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201 - Chapter 210

384 Chapters

제201화

고지행이 잠시 넋을 잃자, 백진아는 순간 그가 여전히 값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줄 알았다.백진아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거라. 연회에서 이미 홍보를 해놨으니. 귀한 집안 부인들과 아가씨들은 돈 걱정 없으니!”그 말에 고지행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다가 답했다.“좋습니다, 스승님 말씀을 따르지요!”그는 문밖에서 시종 두 명을 불러 물건을 옮기게 한 뒤, 소매 주머니에서 어음 몇 장을 꺼냈다.“물건값입니다.”백진아는 어음을 받아 살펴보더니 말했다.“너무 많구나.”고지행은 호기롭게 말했다.“남은 건 해열제, 지혈제, 고뿔약, 그리고 그… 소염제 입니다. 이건 약들의 계약금으로 하십시오.”백진아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약을 시험해 보지도 않고 먼저 계약금을 준다고?”그러자 고지행은 보조개가 쏙 드러나 웃으며 아부를 했다.“저는 스승님의 의술이 천하무쌍이라고 믿습니다.”고지행은 이미 약을 써봤고, 그중 몇 가지는 이미 연천능에게도 썼었다. 그러니 굳이 시험할 필요는 없었다.사람은 칭찬에 약한 법, 백진아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참 똑똑한 제자구나!”“칭찬 감사합니다, 스승님!”고지행은 진지하게 예를 올렸다.“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가 일부러 진지한 척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불구하고, 그녀 역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이 스승만 믿고 따라오면, 좋은 일만 있을 것이다. 이만 걸음을 서두르거라! 아, 병에 붙인 설명은, 목판을 하나 파서 인쇄를 해야겠다.”“알겠습니다!”고지행은 눈웃음을 지으며 부채를 꺼내더니, ‘착’ 소리와 함께 펼치며 떠났다.그야말로 풍류를 아는 바람둥이 공자 같은 모습이었다.손 마마가 금박이 찍힌 초대장을 들고 와 말했다.“왕비 마마, 녕 태비께서 보내신 첩지입니다.”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제야 녕 태비가 공왕의 생모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게다가 그녀가 예전에 궁에서 녕 태비를 구해 준 적도 있었기에, 이후로 귀한 장신구나 비단, 혹은 약재 같은 선물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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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두 명의 시위가 들어와 상자를 들어 올렸는데, 상당한 상자의 무게에 시위들은 안에 여전히 금은보화가 든 줄로 착각했다.연천능은 창가에 서 있다가 백진아가 지나갈 때 말렸다.“되도록 빨리 돌아오는 게 좋을 것이다. 왕부의 경비가 백부보다 훨씬 나으니.”백진아는 걸음을 멈췄다.“무슨 뜻입니까? 대체 누가 저를 해한다는 것입니까?”연천능은 냉담하게 말했다.“들을지 말지는 네 마음이다.”백진아는 고개를 숙여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알겠습니다.”‘남의 충고를 듣고,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유가는 무장 집안으로, 자수성가한 장군 백근당보다 훨씬 두터운 기반을 지니고 있었다. 아마 경성에 혜비와 유여매를 위해 남겨 둔 일손이 적지 않을 것이다.연천능은 백진아의 곧고 반듯한 뒷모습이 복도 끝에서 사라지는 걸 잠시 바라보다가, 무진에게 말했다.“암위 두 명을 붙여라.”궁에서 그런 일이 생겼으니, 혜비와 유여매가 그냥 순순히 넘어갈 리가 없었다. 그들의 출입이 금지된 상황에도, 유가 쪽에는 밖에서 움직일 사람들이 있었다.무진은 어두운 곳을 향해 명했다.“뢰십, 뢰십일, 따르거라!”“명 받들겠습니다!”곧이어 지붕 위로 바람이 스치더니, 검은 그림자 두 개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예전 같았으면 능왕이 백진아에게 암위를 둘이나 붙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과거 능왕은 백진아가 죽길 바랐으니.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서 그를 지키는 뢰조 암위들조차도 그의 감정 변화가 분명하다는 걸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백진아는 작은 원숭이를 안고 백부로 돌아와 곧장 백우씨의 오동원으로 향했다.마당을 거닐고 있던 백경유는 붉은빛이 도는 작은 원숭이를 보는 순간, 백진아와 꼭 닮은 큰 눈을 반짝였다.털이 복슬복슬하고 예쁜 동물을 아이도, 여인도 모두 거절하기는 힘들었다.백경유는 얼굴에 살이 조금 올라 더 잘생겨 보였다.그는 또박또박 예를 갖춰 인사했다.“누이께 예를 올립니다.”그러고는 시선을 작은 원숭이에게서 떼질 않았다.백진아는 그의 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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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백우씨는 연고 용기에 적힌 설명을 읽다가, 백진아의 말을 듣는 순간 단번에 얼굴을 굳히더니, 상자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말했다.“월국에서 찾은 무의가 도착했단다.”백진아는 멈칫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정말입니까? 너무 잘됐습니다!”하지만 백우씨는 다소 침울한 표정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허나 며칠 전… 무의가 죽었다. 그것도 백부에서...”그 말이 끝나자마자 백진아의 표정 또한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어떻게 죽었습니까?”심장 속에 있는 고충은 마치 시한폭탄 같았다. 이제야 희망의 빛이 보이던 참이었는데, 단숨에 꺼지다니? 백진아의 기분은 말할 수 없이 가라앉았다.백우씨 역시 분통이 터진 듯 말했다.“검시관 말로는 독사에게 물려 죽었다더구나… 반보 저승이라는 뱀으로, 월국 무족이 기르는 고충 뱀이더군.”“반보 저승이요?!”그 단어를 듣는 순간, 백진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백우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관아에서도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무의가 스스로 키우던 뱀에게 물린 게 아니냐고 추측하더구나. 허나… 난 절대 이게 그렇게나 단순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백진아가 말했다.“예. 저도 그리 단순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 됩니다. 한 달 전, 저도 반보 저승에게 물릴 뻔했으니깐요…!”그리고 그녀는 꽃분이와 독전갈을 만났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백경유는 작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누군가 저희가 잘되는 걸 원하지 않는 게 분명합니다.”“대체 누가?”백우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이까지 악물었다.“무의만 오면 너희 몸속의 식심고를 꺼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백진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백우씨는 식심고를 꺼낸다고 했지, 천잠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녀는 천잠고에 대해서 꽤 잘 알고 있는 듯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 무의가 경유의 몸을 살펴보고, 고충을 없앨 방법을 말했습니까?”백우씨는 잠시 기억을 더듬으며 말했다.“그런 것 같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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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잠시 생각에 잠겼다. 똑같이 반보 저승을 썼다는 것으로 보아, 백부와 능왕부에 숨어 있는 자들이 서로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컸다.백부와 능왕부를 이을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그녀는 순간 진의댁과 백비아가 떠올랐다.“백비아 모녀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백우씨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다.“마당에 얼굴도 못 내밀 정도로 아주 얌전히 지내고 있다. 송 공자라는 자는 생김새도 못났고, 무능하지. 게다가 기생집을 들락날락하며 이미 집안에 첩을 여럿이나 들여놨더구나. 하지만 폐하께서 직접 내린 혼사니, 아무리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지.”백진아는 냉소를 지었다.“자업자득이지요.”그리고 그녀는 곧이어 백비아가 궁에서 겪은 일을 전부 이야기했다.백우씨는 탁자를 세게 내리치며 분노했다.“비열한 모녀 같으니! 어찌 아직도 살아있단 말이냐!”백진아는 싸늘하게 말했다.“언젠가는 스스로 궁지에 몰릴 것입니다.”백진아는 말을 마치자마자, 상자에서 인삼과 영지를 꺼냈다.“제가 직접 캔 것이니, 경유 보약으로 쓰시지요.”“과일과 채소를 또 이리도 많이 가져온 것이냐?”백우씨는 상자 가득한 과일과 채소를 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비록 이제 막 초여름이라 참외가 아직 익지는 않았지만, 채소로도 충분했다. 백진아는 헛기침 하며 말했다.“별채에서 가져온 건데, 정말 맛있습니다.”그녀의 공간에 있을 때 늘 과일과 채소를 갈아 놓은 즙을 마시던 작은 원숭이마저 커다란 참외 하나를 끌어안고 바로 베어 물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이가 나지 않았고, 몸집도 참외보다 작았기에, 계속 참외를 바닥에 떨어뜨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백경유가 다급히 참외를 잡아 주자, 원숭이는 곧 그에게 호감을 보였다. 경유는 둥글고 작은 원숭이의 귀를 살짝 만지더니, 눈웃음을 지었다.백진아는 연탑에 앉으며 말했다.“아직 혼자 씹지는 못할 것이다. 숟가락으로 살만 긁어서 주거라.”“예!”여덟 살인 백경유는 금세 원숭이와 친해졌고,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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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작은 원숭이가 사람들의 말까지 알아듣는 듯한 영리한 모습을 보이자, 백경유는 더더욱 원숭이가 마음에 들었다. 그의 눈은 반짝반짝 빛난 채로, 온통 갈망으로 가득했다.“눈만 봐도 사람 마음을 아는 게 느껴지네요.”백진아도 동생의 이런 눈빛에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서 이내 입을 열었다.“아직 어리니, 이도 다 나고, 제대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면 그때 다시 말하자꾸나.”“찍… 찍…”하지만 작은 원숭이는 백진아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더욱 그녀 품으로 파고들며 애교를 부렸다.다행히 백경유 또한 무리하게 떼쓰는 성격은 아니었다.“그럼, 자주 데리고 오셔서 함께 놀게 해주십시오.”자주 만나며 친해지면, 곁에 둘 수도 있었다.백진아는 흔쾌히 승낙하고, 작은 원숭이에게 말했다.“여기서 경유랑 잠깐 놀고 있거라. 나는 나쁜 사람을 만나러 가야 한다. 그들은 너처럼 귀여운 아이를 보면, 잡아가 버릴지도 모를 정도로 무섭다.”백경유는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맞장구치며 손을 내밀었다.“그래! 이리 오너라. 나쁜 사람들에게 잡혀가지 않게.”하지만 작은 원숭이는 어린아이처럼 백진아의 목을 꼭 끌어안고는, 여전히 백경유에게 가지 않으려 했다. 결국 백진아가 한참을 달래주고 나서야 원숭이를 백경유에게 넘겨줄 수 있었다. “금방 돌아올 테니, 그동안 네 작은 외삼촌에게 예쁜 이름 하나 지어 달라고 하거라.”“작은외삼촌요…?”백경유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큰누나가 자기를 원숭이 취급하는 건가?작은 원숭이는 백경유 무릎 위에 앉아, 잔뜩 불안한 눈빛으로 버려질까 봐 전전긍긍했다.백진아는 다시 한번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춘화와 추월 두 하녀를 데리고 진의댁의 희춘원으로 향했다.희춘원에 들어서자마자, 살얼음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마당에는 열댓 명의 하녀와 늙은 시중들이 서 있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그들은 백부의 하인이 아니었다.비단과 명주를 입고, 장신구도 무척 값비싼 것들로 치장해, 백부의 첩과 서녀들보다도 훨씬 화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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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백진아는 원주인의 기억을 통해 얽힌 관계들을 정리하며, 바로 본청으로 들어섰다.밖에서 하인들이 보이던 거만한 태도를 보아, 곧 흉악한 인상의 노파를 보게 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명혜 군주는 온화하고 단아해 보이며, 체구가 작은 여인이었다. 그녀의 분위기와 생김새는 진의댁과 무척 닮아 있었다.비록 차림새는 다소 화려했지만, 품위가 있어서 전혀 과하지 않았다.진의댁의 나이를 따져보면 명혜 군주가 아무리 젊어도 쉰 살은 돼야 했을 텐데, 겉보기에는 그저 서른다섯쯤으로 보였다. 부드럽고 자상한 인상에, 미모까지 지닌 미인이라 할 만했다.백진아가 들어서자, 명혜 군주는 바로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손짓했다.“아이고, 진아가 돌아왔구나. 헌데, 어찌 이리 홀쭉해진 것이냐? 어서 자리에 앉거라. 자, 어디 좀 보자꾸나.”다정하고 자애로운 태도에, 남들이 봤다면 백진아의 친할머니라 생각했을 것이다.원래의 백진아라면 이미 “외조모!”하고 부르며 달려가 애교를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백진아는 이 사람도 진의댁과 백비아와 같은 부류라고 생각했다.3대에 걸친 가식적인 사람들이었다.그 당시 직접 진의댁과 백비아를 때린 적도 있는데, 노부인이 이렇게까지 친근하게 그녀를 대하다니? 연기가 분명했다.백진아는 치아 여덟 개가 보이는 표준적인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옆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명혜 군주께서도, 폐하께서 비아에게 혼사를 하사하신 일을 축하하러 오신 것입니까?”그 말을 듣자, 명혜 군주의 얼굴에 웃음기가 싹 사라지며, 표정도 어두워졌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찌 이런 불행한 일이 생겼는지… 진아야, 그때 상황이 어땠느냐?”진의댁의 얼굴은 몹시 수척해 보였다. 그녀는 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울먹였다.“가엾은 우리 딸… 틀림없이 누군가가 수작을 부려, 당한 것입니다.”백진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비아가 말씀 안 드렸습니까? 수작에 당한 것이 확실합니다.”명혜 군주의 눈에 냉기가 스쳤다.“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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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멍청이를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일그러진 표정의 백비아를 보며 여유로운 말투로 말했다.“아직도 유여매의 말을 믿는 것이냐? 내가 문을 잠갔다면, 지금 사람들을 피하고 있어야지 말이 되지 않겠냐? 게다가 향명이 널 뒷간으로 데리고 갔는데, 향명에게 들키지 않게 다가가려면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야 했겠냐?”백비아는 핏발 선 눈으로 멍하니 백진아를 노려보았다. 그때, 향명이 그녀를 뒷간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안에 있던 남자를 보자마자 몸을 돌려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이미 잠겨 있었다.시간을 따져보면, 범인은 바로 향명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줄곧 유여매와 협력하는 사이를 유지해 왔기에, 유여매가 그녀를 함정에 빠트릴 이유는 없었다.그러니 백진아가 중간에서 이간질한 것이 분명했다!송 공자는 금양 공주와 유여매가 백진아를 위해 준비해 둔 사람이었지만, 결국 자신이 그에게 유린당하고 만 것이었다.백비아는 백진아 대신 자신이 치욕을 당했다고, 모든 고통은 원래 백진아가 겪어야 할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만약 뒷간에 들어간 사람이 백진아였다면, 송 공자라는 추하고 쓸모없는 사람도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네 탓이다! 다 네 탓이야!”백비아는 생각할수록 원한이 치밀어 올라,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백진아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백진아의 얼굴을 할퀴려고 했다. 자신의 길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눈앞의 이 완벽하게 아름다운 얼굴을 다 망쳐 버리려고 했다.그러나 손이 백진아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누군가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이어서 매우 경쾌한 뺨 맞는 소리가 울렸다.“비아야!”진의댁과 명혜 군주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방금 백비아가 달려들 때는 말리지 않더니, 백비아가 맞으니까 이제야 소리를 내네?’백진아는 힘껏 손을 뿌리쳐 백비아를 밀어냈고, 백비아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물러나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진의댁은 백비아를 끌어안고 백진아를 향해 울부짖었다.“비아가 이렇게 됐는데, 어찌 또 때리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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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진의댁은 힘없이 늘어진 딸을 끌어안고, 원망과 원한이 뒤섞인 시선으로 백진아의 아름다운 얼굴을 노려보며 말했다.“비아는 누가 뭐래도 네 동생이다. 아무리 비아에게 불만이 많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모욕해선 안 된다!”백진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모욕이라고요? 제가 한 말 중에 무엇이 모욕입니까? 비아는 서녀입니다. 그리고 폐하께서 혼사를 하사하셨지요. 그러니 비아는 미래의 송부인이 맞잖습니까?”진의댁은 할 말을 잃고, 명혜 군주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명혜 군주의 어두웠던 안색은 이미 다시 온화하고 성숙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어서 비아를 방으로 부축해 들어가거라. 홍곡에게 살피라 하거라.”명혜 군주 뒤에서 서른 살 남짓의 여인이 걸어 나왔다.여인은 아직 머리를 올리지 않았고, 평범한 용모였다. 평범해도 너무 평범해서, 거기 서 있어도, 그런 사람이 있는 줄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원주인의 기억 속에서도 이 인물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홍곡은 진의댁과 함께 백비아를 안방으로 부축해 들어갔다.백진아 또한 살기를 거두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 홍곡이라는 자가 정말 의술을 아는 겁니까? 차라리 의원을 불러서 살펴보게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명혜 군주는 부드럽게 웃으며 답했다.“의술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흔한 병만 치료할 줄 아는 정도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전 왜 저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을까요? 어디서 구한 하인입니까? 저도 하나 경유 곁에 두고 싶습니다. 경유가 몸이 약해서 의술을 아는 하인이 필요합니다.”그러자 명혜 군주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어찌 못 봤겠느냐? 홍곡은 나와 거의 스무 해를 함께한 아이로, 늘 곁에 두고 있었다.”“제가 미처 눈여겨보지 못했나 봅니다.”백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별다른 일 없으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명혜 군주는 그녀의 말은 못 들은 척한 채,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도 않고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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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이렇게나 큰 억울함을 당했으니, 진의댁과 백비아는 분노를 도저히 삼킬 수 없었다.명혜 군주의 눈동자에 서늘한 살의가 스쳤다.“유여매는 지금 궁에 숨어 나오지도 않으니, 기회를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겠구나.”진의댁이 다시 말했다.“분명 백진아가 중간에서 이간질해서, 유여매가 비아를 미워하게 된 것입니다! 천한 년, 사람이 바뀐 것만 같습니다. 예전엔 멍청하더니, 이젠 머릿속에 꿍꿍이가 가득합니다! 절대 그 계집이 편히 살게 둬선 안 돼요…”백진아는 일부러 천천히 희춘원을 빠져나가며 방 안의 대화를 모두 듣고는, 냉소를 흘렸다.‘역시 한 통속의 사람들이로군!’오동원으로 돌아오자, 새끼 원숭이가 기뻐하며 달려와 그녀의 어깨에 매달린 채 내려오려 하지 않았다.백경유는 조금 부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누이, 이름을 지었습니다. 털이 붉은 불꽃…! 적염이 어떻습니까?”백진아는 진심으로 칭찬했다.“좋구나, 좋은 이름이다. 내가 했으면 ‘불 원숭이’나 ‘붉은 털’이라고밖에 못 지었을 것이다.”백우씨는 그녀의 말을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역시 경유가 지은 이름이 훨씬 낫군.”백진아는 뒷간에 간다며 자리를 비운 뒤, 공간에서 뱀과 벌레를 쫓는 약 가루와 해독제, 해독 환을 꺼내 왔다.그리고 그것들을 백우씨에게 건네며 말했다.“이 약 가루로 뱀이나 독충을 쫓을 수 있으니, 마당과 방 둘레에 뿌려 두세요. 이건 해독제와 해독 환입니다. 독충에게 물리면 해독환을 먹고, 독혈을 짜낸 뒤 약을 뿌리세요. 적어도 의원을 부르기 전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백경유가 웃으며 말했다.“어머니께서는 이미 독물을 막는 약낭이 있으시니, 무서울 것 없습니다.”백우씨는 살짝 흔들리는 눈빛으로 약을 받아 들었다.“목숨을 구하는 물건은 많을수록 좋다. 비록 그 무의에게 약낭 두 개를 받긴 했지만, 약 가루만 못하더구나.”백진아는 눈매를 살짝 내리깔았다. 반보 저승과 독전갈은 월국 무족이 기르는 독물이다. 그런데 백우씨에게 독물을 막는 약낭이 있다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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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혜비는 정말 자객을 보내 그녀를 죽이려 할 수도 있었기에, 백진아는 백가에까지 재앙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하지 않는가? 능왕부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매원에서 나오고 있던 금양 공주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 뒤에는 향명과 유리궁 궁녀 한 명이 각각 커다란 보따리를 하나씩 안은 채로 따라오고 있었다. 보아하니 유여매의 물건을 가지러 온 듯했다.금양 공주는 백진아를 보자마자, 눈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달려들어 호통쳤다.“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것이냐? 이리저리 남자나 꼬시고 다니고! 뻔뻔하게 능왕 오라버니에게 시집오더니, 또 지행 오라버니와 가까이하는 것이냐? 정말 파렴치하구나!”백진아는 분노에 찬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게 대체 무슨 헛소리입니까?”‘어이없네, 이거 완전히 미친 소리잖아! 먼저 가려움 가루 한 번 써서, 긁적거리게 만들어야지.’금양 공주는 적염을 보자 눈을 반짝이더니, 목을 긁적이며 말했다.“이 작은 짐승도 내가 가져가마.”적염도 그녀를 흉내 내듯 몸을 긁적였다.백진아는 눈을 흘기며, 짧게 한 마디만 내뱉었다.“이만 가십시오.”백진아는 그 말을 남기고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찔리니까 도망가는 것이냐? 거기 서라!”금양 공주는 치마를 움켜쥔 채로 뒤에서 쫓아왔다. 하지만 백진아는 매일 영천수에 몸을 담그고 있었던 덕분에 몸놀림이 매우 가벼웠다. 걸음은 느긋해 보였지만, 속도는 누구보다 빨랐다.그래서 결국 금양 공주는 그녀를 따라잡지 못했고, 분노에 차 소리쳤다.“당장 저 계집을 잡거라! 궁으로 끌고 가서 혜비 마마께 넘겨야겠으니!”뒤에 있던 덩치 크고 건장한 두 명의 노파가 서로를 힐끗 바라보더니, 달려가 백진아의 앞을 막아섰다.“왕비 마마, 멈추시지요.”노파는 말을 마치고, 손을 뻗어 백진아를 잡으려 했다.하지만 백진아의 얼굴에 이내 냉소가 스쳤고, 그녀는 재빠르게 몸을 피한 뒤에 한 노파의 팔을 움켜잡아 잡아당기고 밀쳐냈다. 그녀는 무공은 없었지만, 인체의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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