳐나와서 미친 짓 하지 말고. 정말 섬뜩하거든요.”신나경의 얼굴색이 변했다. 손을 들어 서유정을 때리려 하자 양주원이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신나경, 이제 그만해!”그의 눈에 서린 짜증과 차가움을 보자 신나경은 울컥 서러움이 밀려왔다.“주원 씨, 저 여자가 지금 고의로 접근해서 유혹하려는 거 안 보여?”양주원의 눈에 언뜻 혐오감이 스쳤다. “이미 설명했잖아. 서 대표님 비서로서 대표님 대신 나를 배웅해 준 거라고. 왜 사람 말을 안 믿어?”서유정 앞에서 이런 소리까지 듣자 신나경의 눈에 금세 눈물이 고였다.“좋아. 내가 오해했다고 치자. 그럼 앞으로 서 대표님한테 부탁해서 비서 좀 바꿔 달라고 할 순 없어? 당신들이 만나는 거 보기 싫어.”지금 양주원의 마음이 그녀에게서 멀어진 상태이다. 둘이 자주 만나게 되면 옛정이 되살아나지 말란 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그녀는 정말로 버려지게 될 터였다.“우린 정상적인 비즈니스 관계일 뿐이야. 그것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면 앞으로 내가 비즈니스 하러 나갈 때 넌 따라오지 마.”서유정은 여기서 그들의 싸움을 들으며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양주원을 보며 말했다. “양 대표님, 저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돌아가겠습니다.”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뒤돌아 서경 그룹으로 걸어갔다.뒤에서 분노에 찬 신나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유정, 너 거기 서! 지금 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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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서유정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간 없어요.”서민형의 얼굴이 굳어졌다. “유정아, 엄마가 예전에 너한테 불공평했던 것도 사실이고 잘못한 일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 잘못을 깨닫고 널 잘해 주고 싶어 하시는데...”“아무래도 잊으셨나 본데요.” 서유정은 그의 말을 끊고 아무런 표정 없이 말했다. “저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회사에 다니는 것일 뿐이지 아버지나 주 여사님과 가족애를 회복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저는 용서할 생각이 없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서민형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서유정은 뒤돌아 나갔다.저녁 무렵, 서유정이 짐을 챙겨 퇴근하려는데 주희정이 찾아왔다.그녀는 보온 도시락통을 들고 서유정 곁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유정아, 네가 집에 와서 밥 먹기 싫다고 해서 내가 음식 싸 왔어. 가져가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돼.”주희정의 호의에 서유정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그녀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주희정은 보온 도시락통을 쥔 손을 꽉 조였다. 한참 후에야 천천히 손을 내리고 돌아서서 서민형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주희정의 창백한 얼굴을 본 서민형은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와서 자존심 긁히지 말라고 내가 미리 말하지 않았어? 거봐, 내 말 그대로지?”주희정은 보온 도시락통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소파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 그동안 저지른 잘못을 만회할 수 있을까요?”그녀는 정말 후회했다. 만약 서유정이 서씨 가문에 돌아왔을 때 잘 대해줬다면 지금 그들의 관계가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안타깝게도 만약이란 건 없었다.서민형은 그녀를 흘끗 보고는 말했다. “포기해.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방금 떠나기 전에 명확하게 말했어.”주희정은 고개를 떨구었다. “다 내 잘못이에요.”“지금 와서 자책한들 무슨 소용이야? 예전에 계속 민아만 편애했던 것도 당신이고 지금 후회하는 것도 당신이야.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어. 지금 해야 할 일은 만회할 방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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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순간 서유정의 집에서 향기로운 음식 냄새가 풍겨나왔다. 저녁 식사를 거른 탓에 배에서 저절로 꼬르륵 소리가 났다.서유정은 요리를 다 한 후 주방에서 접시를 들고나오다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연정미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신을 차리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연정미를 바라봤다. “제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아까 저더러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는데 어쩌다 들어와 계신 거죠?”“문 일부러 열어 둔 거 나더러 들어오라는 뜻 아니에요?”서유정은 접시를 내려놓고 피식 웃었다.“사모님, 착각이세요. 제가 문을 연 건 혹시라도 사모님께서 현관에서 쓰러지시면 제가 소리를 듣고 119에 전화하는 시간을 늦추지 않으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수환 씨가 나중에 오해할까 봐서요.”연정미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는 입술을 비죽 내밀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이미 들어와 버렸으니 체면은 다 구겨졌고 다시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녀는 서유정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배고프네요.”서유정은 그녀를 대접할 마음이 없었다. “배고프시면 배달 음식을 시키시면 되잖아요. 저한테 말씀하실 필요는 없죠. 전 사모님의 집사도 아니고 식사를 챙겨 드릴 의무도 없잖아요.”연정미는 잠시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유정을 바라봤다. “수환이와 결혼하려면 나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서유정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착각이세요. 그건 저와 수환 씨 사이의 일이에요. 사모님께서 반대하시든 안 하시든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그러니 제가 굳이 사모님께 잘 보일 필요도 없죠.”아까 들어와 앉아서 기다리겠냐고 물어본 것도 단지 그녀가 남자 친구의 어머니라는 명분 때문이었다.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박수환의 덕을 본 것이었다.연정미는 말을 잇지 못했다.왜 이렇게 예상 밖으로 행동하는 건지 싶었다.서유정은 더 이상 그녀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혼자서 접시를 가져와 박수환 몫의 요리를 따로 덜어두고 밥을 푸고는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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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연정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제 네가 컸다고 나조차도 안중에도 없는 거로구나!”예전에 박수환이 집을 나섰을 때 그녀는 그저 순간적인 반항이라고 생각했고 마음을 정리하면 한성시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가 한성시에서 5년을 기다려도 박수환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황수연에게서 그가 연화시에서 여자를 만나 사귄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그녀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연화시로 왔다.그 일이 5년이나 지났으니 박수환이 자신에 대한 태도가 좀 누그러졌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에서야 알았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원망하고 있었다.연정미의 얼굴에 스친 실망감을 본 박수환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내 이전처럼 차갑게 변했다.“저는 한 번도 어머니를 무시한 적 없습니다. 단지 제 일에 남이 간섭하는 것을 싫어할 뿐입니다.”연정미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너한테는 내가 남이라는 거니?”그는 그녀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낳은 아이였다. 지금까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아들이었는데 이제 와서 자신을 남이라고 말하다니!박수환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이런 태도는 연정미의 눈에는 인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래... 내가 여길 오지 말아야 했어. 5년이 지났으니 네가 좀 성숙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5년 전이랑 조금도 변하지 않았구나.”그 말을 듣자 박수환의 얼굴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어머니도 5년 전과 똑같이 독단적이고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시는군요.”박수환의 말이 끝나자 거실은 침묵에 잠겼다.연정미는 박수환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걸음 물러섰고 거의 균형을 잃을 뻔했다.“그래. 넌 여전히 나를 원망하고 있었구나. 남이 네 눈에는 가족보다 더 중요한 존재라니! 수환아, 넌 정말 나를 실망하게 하는구나!”박수환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집을 떠났을 때부터 저는 이미 그 집 사람이 아닙니다.”“그래. 후회하지 마!”연정미는 몸을 돌려 떠났다. 비틀거리는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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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할머니, 어디서 이걸...”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는 다시 끊겼다.박현우는 할 말을 잃었다.연정미는 휴대폰을 가방에 넣고 기사에게 호텔로 가자고 했다. 이번 연화시 방문으로 박수환이 아직 한성시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다.그에게 5년의 세월을 줬는데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그녀가 특별한 수단으로박 그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연정미는 박대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큰아들, 회사 주주들에게 내일 오후 2시에 회의에 참석하라고 해. 그리고 내일 아침 연화시에서 한성시로 가는 항공권도 예약해 줘.”“네. 그런데 갑자기 왜 주주총회를 소집하시려는 거예요? 수환이가 돌아오기로 한 건가요?”박대진의 조심스러우면서도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를 듣고 연정미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바로 눈치챘다.“걱정하지 마. 네 동생이 정운 그룹으로 돌아오는 건 아니야. 내가 이번에 연화시에 왔는데 수환이가 나를 너무 실망하게 했어.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기로 했으니 주주총회를 소집해서 모두에게 정운 그룹 사장 자리를 네가 맡게 될 거라고 알릴 거야.”“어머니, 정말이세요? 저한테 장난치시는 건 아니죠?”흥분한 박대진은 사무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표정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수년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연정미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항상 막내아들인 박수환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정운 그룹을 자신에게 맡기려고 한다니...흥분과 설렘 속에서도 박대진은 마지막 이성을 붙잡고 연정미가 혹시 자신을 속이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내가 너한테 장난칠 이유가 뭐가 있겠니? 이번에 연화시에 와서 보니 네 동생은 여전히 나를 원망하고 있어. 평생 나를 용서해 줄 일은 없을 것 같으니 나도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어.”박대진은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그동안 연정미가 박수환을 편애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박수환이 무의미한 사람 때문에 연정미와 대립하며 스스로를 망쳤으니 샴페인을 터뜨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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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방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박수환이 잠들었는지 서유정은 알 수 없었다.문 앞에서 잠시 기다리던 서유정이 막 돌아서려는데 갑자기 안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문이 열렸다.박수환은 현관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머리 위의 불빛이 비스듬히 쏟아져 내렸다. 그는 억지로 웃음을 보였다.“무슨 일이에요?”그의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챈 서유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수환 씨, 기분이 안 좋아요?”박수환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티가 나요?”그는 자신이 서유정 앞에서 잘 숨길 수 있을 줄 알았다.“지금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뭐 좀 먹을래요? 음식이 아직 따뜻해요.”그녀는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혹시라도 그가 거절할까 봐 두려웠다.박수환은 그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식욕이 없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그녀를 따라 맞은편으로 건너갔다. 서유정은 박수환에게 식탁에 앉아 기다리라고 했다.“내가 가서 음식을 가져올게요.”일 분도 채 되지 않아 몇 가지 먹음직스럽고 향긋한 요리가 그의 앞에 놓였다.그가 식욕이 없을까 봐 서유정은 밥을 반 그릇만 담아주었다.“유정 씨, 고마워요.”“어서 먹어요.”서유정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괴고 그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는 박수환과 연정미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묵묵히 그의 곁을 지켜주는 것뿐이었다.그가 닭볶음탕을 별로 먹지 않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내가 만든 닭볶음탕이 맛이 없어요?”박수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입맛이 별로 없어요.”잠시 침묵이 흐른 후, 서유정은 약간 어두워 보이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환 씨,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든 이미 바꿀 수 없는 사실이잖아요. 너무 힘들어하지 말아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잖아요.”“그래요. 나도 알아요.”박수환은 젓가락을 쥔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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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그가 건네는 계약서를 보더니 서유정의 눈빛이 반짝 빛났다. 손을 내밀어 계약서를 받았다. “그래요. 알겠어요.”삼십 분 후, 서유정은 에어 테크 건물 아래에 도착했다.막 입구에 다다랐을 때 안에서 나오는 양은혁과 마주쳤다.남자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이목구비는 수려했으며 금테 안경 너머로 도화빛 눈매가 드러나 있었다.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어 다정다감해 보이지는 않았다. 주변의 차가운 분위기와 어우러져 지극히 냉담해 보였다.서유정을 보고 그는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 곧바로 시선을 차갑게 돌려 그녀를 지나쳐 그대로 가버렸다.여기서 그를 만난 것은 서유정에게는 약간 놀라운 일이었다.양은혁은 양주원의 이복형이며 양현 그룹의 현임 사장이다.예전부터 그는 사생아인 양주원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양주원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몰래 많은 방해를 했다. 양주원의 운이 나빴다면 아마 지금쯤은 어느 어둡고 습한 지하방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양은혁을 만난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서유정은 에어 테크로 들어갔다. 안내 데스크에 자신의 방문 목적을 말하자 안내원은 정지석에게 전화를 걸어 정보를 확인한 후 서유정을 바라보았다.“서 비서님, 들어가셔도 됩니다.”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그녀가 막 꼭대기 층에 도착하자 원의진은 즉시 신나경에게 소식을 전했다.서유정이 에어 테크에 갔다는 것을 안 신나경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헐레벌떡 그곳으로 달려갔다.양주원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그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는 안색이 더욱 굳어졌다.“서유정은 어디 있어?”양주원은 서류를 보고 있다가 그 말에 미간에 찌푸렸다. “나경아, 할 일 없으면 가서 직장이나 구해. 왜 하루 종일 미친 여자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난리야.”예전에 양주원이 신나경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순종적이고 착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결혼했다. 그 후부터 신나경은 신경질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이전의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은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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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신나경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가 잠시 후 다시 풀었다.“그래. 내가 먼저 관심을 끈 건 맞아. 하지만 주원 씨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나랑 함께했던 거 아니야? 내가 아이를 지우면 서유정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양주원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신나경은 놀라서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양주원은 앉아 있고 그녀는 서 있었지만 그의 주변에서 풍기는 차가운 공기가 신나경을 스스로 움츠러들게 했다.분노로 잃었던 이성이 서서히 돌아왔고 섬뜩한 두려움이 밀려왔다.양주원은 차갑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말이 맞아. 내가 실수를 했고 유정이는 더 이상 나를 용서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나도 이대로 가만있을 수는 없어.”예전에 그는 자신이 어릴 때 아버지 없이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떠올렸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아이가 서로를 증오하는 부모를 갖는 것보다는 차라리 처음부터 이 세상에 오지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신나경의 안색이 변하더니 무의식적으로 아랫배를 감싸안았다. “주원 씨, 난 당신이 이 아이한테 아무 짓도 못 하게 할 거야. 잊지 마. 내가 이 아이의 엄마야. 당신 혼자 이 아이의 생사를 결정할 자격은 없어.”신나경은 오늘 양주원을 찾아온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조금이라도 침착했더라면 양주원이 아이를 지우게 할 생각을 품지는 않았을 텐데.이 아이는 그녀가 양주원 곁에 머무를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자 희망이었다. 아이가 없어지면 양주원은 절대로 그녀를 다시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다.양주원은 그녀와 이런 무의미한 주제로 논쟁할 생각이 없었다. 곧바로 정지석을 사무실로 불렀다. “제1 병원 쪽에 연락해서...”“안 돼! 절대 안 돼!”신나경은 고함치며 양주원의 말을 끊었다. “주원 씨, 감히 나에게 낙태를 강요한다면 난 에어 테크 옥상에서 뛰어내릴 거야!”양주원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그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나를 협박하는 거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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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하지만 두 사람은 정말이지 만족을 모르고 탐욕스러웠다. 민지선은 신나경에게 돈을 받은 후에도 양주원을 찾아가 에어 테크에 신철호의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하라고 했다.신나경은 아직 양주원에게 그 말을 꺼내 볼 기회도 찾지 못했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내가 알기로는 철호가 계속 빈둥거리며 돌아다니고 여기저기서 사고를 친다고 하던데. 네 남동생과 이 아이 중에서 넌 누굴 선택할래?”...서유정이 서경 그룹으로 돌아와 막 업무를 시작하려는데 박수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박수환이 한성시에 잠시 다녀오겠다는 말에 서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바로 메시지를 보내 물었다.박수환은 큰일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장했다. 자신이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서유정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연정미가 박수환에게 한성시로 돌아오라고 했을 때도 계속 거절했는데 지금 갑자기 돌아가다니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서유정은 곧바로 박현우에게 메시지를 보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한참 후에야 박현우가 답장했다.[누나,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할머니가 정운 그룹을 아버지께 넘기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전에는 작은아버지를 정운 그룹의 후계자로 키울 생각이었거든요.]박수환은 정운 그룹에 관심이 없으니 이 일 때문에 돌아가는 건 아닐 것이고 아마 다른 일 때문일 것이다.박현우는 또 메시지를 보냈다.[누나, 마침 저도 한성시에 가야 해서요. 제가 먼저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릴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할머니가 작은아버지를 많이 아끼셔서 절대 아무 일 없을 거예요.]박현우의 이 메시지를 보고 나서야 서유정은 비로소 조금 안심했다.[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한편, 박수환은 이미 한성시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네 시간 후, 비행기는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공항을 나와 택시를 잡아 정운 가로 향했다.5년 만에 돌아왔지만 정운 가의 집사들은 그를 보고도 놀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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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연정미의 마음속에서 한 사람의 목숨은 그저 '사고'라는 두 글자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이었다. 자기 목숨을 백경환한테 내줄 리가 없지 않은가?연정미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눈에서는 분노가 들끓었다.“네 마음속에 난 남보다도 못하다는 거니?”박수환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저한테 가족 운운하지 마세요. 지난 몇 년 동안 아주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셨다면 우리가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겁니다.”연정미는 늘 사람을 명령하듯 대했다. 항상 높은 자리에 있는 것도, 자기 말을 거스를 사람이 없다는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그녀는 박수환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그래. 네가 정운 그룹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네 뜻대로 해주마. 오늘부터 너는 정운 그룹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정운 그룹과 관계를 끊을 수 있어요. 그러나 만약 서경 그룹에 무슨 짓이라도 하시면 제 손에 들어 있는 큰형의 불법 증거로 전부 끝장낼 수도 있어요.”탁!연정미가 갑자기 책상을 내리쳤다. 그녀는 화가 치밀어 뺨이 붉게 달아올랐다.비록 나이가 칠십이 넘었지만 그녀는 줄곧 정운 그룹을 장악해 왔기 때문에 그녀 주변에서 풍기는 위압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사람들을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에 떨게 했다.“수환아, 네가 정말 미쳤구나!”박수환은 연정미의 분노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는 그저 어머니께서 제 일에 더 이상 간섭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평범하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평범? 네가 정말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정운 그룹과 네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하면 정운 그룹과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반드시 그 원한을 너한테 풀려고 할 거야. 정운 그룹이 없으면 네가 서유정과 서씨 가문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아?”“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돌아가서 정운 그룹을 물려받을지 말지 잘 생각해 봐. 만약 네가 물려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나는 네가 정운 그룹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힐 거야.”“그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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