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아, 나는 다 알아. 난 네가 강해지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고, 힘 닿는 만큼 지원할 것이다. 단 하나, 내게 실망하지만 말고 한 번만 기회를 주거라.”“그 예물들은 단순히 너를 기쁘게 하려고 준비한 것이 아니다. 강씨 어멈에게 배운 네 재주를 펼치고 싶을 테니, 거기에 적힌 점포와 땅을 마음껏 사용해도 좋아. 밑지거나 팔아도 괜찮다. 내 나중에 다시 벌어올 테니. 너 스스로 자립하길 원하는 그 의지를 나는 굳이 막지 않겠다.”“난 내 능력이 닿는 범위 안에서 너에게 가장 큰 자유를 주고 싶구나.”손기욱은 쉽게 약조를 하는 사람은 아니나, 불안한 마음에 생각나는 대로 모두 털어놓았다.지극히 본분을 지키는 연경의 모습에 다른 사내라면 매우 흡족했을 것이다.그러나 손기욱이 원하는 것은 언제나 서로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함께하는 것이었으니, 그녀가 선을 지킬수록 오히려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뿐이었다.이런 일은 강요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니, 오직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나으리께서 첩실을 들이게 된 것은 본디 제가 나으리의 발목을 잡게 되어 생긴 일이니 나으리를 원망하지 않습니다.”연경은 고개를 들고 그와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그런 말하지 말거라. 너를 지키는 것은 본디 내 책임이거늘. 네가 납치를 당한 건 네 탓이 아니다.”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난 이만 초소로 가봐야겠구나.”연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식사는 하셨습니까? 앞으로 소 이랑 처소에서 드실 거라면 음식은 적게 준비하겠습니다.”연경은 앞으로 세 사람이 어떻게 평화롭게 지낼지 생각하고 건넨 말이지만, 그 말은 손기욱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경아, 내 어제 그 여자에게 이미 알아듣게 얘기 하였어. 앞으로 그 아이는 이 후작부에서 유명무실한 사람이 될 것이다. 우린 앞으로 예전처럼 지내기만 하면 된다.”“예, 나으리.”연경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흔쾌한 대답이었지만 손기욱은 전혀 만족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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