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백 부부가 돌아가고 얼마되지 않아 연경이 금수원을 찾아왔다.송지운은 눈물을 머금고 원망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며 물었다.“다 네 년 짓이지? 날 이 꼴로 만들어서 속이 시원하니?”“의원은 자네가 이번 일로 몸이 많이 상하여 앞으로 회임이 어려울 거라고 하더군. 빨리 낫고 싶으면 눈물을 거두고 안정에 힘써야 할 거야.”연경은 송지운이야 악담을 퍼붓건 말건, 웃어른의 말투로 그녀를 훈계했다.송지운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물었다.“그 종년은 어찌 되었어?”연경이 서란에게 시선을 주자, 서란이 대신 답했다.“지연은 낙태약에 담근 게장을 먹고 근간을 상하여 더 이상 회임을 못할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하….”송지운은 웃음을 터뜨렸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서란이 계속해서 말했다.“작은 마님, 지연의 인신 계약서를 내놓으시지요. 후작가는 지연을 이리 박대할 수는 없습니다.”송지운은 분노에 차서 울부짖었다.“왜 그래야 하지? 그녀는 내 시종이란 말이다!”“백부인이 아직 대문을 나가지 않았을 게다. 서란아, 네가 가서 작은 마님의 뜻을 전하고 오렴. 서령 너도 송학당에 다녀오거라. 노부인께는 작은 마님이 내 결정에 불복하여….”연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지운은 이를 갈며 울부짖었다.“역시 다 네가 꾸민 짓이었어! 풍연경!”서란이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헀다.“작은 마님, 말투에 주의해 주십시오. 엄연히 이제 이랑이 당신의 웃어른입니다!”“인과응보라는 말이 있지. 오늘 일어난 모든 건 자네가 쌓은 업보야. 요양 기간에 매일 반성하고 기도하여 새로운 사람이….”송지운은 가르치듯 말하는 연경의 말투가 마음에 안 들어 냉소를 지었다.“지금 너 따위가 내게 훈수를 두는 거야?”“나으리께선 아직 정실을 두지 않으셨고 난 그분의 첩실이자 자네의 작은 어머니로서 당연히 가르칠 책임이 있지. 서란, 넌 남아서 계약서를 받아오거라. 만약 일각이 지났는데도 작은 마님이 내어주지 않는다면 가서 경양백 부인을 다시 불러오거라.”연경은 더 이상 송지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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