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211 - Chapter 220

588 Chapters

제211화

금양 공주는 갑자기 나타난 두 명의 호위를 보고 깜짝 놀라, 가려운 것도 잊은 채 백진아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이년이! 감히 자객을 둘이나 데리고 능왕부에 들어오다니!”백진아는 입에서 욕설만 뿜어내는 계집의 뺨을 몇 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이 굴둑같았다. 하지만 금양 공주는 백비아와 달리, 황제와 황후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사람이었다.그녀는 안하무인의 자격이 있었기에 건드리기엔 너무 큰 상대였다!그래서 백진아는 그녀 몸에 다시 한번 무색무취의 약 가루를 살짝 더 뿌려 주었다.그리고 몇 명의 호위를 향해 담담히 말했다.“자객이라니? 이들은 능왕께서 붙여주신 암위다. 너희가 감히 내게 손을 대면, 이들이 너희를 죽일 것이다. 능왕부에서 소란을 피우고, 능왕비인 나를 시해하려 드는 죄… 저 입만 욕설을 뱉는 어리석은 공주가, 너희를 지켜줄 수 있을까?”뢰십, 뢰십일은 당혹스러웠다.‘마마의 암위라니요? 저희는 그저 임시로 보호만 맡았을 뿐입니다.’금양 공주를 모시는 호위들은 더욱 당황스러웠다.’능왕비 시해라니요? 저흰 억울합니다!’금양 공주는 미친 듯이 팔을 긁었다가 다시 목을 긁으며 욕을 퍼부었다.“너야말로 어리석구나! 정절도 지키지 않는 천한 년이... 아이고…”그제야 그녀는 온몸이 가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제는 머리와 얼굴도 긁어대기 시작했다.향명은 놀라 입을 틀어막았다.“마마, 왜 그러십니까?”백진아도 놀란 척 소리쳤다.“어머! 유여매가 예전에 겪었던 증상이랑 똑같습니다. 방금 매원에서 나오셨으니, 혹시 더러운 것에 닿아서 유여매에게 옮은 것 아닙니까?”금양 공주는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단번에 창백해졌다. 유여매와 혜비의 얼굴은 지금도 제대로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 꼴이 되는 건 절대 싫었다.그녀를 모시던 궁녀와 유모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 황급히 물러났고, 혹시라도 전염될까 봐 피하기에 급급했다.금양 공주는 한 손으로 얼굴을 긁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백진아를 가리켜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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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네 명의 측근 궁녀들도 더는 참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그래서 결국 금양 공주가 마차 창을 들어 올리자, 신선한 공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다. 그녀는 그제야 악취가 바깥 공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마차 안에 죽은 쥐라도 있는 것 아니냐…?! 얼른 찾아보거라!”네 명의 궁녀들이 코를 막은 채 한참을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해, 결국 묘한 눈빛으로 금양 공주를 바라보았다.그러자 금양 공주가 시선을 느낀 건지, 화를 내며 말했다.“어찌 나를 그렇게 보느냐?”그중 비교적 대담한 궁녀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마마… 냄새는 마마의 몸에서 나는 것 같습니다.”“뭐? 헛소리!”금양 공주는 손을 들어 그 궁녀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하지만 팔을 휘두르며 일어난 바람 속에 악취가 더 짙어졌고, 참을성이 없는 두 궁녀는 그대로 토해 버렸다.금양 공주는 팔을 들어 자기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보더니… 결국 함께 토하고 말았다.그녀는 궁으로 돌아오자마자 어의를 부르고 목욕했다. 하지만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면 담글수록 가려움은 더 심해졌고, 목욕하지 않으면 악취가 진동했다.어의들도 도무지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유여매가 겪었던 것과 동일한 증상이라고만 생각했다. 게다가 금양 공주가 유여매의 거처인 매원에서 나와 발병한 점을 종합해 보면, 매원에서 피부를 자극하는 무언가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궁에서 사람을 보내 매원을 조사했지만, 수상한 물건은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혜비와 유여매가 썼던 가려움을 치료하는 연고와 약은 모두 백진아가 준 것이었기에, 어의들은 이 병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결국 해독과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약과 향신료를 처방해 목욕물에 넣어서 향을 피우게 했다. 하지만 향과 냄새가 강한 악취와 뒤섞이자, 그 냄새는 더욱더… 말로 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궁 전체가 구역질 나는 지독한 악취로 가득 찼고, 궁인들은 틈만 나면 구석에서 몰래 토하곤 했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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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향명은 물건을 들고 유리궁을 나와 금양 공주의 침소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박하잎 한 장을 꺼내 입에 넣고 씹었다. 그녀는 금양 공주 몸에서 나는 악취를 맡고 토할까 봐 걱정되었다.문 앞의 궁녀에게 안으로 들어가 전하라 했더니, 안에서 금양 공주의 분노에 찬 고함이 들려왔다.“쫓아내! 저 재수 없는 것! 대신 물건을 가지러 가지만 않았어도, 내가 어찌 이 가려운 병에 전염되었겠느냐!”궁녀가 밖으로 나와 향명을 내쫓기 전, 향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혜비 마마께서 예전에 쓰시다 남기신, 가려움을 없애는 연고를 가져왔습니다. 잠시나마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으니, 꺼리시지 않으시면 쓰시지요. 그리고 아가씨를 가까이 모시며, 어찌하면 긁지 않고, 상처를 덜 남기는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궁녀는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가 보고했다.그러자 역시나 금양 공주의 거칠고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들어오라고 해!”향명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금양 공주는 꽃잎이 떠 있는 찬물 속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여전히 손으로 몸 여기저기를 긁어대고 있었다.공기 중의 냄새는 코를 찌를 정도로 심해, 향명은 속이 울렁거렸다.궁 안에서 시중드는 궁녀들은 오래 머무른 탓인지 그 냄새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듯 보였다.향명은 불쾌함을 억누르며 꿇어앉아서 예를 올렸다.“저희 아가씨가 마마께서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급히 혜비 마마께 도움을 청했으나, 해독약은 이미 다 써서 없고, 연고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마마께서 꺼려하실 까… 걱정입니다.”그녀는 해독이라는 말을 일부러 강조해서 이것이 중독 때문이라는 분위기를 풍겼다.하지만 금양 공주는 가려움이 너무 심한 상태라, 당장 가려움을 없앨 수 있다는 말에만 귀가 쏠렸다.“가려움만 멎게 할 수 있으면 된다!”금양 공주는 말을 마치고 욕조에서 나왔다. 그리고 시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몸의 물기를 닦았다. 피부가 쭈글쭈글한 걸 보니,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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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향명이 다시 말했다.“게다가 보통 의원들은 처방만 써 주는데, 능왕비는 꼭 귀한 약재만 요구했습니다. 이것이 약재를 노려서 그런 것인지, 뭔가 들킬까 봐 무서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금양 공주는 이미 백진아가 자신에게 독을 썼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냉정하게 말했다.“백진아, 반드시 그년을 갈기갈기 찢겨버려야겠다!”향명은 목적에 달성했음을 느끼고, 서둘러 물러났다. 그녀는 전각 안의 냄새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금양 공주는 연고 덕분에 가려움이 가라앉았지만, 약을 바른 상태로는 목욕할 수가 없었다. 악취를 가릴 수 없게 된 그녀는 분노에 차 계속해서 악담을 퍼부었다.“에취!”백진아는 재채기를 한 번 하더니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누가 나 욕하나 보네?”그녀는 머릿속으로 원수들을 쭉 떠올리며, 계속해서 약병에 종이를 붙이고 있었다.고지행의 일 처리 속도는 매우 빨랐다. 그는 연고의 설명서뿐만 아니라, 약품 설명서까지 모두 인쇄해 둔 상태였다.고지행도 옆에서 라벨을 붙이며, 무심한 듯 물었다.“스승님, 상처를 꿰매는 기술을 군의관들에게 가르쳐 줘도 되겠습니까? 만약 그들이 상처 봉합을 배울 수 있다면, 많은 병사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물론이지. 양 창자로 봉합 실을 만드는 법과, 봉합침, 그리고 다른 수술 도구 도면도 함께 주마.”백진아는 아주 시원하게 수락했다.이렇게 하면 자신을 대신해 금화를 벌어 줄 사람들이 늘어나는 셈이 되니, 당연히 적극 지지할 만했다. 시스템을 통해 봉합실과 수술 도구를 교환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정교한 물건들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 한두 개는 스승님이 남긴 유물이라고 둘러댈 수 있지만, 수량이 많아지면 그때는 출처를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다.고지행은 다소 뜻밖이라는 듯 말했다.“정말요? 왜입니까?”생계를 잇는 수단은 대개 자손이나 제자에게만 전해지는 것 아니던가?목과 허리를 치료하는 법을 어의들에게 가르친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자신에게 가르쳐 준 건 제자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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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백진아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했다.“앞서 녕 태비를 구해 줬을 때, 그분도 내게 귀한 물건을 많이 하사하셨다. 예법을 따라야 하는데, 연회에 가지 않는 건 너무 무례한 짓이다. 게다가 이것저것 겁내다 보면, 밖에 나갈 수도 없는 법이니.”고지행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을 뿐, 굳이 반박하진 않았고, 그저 접시 위에 놓인 살구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백진아는 접시 안에 아직 복숭아와 앵두가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씨는 버리지 말고, 남겨 두거라.”나중에 공간에 심어 두면 과일을 먹을 수 있지 않은가?고지행은 그녀가 살구씨를 약재로 쓰려는 줄로 생각하고,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그는 병에 설명을 붙인 뒤, 어음을 남기고 약을 한꺼번에 가져갔다.백진아는 살구씨, 복숭아씨, 앵두씨를 들고 공간으로 들어가 가장 구석에 있는 세 칸의 밭에 모두 심었고, 영천수를 뿌려 작은 나무로 자라나길 기대했다.이제 적염도 일을 도울 수 있게 되었기에, 그는 구덩이를 파거나 작은 물통을 들고 영천수를 나르며 백진아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백진아를 흉내를 내는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웠다.다만 약 밭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바람에 약초를 꽤나 망쳐 놓았다.백진아는 약 밭에 있던 약초를 수확해 다시 한번 심은 뒤, 약을 만들어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꾸었다.그러고는 꽃분의 뱀독을 가져와 혈청을 만들어 시스템에 팔았다. 이 일까진 적염이 도와줄 수 없었기에, 그는 그동안 공간에서 이리저리 뛰어놀거나,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우리에 갇힌 꽃뱀과 놀았다. 반면, 꽃분은 적염이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만, 자신은 우리에 갇혀 있는 것이 못마땅했는지, 줄곧 깊은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곤 했다.그 초롱초롱하며 안쓰러운 눈빛에 백진아의 마음이 조금 아팠지만, 그녀는 꽃분이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아직 충분히 길들지 않았는데, 함부로 풀어줬다가 약밭에 숨어버리면 찾아낼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뱀독을 채취할 때도 곤란해질 터였다.백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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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덕 태감이 얼굴을 굳히더니 말했다.“그럼, 사람을 시켜 약재를 안으로 들여보내고, 우리에게 머물 곳도 하나 마련해 주시게. 왕비께서 약을 다 만드실 때까지 여기서 기다렸다가 약을 가지고 궁으로 돌아가야 하니.”한편, 금양 공주는 여전히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고통받고 있었다. 연고를 바르면 목욕할 수 없었고, 목욕하면 악취는 사라지지만 지독한 가려움을 참아내야 했다.이 상황에서, 백진아가 일부러 시간을 끌지 못하도록 덕 태감은 그저 이곳에서 감시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백진아는 그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여전히 시간을 끌 뿐이었다.그녀는 약재들을 전부 공간으로 옮긴 뒤, 가려움을 없앨 해독제를 만들었다.악취 가루는 피부 표면에 작용하는 것이었기에, 금양 공주처럼 계속 목욕하면 점점 효과를 잃어, 며칠 지나지 않아 냄새가 사라질 것이었다.백진아는 손 마마에게 금양 공주를 위한 약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절대 방해해선 안 된다는 명을 내렸다. 그리고 다시 공간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약을 더 만들어야 했다. 고지행 쪽에서 잘 팔리면 주문이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약을 만드는 틈틈이 약 밭의 약초도 수확할 시기가 되었고, 계속해서 약 밭을 돌보며 손질해야 했다.몹시 바빴지만, 백진아는 의욕에 차 있었다. 지금 이미 18만 금화가 모였고, 20만이 되면 시스템을 2단계로 승급시킬 수 있었다.물론 칠성산에서 얻은 귀한 인삼, 하수오, 영지 같은 비싼 약재를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꿀 수도 있지만, 그런 약재들은 오래될수록 더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지금 당장 2층의 약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기에, 그냥 약 밭에서 더 자라게 두는 것이 나았다. 이튿날 밤, 백진아는 공간의 영천수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었다. 그리고 의서를 조금 읽다가 잠들려던 참에, 갑자기 마당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내 본청의 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그 소리에 백진아는 귀를 기울였고, 단번에 연천능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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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백진아는 연천능이 진지하게 몸을 지키려는 모습을 보고 손을 멈추고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비웃듯 말했다.“어찌 그리 막으십니까? 저는 전하의 몸 곳곳을 다 보았습니다.”이 말에 담긴 뜻은… 너무도 많았다.연천능은 귀 끝까지 붉어진 채로 백진아를 사납게 한 번 노려보더니, 토라진 듯 직접 상의를 벗었다.무진은 눈치 있게 야명주를 들어 올려, 백진아가 더 잘 볼 수 있게 비춰 주었다.연천능의 아랫배에는 손바닥 크기만 한 자색 멍이 있었고, 부기가 조금 솟아있었다. 겉으로는 어떠한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백진아는 상처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며 물었다.“어떻게 다친 것입니까?”연천능은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누군가에게 발로 맞았다.”“발로요?”그렇다면, 독사장 같은 수법일 것이다. 발로 찼다면, 신에 독침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피부 표면을 확인했지만, 독이 피부를 통해 스며든 흔적은 없었다.그렇게 한참 후, 확대경을 꺼내 상처를 자세히 살펴본 뒤에야, 짙은 검은색의 작은 구멍이 하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뒤에서 지켜보던 무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을 길게 빼 확대경 너머를 들여다보다가, 그 바늘구멍을 보고 놀라 외쳤다.“아이고, 이거 참 신기합니다! 물건을 크게 보이게 한다니요! 바늘구멍이 있습니다. 바늘 자국이 있습니다!”백진아는 약상자에서 검은색 자석 하나를 꺼내, 그 바늘구멍 위에서 한동안 움직였다. 그러자 길이가 한 치 남짓 되는 가는 독침 하나가 쑥 빨려 나왔다.연천능의 눈빛이 자석 끝에 붙은 독침에 날카롭게 꽂혔다.“이럴 수가! 독침이었구나. 이런… 전혀 눈치채지 못했구나!”백진아가 말했다.“침이 너무 가늘어서 내력으로 쏘아 넣으면 효과를 얻기 힘듭니다. 독은 침에 묻어 있으니, 독침을 빼지 않으면 독이 사라질 수는 없지요.”호기심에 찬 연천능이 확대경을 뚫어지게 바라보자, 백진아는 그것을 그에게 건넸다.연천능은 확대경을 눈앞에 대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말은 없었지만, 마치 희귀한 보물을 손에 넣은 것처럼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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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백진아는 부항을 떼어냈다. 상처 부위의 피부는 자줏빛을 띠며 붉어졌고, 바늘이 들어갔던 자리는 살이 약간 벌어져 있었다. 그녀는 알코올 솜으로 상처를 닦은 뒤, 해독 가루를 상처 위에 발라 주었다.“됐으니, 이제 푹 쉬십시오.”그녀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손놀림으로 부항과 핀셋, 그리고 사용하고 남은 의료 폐기물들을 모두 상자에 정리해 넣었다. 그러자 연천능은 옷깃을 여미며,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내일 녕 태비의 연회에 갈 생각이냐?”백진아는 약상자 뚜껑을 닫고 그를 바라보며 되물었다.“왜요? 전하께서도 제가 가는 게 싫으십니까? 이유가 무엇입니까?”연천능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되물었다.“가고 싶은 것이냐?”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녕 태비나 공왕께서는 제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그 말에 연천능은 입술을 굳게 다물더니 아무 답도 하지 않고, 그냥 눈을 감아 버렸다. 귀찮다는 듯, 더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싶다는 태도였다.백진아는 그가 이유를 말하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는 아예 몸을 돌려 말없이 등만 내보였다.이유도 설명해 주지 않는 그 모습에, 백진아는 알 수 없는 실망감이 느껴졌다. 가지 말라는 뜻이면, 왜인지는 말해 줘야 하는 거 아닌가?함께 그렇게 많은 일을 겪었으니, 백진아는 그들의 관계가 달라졌을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그와 마주해야 할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해 착잡해졌다. ‘그저 이래도... 상관없어.’그녀는 말없이 약상자를 들고 서쪽 별채로 돌아갔다. 마음이 답답해 의서를 들여다봐도 글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우울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백진아는 먼저 청초와 성이를 보러 갔다. 그리고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한 뒤 외출 준비를 했다.제대로 된 옷이라곤 연천능이 금수방에서 사 준 옷 두 벌뿐이었다. 하얀 치마를 이미 한 번 입었으니, 오늘은 연보라색 옷을 입기로 했다.옷은 귀한 연보랏빛 비단으로 만들어졌고, 같은 색실에 은빛이 실을 섞어 난초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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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백진아는 의사의 지시를 전혀 따르지 않는 환자를 가장 못마땅해했다. 그녀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마음대로 하십시오! 앞으로 다쳐도 저를 찾지 마시지요. 의원의 노고를 존중하지 않으시잖습니까?”연천능은 토라진 아이처럼 차갑게 명령했다.“출발하라!”마차가 움직이자, 백진아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그녀는 급히 벽을 짚어서 자세를 바로 잡았다. 마차 안에서는 특별히 할 일이 없자, 그녀의 시선은 자연스레 연천능에게로 향했다.그는 오늘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있었는데, 가장자리는 보라색으로 둘려 있었고, 허리에는 짙은 보라색 띠를 두르고 있었다. 검은 실에 은색 실을 섞어 구름 무늬를 수놓아 두었다.그래서 그의 옷감과 보라색 차림은 백진아가 입은 옷과 비슷해 보였다. 비록 자수 문양이 다르긴 했지만, 어쩐지 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한눈에 한 쌍이라고 착각이 들 정도였다.‘이건… 완전 커플룩 같은데?’백진아의 눈빛은 연천능의 정교하고 잘생긴 얼굴로 향했다. 그녀는 이내 이런 커플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백진아의 넋을 잃은 시선을 곁눈질로 본 연천능은, 저도 모르게 만족감을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그는 이런 시선이 몹시 불쾌했을 것이다.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책을 넘기며 담담히 말했다.“보기 좋으냐?”몰래 보다 걸리자, 백진아는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하지만 그녀 또한 쭈뼛거리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녀는 헛기침하더니, 눈빛을 굴리며 약간 건방진 웃음을 지었다. “보기 좋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잘생기셨습니다! 이길 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제가 예전에 전하에게 시집가려고 온갖 소란을 피운 이유가 있었지요. 유여매가 약까지 쓰면서 전하의 침상에 오르려고 한 이유가 있었습니다.”이 두 가지는 분명 연천능에게 있어 가장 거슬리는 일일 터였다.‘이러고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그러자 역시나, 연천능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언젠가 그 입 때문에 죽을 것이야.”백진아는 한 없이 억울한 표정이었다.“전하께서 먼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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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연천능은 백진아가 다른 남자를 캐묻는 것이 못마땅해, 이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어사대부 진 대인의 아들, 진박이다.”연천능은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진 대인은 조정에서 금양 공주가 안하무인이며, 권력을 내세워 백성을 괴롭힌다며 여러 차례 탄핵한 적이 있다.”백진아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보아하니 금양 공주가 수작을 쓰려고 신중하게 고른 인물들 같았다. 왕비를 모욕하는 건, 가문을 멸하는 큰 죄였다. 또한 어사는 조정과 제후, 관리를 감찰하는 직책이라 원한을 사기 쉬운 자리이기에, 분명 적도 많았을 것이다.’와, 진짜 한 번에 원수를 다 없애려 했네.’하지만 어리석은 금양 공주가 이렇게까지 치밀하게 계획했을까? 뒤에서 그녀를 돕는 고수가 있는 듯했다.백진아는 연천능의 말투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그를 천천히 바라보았다.“뭘 알고 계신 것입니까?”연천능은 고개를 숙인 채 책만 보고 있었고, 마치 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듯했다.백진아는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하다가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려 창밖 풍경을 바라보았다.마차는 성을 나와 약 한 시진쯤 달린 뒤, 성 밖 공왕의 별채에 도착했다.마차가 멈추자 연천능이 먼저 내렸고, 차 옆에 서서 손을 내밀어 백진아가 내리도록 도와주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처럼,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게다가 연천능과 백진아가 두 번째로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은 백진아가 이미 총애받는 것 아니냐며 수군거렸다. 유여매는 이미 버림받지 않았는가?공왕을 모시는 상 태감은 두 사람이 마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알아보았다. 그는 물통 같은 허리를 흔들며,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예를 올렸다.“능왕 전하, 능왕비께 예를 올립니다!”백진아는 그의 지나치게 여성스러운 모습이 웃겨서 웃음이 터질 뻔했다.연천능은 냉담하게 말했다.“예를 면하시게.”상 태감은 몸을 일으켰다. 그는 얼굴에 분을 잔뜩 바르고 화사하게 웃으며, 태감 특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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