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세상을 떠난 뒤, 가족이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해 뒤따르는 일도 드물지 않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그럴 일은 없을 거예요.”다만 오늘은 조금 낭패를 봤을 뿐이었다.의사는 최수빈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그나마 괜찮다고 판단했다.“그럼 약 먹고 나면 이 방에서 조금 쉬세요. 전 수술이 하나 있어서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지금은 빈 병실이 없으니 여기서 푹 쉬세요. 더 돌아다니지 말고 어머니가 오시면 그때 같이 가면 됩니다.”의사의 말투는 세심했고 온화했다.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였다.“고맙습니다, 선생님. 알겠어요.”그렇게 의사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문으로 향했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인생에서 어떤 어려움을 만나도 결국에는 다 이겨낼 수 있어요.”잔잔한 온기를 담은 표정이었다.그가 나가려는 순간, 최수빈의 시선이 가운에 달린 명찰로 향했다.권우진, 예전 주민혁이 건넨 명함에 있던 이름이었다.“권우진 선생님?”최수빈이 조심스레 부르자 그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왜요?”“여기 병원 의사 선생님이셨어요?”남자는 고개를 저었다.“특수 환자 치료 때문에 잠깐 들른 겁니다.”“선생님, 수술 준비 다 됐습니다.”그때, 간호사가 다가와 말했다.그러자 권우진은 최수빈에게 한 번 시선을 주며 ‘이따 뵙죠’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간호사와 함께 서둘러 나갔다.그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혜정이 들어왔다.약을 먹은 최수빈은 조금 전보다 훨씬 나아진 듯 보였다.이혜정은 딸의 상처를 살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디 아픈 데는 없지? 혹시라도 더 아프면 내가 다시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괜찮아요, 엄마.”최수빈은 입가에 힘겹게 미소를 그렸다. 얼굴은 여전히 창백했기에 이혜정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감기 걸리고 열까지 났다면서, 왜 엄마한테 말을 안 했어. 너 이러면 엄마가 얼마나 걱정되는지 알아?”딸의 몸 상태를 염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최수빈도 잘 알고 있었다.하여 조용히 숨을 들이쉬며 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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