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공의 본가는 승주에 있고 신선준은 신 국공의 늦둥이 막내아들로, 집안에서 꽤나 총애를 받는 존재였다.4년 전, 신국공이 돌아가셨을 때 셋째인 신선준이 몸소 노국공을 본가로 모셔다 장례를 치르고 3년간 효를 다했다. 그후에도 그는 줄곧 이곳 승주에 머물며 돌아가지 않고 있었다.신선준은 준수한 외모에 진한 눈썹, 그리고 맑은 눈빛을 가진 소년이었다. 머리에는 백옥관을 쓰고 청색 기마복에 허리에는 반짝이는 검은 옥패를 찼다.귀티가 나는 얼굴에 늘 웃고 있는 눈매는 꽤나 호감이 가는 외모임은 틀림없었다.둘째 부인은 신선준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연경을 돌아보았다.“연아, 신가네 셋째 도련님이랑 아는 사이냐?”연경은 주저없이 답했다.“모릅니다.”그와 동시에 신선준이 말했다.“우연히 한번 마주친 적 있지요.”위씨 노부인은 신선준의 노골적인 시선에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좀 피곤하구나. 나와 함께 좀 쉬러 가자.”“예, 할머니.”연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람들에게 눈인사를 하고 뒤돌아섰다.큰 부인과 둘째 부인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불만스러운 표정을 드러냈다.신선준은 못내 아쉬운 눈길로 연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물었다.“전에는 왜 둘째 아씨를 못 본 것 같은데요?”둘째 부인이 웃으며 답했다.“저희 어머님이 예전부터 건강이 좋지 않으세요. 연이는 어릴 때부터 할머니만 따라서 어머니께서 요양하러 장원으로 가실 때 데리고 가셨지요.”신선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알아낸 사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오늘은 연경의 혼사뿐이 아니라 진씨 가문에서 이 기회를 빌어 당지의 관료들과 인맥을 쌓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기에 소년들 말고도 집안의 안주인과 아직 혼처를 정하지 않은 딸들도 많이 도착했다.신선준은 승주 소녀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집안도 좋지만 빼어난 외모와 학식 덕분에 인기가 많았다.잠시 후, 가문의 부인들이 딸들을 데리고 이쪽으로 다가왔다.자신에게 쏟아지는 수줍은 시선에 신선준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큰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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