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주예린을 자기 뒤로 감쌌다.“얼마예요? 제가 돈 보내드릴게요.”“뭐라고?”주나연의 눈빛엔 노골적인 경멸이 드러나 있었다.“네가 쓰는 돈, 다 주씨 가문 돈 아니야? 나한테 송금하면 뭐 해? 결국 또 민혁이한테 받아낼 거잖아?”최수빈의 눈빛이 서늘해졌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주나연은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사실 돈을 받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녀가 부족한 건 돈이 아니었다.이 옷은 한정판, 다시 구할 수 없는 거였으니 분노를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됐어.”그녀는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진짜 재수 없는 모녀네.”주나연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안으로 들어갔다.잠시 후, 진서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크지도 작지도 않게 딱 최수빈이 들을 수 있을 만큼의 음량이었다.“어떤 사람들은 우리 같은 급이 아니지. 아무리 가지에 올라간다 한들... 메추리는 결코 봉황이 될 수 없거든.”주예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엄마, 혹시 저분들... 저 때문에 화난 거예요?”최수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그때, 부엌 쪽에서 원금영이 걸어 나왔다.“가서 좀 쉬어.”그녀는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어째 예전보다 더 조심스러워졌네? 우리 집인데 왜 이렇게 굳어 있어?”최수빈은 대답 대신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원금영은 주예린의 손을 잡고 거실로 향했고 최수빈도 흐릿한 정신으로 그 뒤를 따랐다.“어디 아프니?”원금영은 그녀의 얼굴빛이 점점 창백해지는 걸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감기 기운이 좀 있는 것 같아요.”“감기?”원금영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버렸다.“내가 준비해 둔 약은 다 먹었니? 의사도 말했잖아. 수빈이 네 몸이 약해서 일도 좀 줄이고 밤새우지 말라고.”“네, 먹었어요.”“지금 당장 올라가서 쉬어. 내가 약 가져올게.”“엄마.”두 사람의 대화에 주예린이 걱정스레 다가와 최수빈의 손을 살짝 잡았다.그래서 최수빈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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