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현과 아민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는 말했다.“걱정 마세요, 아씨. 소 이랑은 이제 저택에 없어요.”소녀들은 손기욱이 소연을 데리고 입궁한 그날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었다.당시 손기욱은 소연의 애원을 듣고 잠시 주저했지만 잠깐의 측은지심은 곧바로 접어두었다.소연은 단호한 그의 모습을 보고 당황하여 구경하는 백성들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나으리, 제게 차 한잔 마실 시간만 주십시오.”손기욱은 싸늘한 눈길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결국 말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참 후, 소연은 절망한 얼굴로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저택을 나섰다. 손기욱은 친히 그녀를 데리고 궁문 앞까지 갔다.금위군 지휘사 신분을 내려놓은 지금, 그는 더 이상 마음대로 황궁에 드나들 수 없었다.황제와 황후 모두 알현을 거부하니 결국 그는 소연을 무안 후작부의 한 별원으로 보내고 첩실의 신분을 페한다는 상소문을 그날로 황제에게 올려보냈다.이야기를 마친 아현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연경을 달랬다.“아씨, 걱정 마세요. 지금의 매화당은 아주 조용하답니다. 나으리는 침전에서 쉬지 않고 매일 매향원으로 가서 아씨를 그리워하고 계십니다.”연경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걱정할 것은 없지.”소연은 황제가 대신에게 하사한 첩실이고 관례를 통틀어도 그런 사람을 집안에서 내보낼 수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었다. 황제가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이상, 관아에서는 손기욱의 상소문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니 소연이 저택에 머무르지 않아도 그녀의 신분은 여전히 무안 후작의 귀첩이었다.그녀는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물며 언젠가는 그를 위해 첩실을 들여야 하니 소연을 돌려보내지 못한다고 해서 그리 아쉬울 것도 없었다. 다만 앞으로 첩실을 들인다고 하면 소연처럼 거만하고 까다로운 사람 말고 온순한 사람으로 들여야겠다고 작심했다.연경은 두 소녀와 한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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