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내관은 조급한 마음에 눈물을 글썽였다.“폐하! 소인이 곧 가서 어의를….”황제는 손을 들어 그를 막고는 기침이 잦아든 틈을 타, 알약을 입안에 넣었다.조 내관은 떨리는 손으로 물 한잔을 따라 황제에게 건넸다.잠시 후, 마침내 하얗던 황제의 안색이 조금씩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는 손기욱이 떠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저 녀석이 짐의 아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왜 저 자는 짐의 뜻을 따르지 않는 거지?”“노여움을 거두십시오, 폐하. 손 지휘사는 일시적인 충동이었을 겁니다. 나중에 충동이 진정되면 와서 폐하께 사죄드릴 것입니다.”황제는 한숨을 내쉬더니 또 울컥 피를 토해냈다.어서방을 나온 손기욱은 곧바로 어화원으로 갔다.그는 함부로 침입하지 않고 입구에 버티고 서 있었다. 굳이 사람을 시켜 전갈을 보낼 필요도 없이 황후 측은 곧 그가 왔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잠시 후, 한 궁녀가 연경을 데리고 손기욱에게 다가왔다.“지휘사님, 황후마마께서는 연 이랑과 보낸 시간을 매우 흡족하다 하시며, 곧 포상을 후작부로 보내드린다 하셨습니다.”손기욱이 손을 젓자 궁녀는 공손히 물러났다.그는 손을 뻗어 연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많이 놀랐느냐? 사람들이 널 곤란하게 하진 않았어?”연경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안심하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나으리께서도 제가 무사할 거라는 것을 알고 계셨잖아요?”손기욱은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너를 데리러 왔다. 같이 집으로 돌아가자꾸나.”연경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그와 함께 궁을 나섰다.“제가 어화원에 불려간 사이, 나으리께서 곤란한 일을 당하신 건 아니지요?”그녀는 간담이 서늘한 채로 어화원에 와서 황후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러나 상상했던 것처럼 그녀를 곤란하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황후는 말한 것처럼 단지 꽃구경을 위해 그녀를 불렀을 뿐이고 꽃꽂이를 보여달라 하였다.그러더니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큰 포상을 내렸다.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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