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린이 말을 건넸다.“심 대표님이 정말 잘 챙겨주나 봐요. 이렇게 고급 호텔까지 잡아주고.”최수빈은 말없이 몸을 살짝 옆으로 비켜섰다. 마치 전염병이라도 본 듯, 노골적인 혐오감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애써 가릴 생각조차 없었다.“그게 무슨 태도예요?”박하린이 눈을 좁혔다.“아무리 두 사람이 이혼했다고 해도 굳이 원수처럼 굴 필요는 없잖아요? 왜 그렇게 한 맺힌 사람처럼 구는 거예요? 기본적인 예의는 있어야죠.”최수빈은 이제 그녀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역겨웠다.일 때문이라면 참고 넘어가지만 사적인 자리에서까지 불쾌하게 만든다면 더는 참을 수 없었다.하여 그녀는 고개를 살짝 돌려 박하린을 쳐다보며 차갑게 말했다.“박하린 씨, 알아두세요. 예라는 건 상대가 대화할 의사가 있을 때 지켜지는 겁니다. 상대가 원치 않는데 억지로 들러붙는 건 무례한 거죠.”그러고는 시선을 곁눈질로 옆에 있던 주민혁에게 옮겼다.“게다가 내가 이혼하고도 전남편이랑 계속 연락하는 사이였으면, 하린 씨는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박하린의 눈빛이 순간 굳었다.최수빈은 오히려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예 다른 엘리베이터 쪽으로 몸을 돌렸다.같은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조차 역겨웠다.박하린은 그녀의 뒷모습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바라봤다.그러고는 주민혁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이었다.“민혁 오빠, 우리 둘은 떳떳하잖아. 그런데 왜 수빈 씨 말투는 마치 우리 사이에 뭐라도 있는 것처럼 들리게 하지? 화 안 나?”목젖을 살짝 움직이더니 주민혁은 최수빈에게 향하던 시선을 거두고 담담히 답했다.“떳떳한데, 화낼 게 뭐 있어?”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말투는 괜히 느긋하게 이어져 듣는 이로 하여금 쓸데없는 상상을 불러일으켰다.박하린은 잠시 멈칫했다.그제야 그의 말에 숨어 있는 뜻을 깨달았다.화를 내지 않는다는 건, 곧 이런 오해 섞인 분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뜻.즉, 그녀와의 관계를 전혀 꺼리지 않는다는 의미였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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