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 박하린의 일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었다.“솔직하게 전부 털어놔.”조윤미는 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이건 우리 가문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말지를 결정짓는 문제야. 장난으로 넘길 일이 아니라고.”지금,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웠던 박하린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설마 자신이 최수빈 같은 여자에게 이렇게까지 짓밟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그녀는 과거에 아이를 포기하고서라도 해외 유학을 선택했던 여자였다.자신의 찬란한 미래를 위해 아이에게 발목 잡히고 싶지 않았다.반면 최수빈은 어떤가? 주민혁과 결혼까지 했고 심지어 그 아이를 5년, 6년이나 키우면서도 불쌍하리만큼 순진하게 살아왔다.최수빈은 그 오랜 시간 동안 집안일만 하며 살아왔는데 전문성이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눈부시게 성장해 있었다.그녀의 정체가 드러났을 때도 박하린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어차피 오랫동안 업계에서 사라졌던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이 바닥에서는 단 하루만 뒤처져도 한없이 무너지는 게 현실인데 5, 6년 동안 업계를 떠나 있었던 최수빈이 실력을 유지하고 있을 거라고는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하지만 최수빈은 그 시간 동안 단 한 순간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냈다.박하린은 자신이 이번에는 분명히 방심했다고 느꼈다.“입 다물고 얼굴만 가리고 있으면 뭐가 달라져?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살지 말았어야지.”조윤미 역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말을 해야 내가 해결 방법을 찾든 말든 하지 않겠어?”지금 박하린이 뒤집어쓴 죄명은 결코 가볍지 않다.국가 기밀 자료 표절 및 도용, 작게 보면 그나마 법적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겠지만 크게 보면 평생을 짊어지고 가야 할 중죄였다.그런데 박하린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머릿속엔 오직 하나,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그녀가 목숨처럼 갈고닦아온 화려한 미래, 모든 걸 걸고 바랐던 성공, 이 모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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