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령의 말은 귀를 찌르는 가시 같았다.최수빈은 딸의 손을 꼭 잡은 채, 고개를 천천히 들었고 눈빛엔 싸늘한 웃음이 번졌다.“요즘 집안에 일손이 그렇게 모자라요? 그럼 제가 아드님께 말씀드릴게요. 생활비 좀 더 올려서 사람을 더 쓰시라고.”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칼처럼 날카로웠다.“아니면 직접 일해보세요. 요즘 시급도 괜찮다던데요? 마침... 시간도 많아 보이시니까.”순간, 진서령의 표정이 확 변했다.분노가 치밀었지만 주변에 도우미들이 있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최수빈은 그 모습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지나쳤고 주예린은 엄마를 올려다보며 속삭였다.“엄마, 아까 너무 멋있었어요.”그 말에 최수빈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때는 이미 밤 8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기에 최수빈은 원금영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이 시간에 가려고? 오늘 하루 종일 피곤했을 텐데.”원금영이 걱정스레 묻자 최수빈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괜찮아요, 할머니. 예린이 내일 보충 수업이 있어서요.”“그럼 적어도 민혁이가 너희를 데려다주게 해.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것도 아니니까.”“그럴 필요 없어요. 하도 바쁜 사람이잖아요.”그때, 문가에서 낮고 단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데려다줄게.”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돌아갔다.주민혁이었다.그는 한마디 말도 없이 다가와 최수빈의 손에서 주예린을 부드럽게 끌어냈다.“아빠?”낮은 목소리에 주민혁은 내려다보며 미소 지었다.“왜 그래? 나 몰라보겠어?”“그래, 다 같이 내려가.”원금영이 나직이 말했다.“수빈아, 아픈 몸으로 운전하지 마. 그냥 민혁이랑 가.”“나도 갈래!”위층에서 들려온 목소리.주시후가 신발도 제대로 신지 않은 채 계단을 뛰어 내려왔다.그러고는 곧장 주예린을 밀쳐냈다.“이건 우리 아빠야! 네가 왜 손을 잡아!”주예린이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한 그 순간 주민혁이 잽싸게 팔을 뻗어 아이를 붙잡았다.“주시후.”짧은 한마디였지만 주민혁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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