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행동거지도 대범하고 예의도 바르고 사람들이 저희를 비웃을 때 불쾌한 표정을 지으시며 따라 웃지도 않으셨어요.”연상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으리는 안목이 뛰어나신 분이니 연 이랑도 보기엔 괜찮은 분으로 보입니다.”강씨 어멈도 고개를 끄덕였다.“겉보기엔 괜찮아 보이는데 사람 마음은 시간이 지나야 안다고 한동안은 더 두고보자꾸나. 나으리께서 이렇게까지 정성을 쏟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지난번처럼….”노인은 말을 하다 말고 한숨을 쉬었다.한편, 금수원으로 돌아온 송지운은 방 안에 놓인 상자를 보고 불쾌한듯 오만상을 썼다.그 모습을 본 지연도 입을 삐죽였다.“대체 사람을 뭐로 보고 이딴 걸 선물이라고 가져왔을까요?”송지운도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축복이라고 하면서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이런 걸 주다니. 큰댁과 둘째 숙부네는 날 얼마나 쉽게 생각하시겠어? 나으리의 유모라고 하더니, 내 뱃속의 아이까지 무시하는 게지.”“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도련님께서 최근 밤을 새우며 열심히 글공부를 하시니 분명 장원급제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아무도 저희 금수원을 무시하지 못할 거예요!”송지운은 그제야 표정을 풀었다.“그래. 도련님께서 최근 수고가 많으시긴 하지. 숙취 해소탕은 끓였느냐? 부엌에 드실 것 좀 준비하라 하거라. 안 봐도 술만 드시고 안주도 잘 안 집으셨을 텐데….”한참 후, 손유민이 시종들의 부축을 받으며 돌아왔다.송지운은 친히 그의 얼굴을 닦아주고 지연을 시켜 숙취해소탕을 가져오게 했다. 눈을 뜬 손유민은 상자를 보자 혐오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잘 돌아오셨습니다. 이 떡은 어찌 처리할까요? 조금 드시렵니까?”송지운은 버리려다가 그래도 손유민의 의견을 물어보기로 했다.손유민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용의백부의 부마가 과거시험 볼 적에 그 댁 할머니께서 뭘 선물하셨는지 아느냐? 필중의 의미로 떡과 함께 옥붓을 선물하셨다.”송지운이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남들은 귀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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