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머릿속이 조금이라도 정리된 거라면 다행이다. 내가 제일 걱정하는 건 네가 감정에 휘둘려서 사리 분별 못하는 거였어.”조윤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주소 보내. 내가 시후 데리러 갈게.”박하린은 전화를 끊고 곧바로 신혼집 주소를 전송했다.그러고는 다시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초조하게 시간만 확인했다.시간은 어느새 오전 열 시 반을 넘기고 있었다.하지만 주민혁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도, 자신을 데리러 오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마음이 들끓고, 속이 타들어 가는 듯해 박하린은 더 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결국 여러 번 망설인 끝에, 그녀는 직접 통화 기록을 열고 먼저 전화를 걸었다.이제 더는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 없었고 상황의 주도권을 잡아야만 했다.그러나 연결음이 한참을 울려도 받는 사람이 없어 박하린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혹시 무슨 변수가 생긴 건 아닐까 머릿속에 불길한 상상이 스치기 시작했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다시 전화를 걸었다.한 번, 또 한 번...그렇게 네 번째 전화가 걸렸을 때 드디어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고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담담했다.“주소 하나 보냈으니까 그쪽으로 와.”곧이어 박하린의 휴대폰으로 한 통의 주소가 담긴 문자가 도착했다.그 주소는 다름 아닌 예전부터 그들과 관련된 모든 중요한 일이 오갔던 고급 회원제 클럽이었다.중요한 비즈니스나 기밀 회의는 늘 그곳에서 이루어졌고 박하린에게는 익숙한 장소였다.그 주소를 확인한 순간, 그녀의 얼굴에 안도감 어린 미소가 떠올랐고 잔뜩 조여 있던 심장도 조금은 진정되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꼭 쥔 채 물었다.“오빠, 오늘 만나게 될 분이 누군지 미리 말해줄 수 있어? 준비라도 하고 가야지. 괜히 실례될까 봐...”주민혁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부드러웠다.“긴장하지 마. 내가 있잖아.”그 한마디에 박하린은 다시금 든든한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누군가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 등 뒤에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안정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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