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목욕시중을 들라 했지만 오히려 시중을 받는 사람은 연경일지도 모른다. 옷도 그가 벗겨주었고 머리 위에 달았던 장신구들도 그가 풀어주었다.아직 이랑이 되기 전에 이곳에서 한번 경험이 있지만 그의 욕구를 만족시키기엔 부족했다.손기욱은 오늘 밤이야 말로 제대로 즐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잠시 후, 연경을 안방으로 데려간 그는 뒤늦게 그녀의 허리춤에 생긴 멍자국을 발견했다.그는 한참이나 그곳을 빤히 바라보았다.연경은 힘겹게 눈을 뜨고 이불로 몸을 가리며 말했다.“나으리, 옷이 다 젖었으니 서란에게 한벌 가져다 달라고 해주세요.”밖으로 나갔다 돌아온 손기욱은 조용히 침상에 누워 그녀를 껴안았다.“경아.”“예?”“내가 매번 너무 거칠어서 그렇게 나와의 접촉을 두려워하는 것이냐?”연경은 잠시 침묵하다가 자신의 멍자국을 쓰다듬고 있는 그를 보고 부드럽게 말했다.“전혀 거칠지 않습니다. 부주의로 부딪친 것뿐이에요.”“경아.”“예, 나으리.”“정사를 나눌 때 네가 원하는 게 있다면 얼마든지 내게 말하거라. 굳이 나한테만 맞춰줄 필요 없어.”연경이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감격에 겨운 순간, 귓가에 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조금 전 욕탕에서 내게 요구했던 것처럼 말이다.”연경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나으리, 어찌 그런 일을 입밖에 담으십니까?”그녀는 불만스럽게 그를 한참이나 노려보았다.손기욱은 성난 고양이를 닮은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 몸이 달았다.그녀는 그의 첫 여인인데 그라고 어찌 수치심이 없었을까?다만 매번 수줍음에 떠는 그녀를 볼 때면 치미는 욕구를 주체할 수 없었다. 둘 다 수줍어서 눈치만 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그럼 솔직히 답해 보거라. 너는 즐거웠느냐?”손기욱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부드럽게 물었다.연경이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가슴을 간지럽히는 그 목소리가 또 귓가에 울렸다.“네가 싫다고 하면 다음에는….”연경은 머리털이 곤두서서 다급히 답했다.“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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