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질문을 연경은 조금 전 의원에게도 했었다.그녀는 일부러 둘째 부인을 시험하고 있었다.누군가가 위씨 노부인의 목숨을 노린다면, 그녀의 혼사와 관련된 일이거나, 집안의 내부 비밀과 관련되어 있을 테니, 대비를 안 할 수가 없었다.연경은 노부인이 끝내 만나지 못한 따님을 떠올리고 눈시울을 붉혔다.“할머니께 무슨 일이 있지는 않겠죠?”둘째 부인은 손수건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안쓰럽게 말했다.“걱정하지 마렴. 그 돌팔이의 말을 믿어서 이틀이나 시간을 지체했구나. 내 지금 당장 선준 도령을 찾아가서 부탁을 해볼 테니, 아마 그 의원을 모셔올 수 있을 게야.”부인은 곧바로 어멈을 시켜 선물과 마차를 준비하고 큰 부인에게 병수발을 부탁했다.연경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둘째 부인에게 말했다.“저도 같이 가게 해주세요.”둘째 부인은 잠깐 고민하다가 신선준이 연경에게 호감이 있으니 그녀를 데려가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진씨 가문의 장남인 진백안은 손기욱을 접대하고 있었다.하룻밤 쉬고 옷도 갈아입은 손기욱은 한결 나아진 기색이었다. 특히나 일부러 화사한 색상의 두루마리를 입고 날카로운 표정은 자제한 채, 부드럽고 겸손한 인상으로 다시 돌아왔다.진백안은 어제 그를 마주한 적이 없으니 그에 대한 첫인상이 나쁘지 않았다.그가 상상했던 무안 후작은 우람진 체격에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사내였다. 그가 변방에 있을 때 만나왔던 무장은 대부분 그런 모습이었다.그래서 손기욱을 처음 본 순간, 바로 호감이 생겼다.손기욱은 진백안을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진씨 가문의 장남은 상술이 뛰어난 인재에다가 평소에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길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이리 뵈니 역시 소문대로였군요.”진백안은 돈을 벌어 집안 살림을 꾸리고 있지만 일족 내에서는 줄곧 진충안만 떠받들어 많이 위축된 상태였다. 진백안이 아무리 장사를 잘해도 사람들은 그가 진충안의 덕을 보았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이렇게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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