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안 후작가와 그의 친인척들은 아무도 꿇지 않았다.용의백 가문의 사람들만 무릎을 꿇고 있었고 고통을 호소하던 호위들마저 기어 일어나서 무릎을 꿇었다.공주는 그들을 바라보며 아무도 자신의 편에 서주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 그녀는 다가가서 용의백 부부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지만 두 사람은 고집스럽게 뜻을 굽히지 않았다.손기욱에게 뭐라고 하려던 찰나, 앳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어머니, 어머니!”가유 공주의 외동아들이 아장아장 달려오더니 공주를 향해 손을 뻗었다.“안아주세요, 어머니!”세 살이 된 어린 세자는 진작에 뛰어다닐 나이이지만 가유 공주는 안쓰러운 얼굴로 아들을 품에 안았다.“조심하렴, 그러다 넘어질라!”“어머니, 저 사람들은 왜 피를 흘리고 있나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왜 무릎을 꿇고 있는 거죠?”가유 공주는 난감한 얼굴로 손기욱에게 말했다.“손 지휘사, 아직도 안 가고 뭐 하는가? 설마 내가 자네에게 저녁 식사라도 대접하길 바라는가?”“공주마마, 어찌….”공주의 텃세에 분노한 노부인이 나서려 했지만 노후작은 헛기침을 하며 부인을 말렸다.이 상황에서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건 옳지 않았다. 손기욱 성격 상 무조건 이 일을 폐하께 고할 것이고 폐하께서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다.“아버님, 어머님, 이만 일어나세요.”가유 공주는 힘겹게 공주의 텃세를 내려놓고 가족들에게 말했다.그녀가 더 이상 무안 후작을 곤란하게 하지 않으니, 용의백 부부도 조용히 일어났다.부부는 기종에게 눈짓한 후, 억지미소를 지으며 손기욱 일행을 배웅했다.금일 공주가 사람을 괴롭히는 행위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했고 손기욱이 한 말은 일리가 있으니 무조건 폐하의 귀에 전해질 것이다. 그들은 그저 손기욱이 황제 앞에서 일을 더 부풀려서 말하지 않고 좋은 말 한마디라도 해줘서 이 일이 조용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었다.“손 지휘사는 너그러운 분이니….”손기욱은 매몰차게 용의백의 말을 끊었다.“난 원래 속 좁은 사람입니다.”용의백 부인은 어색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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