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치자마자, 연천능은 비호착을 던져 바위틈에 걸었다.백진아는 새끼 원숭이를 자신의 배낭 안에 넣었다. 그 순간, 절벽 위에서 무언가가 내려오는 것이 느껴졌다.고개를 들어 보니, 카멜레온이 있었다.백진아는 깜짝 놀라 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바위가 고작 너비 세 미터 남짓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그녀는 발을 헛디뎌, 그대로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백진아!”연천능이 몸을 날려 달려갔지만, 간신히 그녀의 옷자락 끝에만 손이 닿았을 뿐이었다.동시에 그는 위를 올려다보는 그녀의 시선과 마주쳤는데,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놀람도, 공포도, 절망도 없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평온해 보였다.그 순간, 그의 가슴이 저릿해지며, 심장이 부서지는 듯했다. 그는 망설일 틈도 없이 몸을 던져, 백진아를 향해 뛰어내렸다.“전하!”무진과 풍일 등의 다급한 외침은 바람 속에 흩어져 사라졌다.백진아는 언제든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머릿속이 새하얘진 상태로 자신을 향해 오는 그를 바라봤다. 그가… 나를 위해 뛰어내렸다고?왜? 대체 왜?연천능은 낙하 도중 몇 번이나 절벽을 딛고 힘을 빌려, 급속도로 떨어지는 백진아를 따라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발목을 붙잡아 살짝 끌어당긴 뒤, 긴 팔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단단히 끌어안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껴안은 채로 계속 아래로 떨어졌다. 그들의 귀 옆으로 바람 소리가 사납게 울부짖었다.백진아의 마음은 착잡했다.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품 안에서 이상하게도 전혀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바닥에 떨어져 죽을 것이라는 걱정 따위는 들지 않은 것이었다. 역시나 연천능은 기회를 정확히 포착해, 절벽 쪽으로 비호착을 던졌다.비호착이 절벽에 걸려 급속히 미끄러져 내려갔고, 마찰로 불꽃이 튀었다. 완전히 멈추지는 못했지만, 떨어지는 속도는 확실히 줄어들었다.그 순간, 연천능은 공중에서 몸을 세게 비틀어, 자기 몸이 아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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