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부인은 하는 수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손기욱은 사람을 시켜 마부를 데려오게 했다.연경은 송육진을 의자에 앉힌 후, 아현을 보내 의원을 모셔오게 했다.두 사람은 전혀 손님 티를 내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했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 경양백 부인만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잠시 후, 백부의 시종과 손기욱의 호위가 같이 돌아왔다.“마부가 사라졌습니다.”“부인, 마부가 일이 탄로난 것을 알고 도망친 듯합니다!”경양백 부인은 가슴을 치며 통곡했다.“우리 집안에 어찌 그런 짐승 같은 놈을 두었을까! 그놈이 막내와 나 사이를 이간질하고 도망을 쳤다니! 당장 관아에 사실을 알리고 놈을 잡아오거라!”사람들은 그녀가 전혀 당황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녀에 대한 의심을 조금은 내려놓았다.연경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손기욱을 바라보았고 손기욱은 느긋하게 말했다.“내가 이 사건을 맡기로 한 이상 중도에 포기할 수는 없지. 태복, 금위군을 이끌고 경성을 다 뒤져서라도 그 마부를 찾아서 데려오거라!”연경은 자신감 넘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비로소 시름을 놓았다.경양백 부인은 몰래 음침한 눈길로 손기욱을 노려보았다.참 얄밉고 거슬리는 사람이었다. 마부는 어제 돌아와서 보상을 받고는 멀리 떠난 상황이었다.‘흥, 어떻게 찾아내는지 두고 보자!’정적이 흐르는 사이, 조용히 앉아 있던 송육진이 분개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저와 어머니의 장례에 왜 아버지는 얼굴도 안 비추신 거죠?”백부인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다급히 말했다.“네 아버지는 너무 상심에 빠진 나머지 어젯밤 밤새 술을 마시다가 아직 기침을 못하셨다.”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보일 수 있는 흔한 반응이었다.그러나 송육진은 비웃음을 가득 머금고 말끝을 흐렸다.“아버지는 참말이지….”이때, 경양백의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려왔다.“육진이 어디 있느냐? 육진아!”담담하던 송육진의 눈동자가 잠깐 흔들렸다.경양백은 비틀거리며 송육진의 앞으로 다가오더니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네 어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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