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유여매와 한통속이 되어 나를 해치려고 했으니. 알고 보니 사랑에 미쳐 그런 짓을 한 거구나?!’백비아은 몸을 부여잡고 일어서서, 그들의 뒷모습이 봄꽃이 흐드러진 오솔길 저 끝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야 독기가 서린 눈빛을 거둬들였다.“공왕 전하를 배웅하라!”백우씨의 목소리에 백비아는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곧바로 무서운 표정을 지우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띤 뒤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때마침, 달빛 같은 은색 비단 도포를 걸친 공왕이 마치 그림 속 신선 같은 모습으로 걸어오고 있었다.백비아는 이내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예를 올렸다.“소녀, 공왕 전하께 예를 올립니다.”공왕은 그녀 앞에 와서 걸음을 멈추고, 부드럽게 말했다.“예를 면하게.”“감사합니다, 전하!”백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정한 눈빛으로 공왕을 바라보았다.공왕은 온화하게 미소를 짓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그녀 곁을 지나갔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은은한 용연향이 퍼졌다.백비아는 그의 미소에 마음이 두근거렸고, 눈빛에 기쁨이 피어올랐다.공왕 전하가 웃어주었다니? 그는 자신을 좋아하는 게 분명하다!너무나 잘됐다!비록 능왕비는 못 되어도, 공왕비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집안의 다른 아가씨들도 소식을 듣고 달려와, 오동원 입구에서 공왕을 가로막다시피 했다. 다들 눈을 반짝이며 공왕에게 조심스레 예를 올렸다.그러자 공왕은 걸음을 멈추고, 온화한 미소로 “예를 면하라.”라고 말한 뒤 다시 걸음을 옮겼다.그 말 한마디에 아가씨들의 얼굴은 금세 빨개졌고, 당장이라도 비명을 지를 기세였다.백진아는 연천능의 널찍한 마차 안에 앉아, 그를 경계하는듯 노려보며 물었다.“무슨 일로 저를 찾으십니까? 상처를 꿰맨 실이라도 없애라 부르셨습니까?”연천능은 차갑게 말했다.“사람을 구하거라.”고지행이 신의라 불리는 만큼, 실을 제거하는 것 정도는 할 줄 알았다.백진아는 머리를 옆으로 툭 기울이더니, 마차에 기대앉았다.“아이고,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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