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주민혁이 최수빈을 찾아온 것처럼, 이 세상에 이유 없이 찾아오는 이익이란 없다.이상한 움직임이 있다는 건 그 속에 반드시 꿍꿍이가 있다는 뜻이었다.최수빈이 내릴 수 있는 분석은 딱 거기까지였다....그날 밤, 최수빈은 비서와 함께 지분 관련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권성우의 말까지 종합해본 결과 사실이었다.그리고 단순히 그 10%만 있는 게 아니라 계약 당시에 자신도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일부 항목들이 더 있었다.주민혁이 오늘 아침에 했던 말들이 머릿속을 끊임없이 맴돌아 그녀는 점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그리고 오늘 호텔로 도착했던 그 익명의 택배, 그건 과연 누가 보낸 것이었을까?깊은숨을 내쉬며 그녀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답답한 가슴을 식히려 호텔 옥상으로 향했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막 옥상에 발을 디디는 순간, 최수빈의 눈에 익숙한 인물이 들어왔다.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옥상 난간 쪽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등 뒤로 난간을 기대고 앉아 한 손은 무릎에 느슨히 걸쳐둔 채, 담배 연기를 천천히 날리고 있었다.그 모습은 싸늘하면서도 어딘가 느긋했고 삶과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한 무기력함이 스며 있었다.최수빈은 그처럼 보이는 주민혁을 처음 봤다. 그동안 보여준 그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그녀가 다가오자 주민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최수빈을 바라봤다.무표정한 얼굴, 담담한 눈빛...이어 그는 깊게 한 모금 들이마신 담배를 손가락으로 비벼 끄며 말했다.“잠이 안 와서? 아니면... 뛰어내리려고 온 거야?”최수빈은 순간적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이 시간, 이런 장소에서 그를 마주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새벽이 다 된 시간에 잠도 안 자고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몇 초간 가만히 서서 생각하던 그녀는 결국 발걸음을 옮겨 그의 옆에 나란히 앉았다.이혼 이후, 거리 두기를 넘어서 주민혁을 철저히 외면해온 최수빈의 태도로 보아 좀처럼 있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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