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욱은 심각한 표정의 강씨 어멈을 보고는 노인을 부축하여 자리에 앉혔다.“어멈,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십니까?”강씨 어멈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그 아이가 돌아온다는 얘기, 들으셨나요?”손기욱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조심스레 물었다.“누구 말씀이십니까?”“유왕비, 나으리의 여동생 말입니다.”손기욱은 의아해하며 되물었다.“그 사람이 언제부터 제 여동생이었습니까?”이번에는 강씨 어멈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노부인께서 유왕비를 수양딸로 삼았을 때, 손기욱은 변경에 있었다. 경성으로 돌아온 이후에는 유왕비에 대해 아무도 얘기하는 이가 없었으니, 아직까지 몰랐던 것이다.“노부인께서 일전에 그 아이를 수양딸로 삼고 혼수품까지 무안 후작부에서 준비해 주었습니다. 며칠 전에 노부인께서 서신을 한통 받았는데 유왕비가 경성으로 돌아올 예정이고 아마 무안 후작부에 머물 생각인 듯합니다.”손기욱은 오랫동안 침묵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그는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한참을 말없이 있었다.그럼에도 그는 울분을 터뜨리지는 않았다.강씨 어멈은 착잡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한참 지난 후, 손기욱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수양딸로 삼았으니 어머니께서 혼수를 준비해 주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황가에 시집을 갔는데 들고 간 혼수가 아예 없었다면 그게 더 모양 빠졌을 겁니다. 황실 체면이 깎이면 후작가도 편안치 못할 테니까요.”강씨 어멈은 걱정스러운 어투로 물었다.“나으리는 이제 그 아이를 원망하지 않으십니까?”손기욱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말했다.“원망했었지만 지금은 아닙니다.”강씨 어멈은 한참을 말이 없다가 조심스레 물었다.“만약 그 아이가 고집스럽게 무안 후작부에 머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신가요?”“갈 곳이 없는 사람이지요.”손기욱은 깊게 고민하다가 말했다.“어멈, 그 사람이 언제 도착하는지 알고 계시나요?”“대략 보름 후에 도착할 듯하군요.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연경은 유왕비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손기욱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