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계속해서 넘기던 와중, 강지안의 손끝이 뚝 멈췄다.사진 속에는 조금 더 어린 시절의 강지안과 조금 더 젊은 장성훈이 함께 있었다.배경은 노을이 내려앉은 강가, 두 사람은 나란히 서 있었고 그곳은 어젯밤 그녀가 앉아 있던 장소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그때의 장성훈은 여전히 무뚝뚝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살짝 치켜든 채 아무런 경계 없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 눈빛에는 그를 향한 믿음과 의지가 온전히 담겨 있었다.그리고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일은 이제 더 이상 강지안에게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다.한 장 또 한 장, 계속해서 사진을 넘겼다.병원 앞에서 함께 찍은 사진, 차 안에서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 그녀의 집 앞에서 찍은 사진, 명절 불꽃놀이 아래 함께 웃고 있는 사진, 눈 내리는 날, 서로의 곁에 서 있는 사진...강지안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모든 순간, 그리고 사소하지만 따뜻했던 모든 순간마다 장성훈은 함께 있었다.그러자 그제야 강지안은 두 사람이 정말 오랜 시간을 함께 걸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삶에 들어온 게 아닌 아주 오래전부터,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의 곁을 지켜온 사람이었다.그녀가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일들, ‘부탁받아서 하는 일’이라고 여겼던 것들, ‘책임감 때문’이라고 단정했던 모든 것들...그 아래에는 감춰지지 않을 만큼 깊고 무거운 세월이 자리하고 있었다.사진을 바라보는 강지안의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장성훈이 자신의 모든 취향을 알고 있었던 것, 어쩐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낯설지 않았던 것, 기억을 잃은 뒤에도 그에게 마음이 약해지고, 그를 걱정하고, 꿈속에서조차 그에게 의지했던 그 모든 건 우연도 혼자만의 착각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정말 함께 긴 시간을 보내왔던 것이다.그녀가 잊어버린 세월은 텅 빈 공백이 아닌 장성훈이 해마다, 또 해마다 조심스럽게 지켜온 시간이었다.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씁쓸함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그동안 그에게 했던 말들,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