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아와 혜비가 동시에 목소리를 냈다.“폐하…”황제가 손을 들어 그들을 막고, 사람들을 내쫓으며 말했다.“됐다. 물러가라. 신하들과 의논할 일이 남았으니.”백진아는 더 애원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풀이 죽은 채 물러났다. 그리고 혜비가 아직 나오지 않은 틈을 타, 다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면 혜비에게 잡혀 유리궁에서 꾸중을 들었을지도 모른다.영천수 덕분인지, 백진아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웠고 바람처럼 빨랐다.그래서 손 마마조차 그녀를 따라잡지 못했고, 숨이 차서 말도 잇지 못했다.그렇게 궁문을 벗어나고 나서야 백진아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아이고!”손 마마는 헐떡이며 뒤따라 나왔고, 두 손으로 무릎을 짚고 숨을 고르며 말했다.“왕, 왕비,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백진아가 말했다.“친정에 일이 있어 먼저 백부로 돌아가야겠네. 자네는 왕야와 함께 능왕부로 돌아가시게.”아까 연천능의 표정을 보니, 돌아가면 귀찮게 굴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녀는 차라리 백부로 돌아가 지내면서, 백경유의 건강도 챙기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물론, 백비아의 문제도 확실히 정리해야 하고!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마차에 올라 곧장 백부로 향했다. 손 마마는 멀어져 가는 마차를 보며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다.분명 궁문 밖에서 기다리며, 궁문으로 소식을 전하는 시종이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했는데, 어찌 왕비가 백부에 일이 있는 걸 알았을까?어쨌든, 지금 그녀는 마차를 쓸 수 없게 되었다.이때, 때마침 연천능과 고지행이 궁문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 연천능은 여전히 평소처럼 무표정한 모습이었지만, 오래도록 그를 섬겨온 손 마마는 바로 알아차렸다.연천능은 화가 난 상태다!연천능이 차갑게 시선을 던지며, 궁문 옆에 정차한 마차를 훑어보았다. 능왕부의 마차가 보이지 않자, 그가 냉정하게 물었다.“백진아는?”손 마마가 답했다.“왕비께서는 백부에 일이 있다고, 백부로 돌아가셨습니다.”“하하!”고지행이 웃음을 터뜨렸다.“도망도 꽤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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