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내 결혼의 불청객: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잠시 망설이던 송지민이 무언가 말하려는 찰나 한 친구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나 잠깐만 다녀올게. 혼자 좀 놀고 있어.”“응, 알겠어.”송지민이 자리를 뜬 뒤, 서유정은 과일주를 몇 잔 마시고 나니 머리가 어질어질했다.조용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잠시 쉬려던 그녀는 그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다.다시 눈을 떴을 땐 여전히 시끌벅적한 음악 소리와 웃음소리가 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시간을 확인해 보니 어느새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다.‘한 시간 넘게 잠들었던 모양이네.’송지민에게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이자 서유정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넨 뒤 먼저 자리를 떴다.클럽을 나서자 눈송이가 조용히 흩날리고 있었다.서유정의 눈에 놀라움과 기쁨이 스쳤다.연화시는 겨울이면 바람이 매섭게 불지만 눈은 거의 내리지 않는 곳이었다.그녀 기억 속에도 이렇게 눈다운 눈은 몇 번 없었다.서유정은 대리운전을 기다리며 클럽 입구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봤다.부드럽게 흩날리는 하얀 눈송이들에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얼굴에는 잔잔한 웃음이 번졌다.그때 2층 룸의 테라스에 긴 실루엣을 가진 한 남자가 창가에 서 있었다.그는 어둠 속에 반쯤 가려진 얼굴로 서유정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그의 뒤에서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뭘 그렇게 보고 있어?”“아무것도 아니야.”남자는 고개를 돌리며 몸으로 상대의 시선을 가렸다.“비밀스럽게 뭐야.”상대는 장난기 섞인 말투로 그를 따라나서려다 그가 방심한 틈을 타 얼른 테라스로 달려가 고개를 내밀었다.하지만 차량 한 대가 멀어지는 뒷모습뿐, 클럽 입구에는 아무도 없었다.“뭐야, 예쁜 여자라도 몰래 보고 있나 했더니... 겨우 클럽 입구 보고 있었던 거야? 볼 게 뭐가 있다고...”상대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서며 투덜거렸다.그 말에 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그래서 내가 애초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잖아. 안 믿은 건 너지.”집에 도착하고 보니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각이었다.샤워를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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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두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서유정이 발걸음을 멈추고 앞서가던 직원에게 잠시 후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려던 찰나 반지를 고르고 있던 신나경이 무언가를 눈치챈 듯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시선 끝에 서유정이 보이자 그녀는 반지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문득 어젯밤 조민재가 했던 말이 다시 머릿속을 파고들었다.그 말은 가시가 되어 신나경의 신경을 건드렸다.‘나는 그저 서유정처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을 뿐, 그 외에는 절대 밀리지 않아.’하지만 양주원의 친구들은 언제나 그녀를 비웃고 무시했다.신나경은 이를 악물며 속으로 다짐했다.‘난 서유정보다 못하지 않아. 반드시 증명해 보일 거야.’표정을 가다듬은 그녀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말했다.“서 변호사님,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혹시 반지 보러 오셨어요?”신나경의 말에 양주원도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서유정의 존재를 발견했다.병원 앞에서의 차가운 눈빛과 어젯밤의 외면이 떠오르자 그의 표정은 단숨에 어두워졌다.서유정은 아무런 감정 없는 얼굴로 시선을 피했고 신나경의 인사에는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신나경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반지를 쥔 그녀의 손이 새하얘졌다.“대표님, 서 변호사님이 저 싫어하시는 것 같아요. 인사드릴 때마다 무시하시네요.”양주원은 고개를 숙여 그녀를 바라보고는 부드럽게 말했다.“신경 쓰지 말고 우린 우리 할 거 하면 돼.”신나경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네.”직원은 신나경을 바라보다 다시 서유정을 보며 물었다.“아시는 사이세요?”제품을 팔면 보너스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는 고객을 뺏기는 경우도 있었다.서유정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말했다.“아뇨, 모르는 사이예요.”직원은 더 묻지 않고 그녀를 팔찌 진열대로 안내했다.서유정은 한참을 둘러보다가 별빛을 모티브로 한 팔찌에 시선을 빼앗겼다.작은 별 모양의 펜던트들이 비대칭으로 정갈하게 배치돼 있었고 미세한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어 불빛에 반사되며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이 팔찌를 송지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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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양주원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두워졌다.“서유정,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야?”2000억이면 가게 자체를 사버릴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서유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원하는 대로 부르라고 한 건 너잖아? 감당도 못 할 거면서 그런 졸부 티 내지 마. 웃기기만 하니까.”두 사람의 반응은 더 이상 볼 필요도 없다는 듯 그녀는 시선을 돌려 매장 직원에게 다가가 카드를 건넸다.“이거 포장 좀 부탁드릴게요.”원래는 다른 액세서리도 좀 더 보려고 했지만 기분이 망가져 버린 터라 서유정은 더 볼 생각도 들지 않았다.매장 직원은 눈치 빠르게 카드를 받아서 들었다.“네,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결제가 끝나자 직원은 포장된 팔찌와 카드를 서유정에게 내밀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들러주세요.”서유정은 상품을 받아 들고 조용히 돌아서 매장을 나섰다.엘리베이터 앞에 섰을 때 신나경과 양주원이 뒤따라왔다.“양 대표님, 이 반지는 너무 비싼 것 같아요. 그냥 돌아가서 좀 더 작은 걸로 바꾸는 게 어때요?”“됐어. 이게 제일 예뻤어.”“그럼 뭐... 오늘 갑자기 반지 사러 오셨는데 저한테 프러포즈하려는 건 아니겠죠? 저 반지 하나 받았다고 결혼하는 사람 아니에요?”양주원은 작게 웃었다.그 웃음에는 묘한 즐거움이 섞여 있었다.“걱정하지 마. 너한텐 성대한 프러포즈 준비할 거니까.”서유정은 마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서 있었다.양주원의 시선이 서유정의 무표정한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그 눈빛은 깊었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몇 사람이 함께 올라탔다.신나경은 양주원과 점심은 뭘 먹을지 얘기하고 있었다.양주원은 다정한 말투로 답했다.“점심에는 네가 좋아하는 갈비 먹자. 그리고 채소볶음도 하나 추가하고.”“채소는 싫어요. 다른 걸로 바꾸면 안 돼요?”엘리베이터에 비친 두 사람은 아주 가까이 밀착되어 있었고 신나경은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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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서유정은 조금 의외였다.지난주에 의뢰인과 상담할 때는 분위기가 꽤 괜찮았기 때문이다.“주 여사님, 혹시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게 되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서유정도 명신 로펌의 장 변호사를 알고 있었다.그는 형사 사건에 강한 편이지만 이혼 사건 쪽은 그렇게 능한 편이 아니었다.“장 변호사님이랑 이야기해 보니까 그분이 더 나은 것 같더라고요. 서 변호사님, 시간 뺏어서 정말 죄송해요. 저 지금 좀 바빠서 이만 끊을게요.”서유정이 무언가 말하기도 전에 전화는 뚝 끊겼다.이미 마음을 정한 상대에게 더 연락해 봤자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집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의뢰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그 사람 역시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했다며 통보했다.그렇게 주말 이틀 동안 전에 상담을 마친 의뢰인들 대부분이 변호사를 바꾸겠다고 알려왔다.한두 명 정도 바꾸는 건 흔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마음을 바꾸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월요일 아침, 서유정은 로펌에 도착하자마자 진태현의 사무실로 향해 이 일을 보고했다.이야기를 들은 진태현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알겠습니다. 조사해 보고 알려줄게요.”로펌 간의 경쟁이 있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렇게 연달아 사건이 엎어진 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서유정을 방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네, 변호사님.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서유정은 자리로 돌아왔다.그동안 맡았던 사건들 서류는 대부분 정리도 끝났고 앞선 이 주간 진행한 상담들도 모두 수포로 돌아가 오늘은 오히려 한가해졌다.원래 이번 주에도 몇몇 의뢰인과 상담 약속이 잡혀 있었는데 주말 사이 모두가 공통적으로 변호사를 정했으니 만나지 않겠다는 연락이 왔다.다른 사건을 받지 않는 이상 다음 주도 별다른 일 없이 흘러갈 게 뻔했다.그때 박현우가 그녀에게 다가왔다.“유정 누나, 오늘은 뭐하면 될까요? 오늘도 의뢰인 만나러 가는 거예요?”서유정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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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알겠습니다. 진 변호사님, 감사합니다.”서유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진태현이 천천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서 변, 만약 양 대표가 계속 저런 식으로 사건을 빼앗아 가겠다고 나선다면 우리도 막을 방법이 없어요. 한번 직접 만나서 이야기해 보는 게 어때요?”두 사람이 예전 연인이었던 만큼 서유정이 직접 찾아가면 상황이 바뀔 여지도 있어 보였다.서유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진태현을 바라보며 말했다.“네, 생각해 볼게요. 다른 일 없으시면 먼저 나가보겠습니다.”“그러세요.”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서유정은 한동안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마침내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고 밖으로 향했다.그 모습을 본 박현우가 급히 따라왔다.“유정 누나, 어디 가세요?”“누구 좀 만나려고요. 안 따라와도 되니 돌아가서 지난 사건 기록 좀 더 확인하도록 하세요.”말투가 평소보다 딱딱하고 감정이 흔들린다는 걸 눈치챈 박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같이 갈래요.”“혼자 다녀와도 괜찮아요.”더 이상 말은 없었지만 박현우는 물러서지 않았고 조용히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두 사람은 함께 올라탔다.서유정은 지하 1층 버튼을 누르고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박현우는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곧 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자 서유정은 곧장 걸어 나갔다.박현우도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서유정이 키를 꺼내 문을 열려던 찰나 한 손이 그녀 앞을 가로막았다.“누나, 제가 운전할게요.”잠시 정적이 흐르고 서유정은 조용히 그에게 차 키를 건넸다.그녀는 반대편으로 돌아가 조수석 문을 열고 탔다.30분 뒤 그녀의 차가 에어 테크 건물 앞에 멈췄다.서유정은 옆자리에 앉은 박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려요. 금방 올게요.”“네, 볼일 보고 오세요.”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며 차에서 내렸다.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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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서유정은 무표정하게 양주원을 바라봤다.그녀의 차분한 눈빛을 마주한 양주원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는 걸 느꼈다.무언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데 자신은 그것을 붙잡을 힘조차 없다는 듯한 허무한 감각이었다.양주원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손이 천천히 움켜쥐어졌지만 서유정은 그의 그런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설령 눈치챘다 해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지금 여기서 분명히 말해둘게. 양주원, 난 길 가다가 아무나 붙잡고 결혼해야 한대도 다시는 너한텐 안 돌아가.”“서유정!”양주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마치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 매서웠다.“다시 한번 말해 봐!”“그렇게 듣고 싶다면 내가 녹음해서 보내줄까? 매일 아침저녁으로 반복 재생하게.”말이 끝나기 무섭게 책상 위의 찻잔이 그녀 발치로 날아와 바닥에 처박혔다.쨍그랑!찻잔은 산산조각이 나고 뜨거운 차가 그녀의 다리 위로 튀었다.종아리에 뜨거운 고통이 느껴지자 서유정은 이를 악물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종아리 한쪽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양주원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졌다.“꺼져!”서유정은 고통을 참으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했다.“양주원, 지난 8년 동안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 서로 깔끔하게 끝내자. 마지막 자존심까지 짓밟지 말고.”그렇게 말하고 나서 서유정은 망설임 없이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났다.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양주원의 얼굴은 얼어붙은 듯 싸늘하게 굳어졌다.서유정이 떠난 직후 신나경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바닥에 산산이 깨진 찻잔과 싸늘한 기색의 양주원을 본 그녀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신나경은 급히 서류를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바닥의 조각들을 치우기 시작했다.“대표님, 이건 오늘 사인하셔야 할 서류입니다.”“나가!”“대표님...”“내 말 안 들려?”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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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서유정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녀는 확실히 한 번도 놀이공원에 와본 적이 없었다.열여섯 살 이전까지 그녀는 시골에서 자랐고 그때까진 놀이공원이란 게 뭔지도 몰랐다.열여섯 살에 서씨 가문으로 돌아간 후, 한 번은 우연히 놀이공원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때 호기심에 어머니한테 물은 적도 있었지만 들려온 답은 싸늘하기 그지없었다.“놀이공원도 몰라? 애들이나 가는 데잖아. 역시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아는 게 없네. 촌티가 철철 흘러.”서유정은 당시 그녀의 경멸 섞인 말투와 표정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났다.그날 이후로 서유정은 처음 보는 건물이나 모르는 게 있어도 함부로 묻지 않았고 대신 조용히 사진을 찍거나 외형을 기억해 뒀다가 집에 돌아가 검색해 보곤 했다.그녀가 아무 말 없이 서 있자 박현우는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처음이라고 하니 오늘은 제가 일일 가이드를 해드리죠. 우리 어른이 따라오실까요?”서유정은 그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물었다.“그런데 왜 갑자기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누나 요즘 기분 안 좋잖아요. 저는 그럴 때마다 여기 와서 스트레스 풀거든요. 진짜 효과 좋아요. 얼른 가요.”말을 마친 박현우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서유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의 뒤를 따라갔다.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그제야 서유정은 박현우 말이 사실이라는 걸 실감했다.‘놀이공원이 꼭 어린애들만 오는 곳은 아니었구나...’“먼저 롤러코스터부터 타요.”박현우는 신난 얼굴로 그녀를 이끌어 롤러코스터 앞에 섰다.서유정은 하늘 위로 솟구쳤다 떨어지며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을 올려다보며 손에 쥔 가방끈을 꽉 움켜쥐었다.그녀는 수직 낙하 코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후들거렸다.“이거 너무 무섭지 않아요?”“좀 무섭긴 한데 스트레스 해소에는 최고예요. 누나도 타보면 알게 될걸요?”그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설마 겁내는 건 아니죠? 누나가 무섭다면 다른 거 타도 돼요.”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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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박현우가 물을 들고 돌아왔을 때 서유정은 옆에서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던 한 가족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유정 누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요?”그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서유정은 조금 전까지 아이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서유정은 물을 받아들며 말했다.“아니요. 그냥 저 여자아이가 귀엽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혹시 아무도 누나한테 귀엽다고 한 적 없어요?”서유정은 박현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대답했다.“없었어요. 사람들 대부분은 나를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사람이라고 해요. 아, 재판에서 진 쪽은 내가 말발 세고 입만 살아있다고 하기도 해요.”“맞는 말이긴 하네요.”“됐고, 이제 슬슬 돌아가죠.”“네.”두 사람은 놀이공원을 나와 차에 올랐다.서유정은 차 안에서 박현우를 바라보며 말했다.“현우 씨, 오늘 정말 고마워요. 덕분이 기분이 한결 나아졌어요.”“고맙긴요.”박현우는 차를 출발시켰다.로펌에 돌아온 뒤 서유정은 새 사건을 찾기 위해 다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박현우는 그녀가 이전에 맡았던 사건의 자료를 살펴봤다.하지만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새 사건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양주원이 여전히 그녀를 겨냥하고 있다는 뜻이었다.그렇게 어느덧 일요일, 송지민의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다.송지민은 연화시 4대 가문 중 하나인 송씨 가문의 장녀로 매년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열었다.서유정이 차를 몰아 송씨 가문 저택에 도착했을 땐 이미 수많은 고급 차가 입구에 즐비해 있었다.그녀는 구석에 조용히 차를 세운 뒤 선물을 들고 안으로 향했다.정원 한가운데에는 10단이 넘는 대형 케이크가 놓여 있었고 주변은 사람들로 북적였다.고급 정장을 입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서유정은 송지민을 찾아 선물만 전달하고 바로 나올 생각이었지만 샴페인 타워 옆을 지나가던 중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에 세게 부딪쳤다.쨍그랑!사람 키만 한 샴페인 타워가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졌고 그 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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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여자의 말이 끝나자 주위 사람들이 서유정을 바라보는 시선도 점점 싸늘해졌다.끝까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서유정을 보며 양주원의 얼굴은 어둡게 일그러졌고 와인잔을 쥐고 있던 손도 소리 없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다.여자는 주변 분위기를 예리하게 감지하고는 송씨 가문의 도우미를 향해 말했다.“어서 이 여자 쫓아내지 않고 뭐 해요? 이런 식으로 송지민 양의 생일을 망치면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아요?”새로 들어온 도우미는 서유정을 본 적이 없어 그녀가 송지민의 손님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게다가 여자는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서유정은 비교적 수수한 차림이었기에 그녀 편을 드는 것도 당연했다.오늘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력가들이니 괜히 잘못 건드렸다간 바로 해고될 수 있으니 말이다.“손님, 지금 나가주셔야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호원 부르겠습니다.”미간을 찌푸린 서유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전 그냥 선물 전해주러 왔습니다. 전해주면 바로 나갈게요.”그러자 여자는 비웃듯 말했다.“무슨 선물? 몸으로 때우려고? 문제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걸 원할까?”그 말을 들은 주변 남자 중 몇몇은 웃음을 터뜨렸고 시선은 점점 노골적으로 서유정을 훑기 시작했다.남자들의 음흉하고 조롱 어린 시선을 느낀 양주원의 표정은 점점 더 험악하게 굳어졌고 속에서는 억제할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르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유정이 먼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길 기다리고 있었다.서유정은 그 여자를 쏘아보며 냉정하게 말했다.“당신은 입만 열면 저급한 이야기를 하네요. 보아하니 그쪽으로 경험이 꽤 많은가 봐요?”“뭐라고?”여자의 얼굴이 확 일그러지더니 손을 들어 서유정의 뺨을 내려치려 했다.양주원이 반사적으로 나서서 막으려 했지만 신나경이 그의 소매를 살짝 붙잡았다.바로 그 순간 옆에서 불쑥 뻗은 손이 여자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화가 나서 고개를 돌린 여자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뒷걸음질 쳤다.“송... 송지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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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주변 사람들은 모두 서유정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했지만 딱 세 사람만 얼굴이 어두워져 있었다.신나경, 양주원 그리고 한지유였다.한지유는 서유정이 사라진 방향을 매섭게 노려보며 눈 속 가득 분노와 원망을 담고 있었다.‘오늘 일, 절대 잊지 않을 거야.’송지헌은 정원을 떠나 곧장 별장 2층 응접실로 향했다.문을 열고 들어선 그는 테라스로 걸어갔다.테라스 한가운데엔 탁자가 놓여 있고 좌우로 의자가 하나씩 있었다.그중 오른쪽 의자에는 은회색 슈트를 입은 남자가 앉아 있었고 검은 머리칼에 별빛 같은 눈동자, 냉철한 분위기와 길게 뻗은 다리가 유독 눈에 띄었다.송지헌은 그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해결했어. 그런데 너 눈 진짜 좋다. 그 거리에서 서유정이라는 건 어떻게 알아봤어? 아니, 네가 서유정을 어떻게 알아?”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박수환을 바라봤다.‘내 기억이 맞다면 박수환은 서유정이랑 만난 적 없을 텐데? 조금 전에는 어떻게 정확히 서유정의 이름을 말한 거지?’두 사람이 테라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박수환이 갑자기 눈을 가늘게 뜨며 서유정이 밖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했고 그 말에 송지헌이 황급히 내려가 상황을 정리한 것이었다.지금 돌아와 다시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했다.박수환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앞에 있는 찻잔을 들어 올리며 무심하게 말했다.“그래? 네가 잘못 들은 거 아니야? 난 모르는 사람인데.”송지헌이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물어보려 했지만 그때 갑작스레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집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도련님, 회장님께서 지금 서재로 오시라고 하십니다.”“네. 알겠습니다.”송지헌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박수환을 바라봤다.“나 잠깐 다녀올게. 여기서 좀 쉬고 있어.”“응.”송지헌이 방을 나서자 테라스에는 다시 고요함이 감돌았다.박수환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한 달 내로 한씨 가문의 파산 소식을 들고 와.”...서유정이 노크하고 송지민의 방에 들어섰을 때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송지민의 볼에 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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