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오는 기회는 아니니, 기요는 잠깐의 고민 끝에 연하에게 그 일을 맡기기로 했다.연하는 곧바로 악단을 고용하고는 그들을 시켜 경양백부로 가게 했다.나날이 쇠락해지는 경양백부는 저택에 악사를 둘 형편은 못 되지만, 오늘 같은 날에 외부에서 악사를 고용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그러나 안으로 소식을 전하러 간 문지기는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악사들은 남은 사람들을 재촉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어차피 아무도 저택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지 사람을 들여보내지 말라는 말은 없었기에, 고민 끝에 문을 열어주었다.악단의 악사들이 순조롭게 경양백부에 진입하자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기요는 마침내 미소를 지었다.“아씨는 일단 돌아가 계세요. 소인이 여기 남겠습니다.”연하는 이따가 경양백부에서 큰 소란이 일 것이니 기요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제안했다.한편, 송육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송지석으로부터 그를 매수한 시종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시종은 궂은 일만 하는 하등 시녀라서 송지석처럼 누군가의 돈을 받고 시킨 일만 했다고 고했다.그 시녀는 사람들이 많이 몰렸으니 아무도 자신을 주의해서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범행을 한 것이었다.겁에 질린 시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큰절을 올렸다.“소인이 한순간 재물에 눈이 멀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저질렀습니다. 세자, 부디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소인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께서 홀로 저희 삼 남매를 힘들게 키웠습니다. 해서….”“불쌍한 척은 집어치워라! 네가 사람을 해할 때, 피해자가 불쌍하단 생각은 한번이라도 한 적이 있느냐!”송육진은 평소와는 다르게 강경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호통쳤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몰라도 연경은 그의 역린이었다!누님을 해하려 한 자는 그게 누구라도 용서할 수 없었다.송육진은 고개를 돌려 연경을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이 시종을 심문해서 사주자의 외모 특징부터 알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그래.”연경의 허락을 받은 송육진은 자신감이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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