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은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천천히 온기가 퍼지는 걸 느꼈다.육민성이 자신을 걱정해서 그런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임하은의 초대가 그리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그럼 부탁드릴게요.”전화를 끊은 뒤, 최수빈은 식당 주소를 육민성에게 보내고 나서야 마음속에 남아 있던 불안함이 서서히 가라앉는 걸 느꼈다.육민성이 함께라면, 혹시 모를 임하은의 날 선 말들을 혼자서 감당하지 않아도 되고 주민혁의 복잡한 시선과 홀로 마주하지 않아도 될 테니 말이다....저녁 여섯 시 정각, 육민성은 약속한 대로 최수빈의 아파트 단지 앞에 도착해 있었다.짙은 색 정장을 입은 그는 외투 한 벌을 손에 들고 있었고 최수빈이 모습을 드러내자 곧장 다가왔다.“저녁에는 바람이 좀 불어. 이거 입어, 감기 들면 안 되잖아.”최수빈은 외투를 받아 어깨에 걸치며 미소 지었다.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고마워요, 선배. 사실 번거롭게 이럴 필요까지는 없는데...”“전혀 안 번거로워.”육민성은 차 문을 열어 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 위를 손으로 가려 주었다.“타. 괜히 우리 기다리게 하지 말자고.”차는 평온하게 한식당을 향해 달렸다. 차 안은 조용했고 육민성은 간간이 천공 실험실의 최근 진행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녀의 긴장을 풀어 주었다.운전에 집중한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최수빈의 마음에는 고마운 마음이 가득 찼다. 늘 필요로 때마다 그는 어김없이 곁에 나타나 주었다.식당에 도착해서 보니 주민혁과 임하은은 이미 와 있었다.육민성과 함께 들어서는 최수빈을 본 순간, 임하은의 얼굴에 걸린 미소는 눈에 띄게 옅어졌고 주민혁 역시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육민성은 자연스럽게 최수빈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테이블로 다가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주 대표님, 임하은 씨. 길이 좀 막혀서 늦었습니다. 수빈이가 혼자 오는 게 마음에 걸려서요. 제가 같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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