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씨 어멈은 몰래 연경과 소연을 번갈아보았다.오래 가르쳐서 정이 든 탓인지, 그래도 연경이 더 곱게 보였다.조 내관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잔치술 한 잔만 얻어 마시고 궁으로 돌아갔다.소연은 새로 온 첩실임에도 긴장하지 않고 연회가 시작되자 여인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며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탕한 성격에 말도 예쁘게 해서 그런지, 큰댁과 둘째네 식구들은 빠르게 그녀와 친해졌다.사람들은 새로 들어온 귀첩이 거만함 없이 활발해서 평소 자신들과 거의 교류가 없던 연경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식사가 끝난 후, 평소 오만방자하던 송지운마저도 소연과 여러 해를 알고 지낸 자매처럼 친해졌다.소연의 처소는 노부인이 직접 정한 곳으로 본채의 북동쪽 모퉁이, 매향원의 반대쪽에 있었다.손기욱이 연경과 함께 매화당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소연의 시녀가 찾아왔다.“나으리, 소 이랑께서 혹시 창고에 무기 진열대가 있는지 물어보라고 하셔서 왔습니다. 소 이랑께서 가져온 장창과 채찍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서요.”급히 준비한 처소였기에 방에 필요한 것이 빠졌을 수밖에 없었다.소연은 비록 첩실이지만 일반 여인들이 혼례를 치를 때 갖출 정도의 혼수품은 가지고 온 상황이었다.손기욱은 태복을 시켜 창고에 가서 하나 가져다주라고 명했다.연경은 불만스럽게 돌아가는 그 시녀를 바라보며 손기욱의 손에서 살며시 손을 뺐다.“가서 소 이랑에게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물어보세요. 오늘 막 저택에 들어왔으니 너무 소홀히 대할 수는 없지요.”술기운이 사라진 지금, 그녀는 다시 평소의 이성을 되찾았다.그녀는 정실부인의 자리를 원하면서 그의 마음에 오직 자신만을 두기를 바랄 수 없었다. 그건 탐욕이고 집착이었다.손기욱은 전혀 짜증 난 기색 하나 없이 태연한 그녀를 보고 가슴이 갑갑해졌다.“경아….”“나으리께서는 제게 뭔가를 약조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제게 충분히 잘해주고 계시니, 저도 나으리를 도와 집안을 잘 내조하고 불란을 만들지 않겠습니다.”연경은 전혀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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