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손기욱은 싸늘한 목소리로 그를 불러세웠다.배육진은 얼어붙은 듯이 걸음을 멈추었다.손기욱은 고개를 돌려 연경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어투로 말했다.“잘 듣거라. 저런 망나니를 상대로 욕은 이렇게 하는 것이야.”배육진이 무슨 말인지 몰라 어쩔 바를 몰라하던 사이, 손기욱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서 이렇게 구린내가 진동하지? 똥냄새에 참을 수가 없네. 안 그런가, 배 공자?”손기욱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연경이 표정이 안 좋으니 일단 욕부터 하고 보자는 심정이었다.배육진은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 식은땀을 흘리는 사이, 주변에서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자 오늘 같이 경마를 하기로 한 친우들이 이쪽을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다.그들은 손기욱에게 예를 행한 뒤, 배육진을 끌고 갔다. 배육진은 나중에야 그 말의 의미를 알고 분노에 치를 떨었다.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시뻘게진 친우들을 보니 말도 못하고 속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사람들이 떠난 후, 손기욱은 연경을 바라보며 물었다.“녀석이 네게 무례한 짓을 했느냐?”연경은 주저없이 조금 전에 배육진이 했던 말을 그에게 들려주었다.얘기를 들은 손기욱은 아현에게 눈길을 주었고 눈치 빠른 아현은 그 길로 배육진을 쫓아갔다.손기욱은 연경을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앞으로 기분 나쁘게 하는 인간이 있거든, 뒷일은 생각하지 말고 욕을 해.”어차피 한달 후면 그녀는 완전히 다른 신분이 될 테니 남은 기간 동안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었다.손기욱은 일이 다 준비가 될 때까지 숨길 생각이었으나, 차라리 오늘 밤 돌아가서 그녀에게 자세히 말해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되면 연경도 뒷일을 걱정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았다.연경이 말이 없자, 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따가 내가 그 자식을 혼내줘야겠어. 손목을 부러뜨리는 게 나을까, 아니면 발목? 차라리 그냥 눈을 뽑아버릴까?”그냥 해본 말이었는데 연경이 정색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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