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441 - Chapter 450

588 Chapters

제441화

공포에 질린 능란의 비명이 얼음 동굴 안이라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고, 그 진동으로 천장에 매달린 얼음 고드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고지행이 이내 불쾌한 듯 말했다.“능란아, 어찌 호들갑스럽게 소리를 지르느냐?”능란은 겁에 질린 채로 달려오다가, 얼음 바닥이 너무 미끄러운 탓에 그대로 벌러덩 넘어졌다.백진아가 주의를 주었다.“분명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모두 조심하거라!”“예!”뢰십을 비롯한 여덟 명이 일제히 대답하며 무기를 뽑아 들고 경계 태세를 갖췄다.연천능은 백진아의 손을 꽉 잡고 말했다.“가서 확인해 보거라!”운일이 선두에 서서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사람을 수없이 죽이고, 겪은 것도 많은 그였지만, 그래도 그것을 보고 놀란 듯 외쳤다.“시체입니다!”백진아도 시체를 바라본 순간, 온 몸이 굳어버렸다.얼음 기둥 안에 사람이 봉인되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서 있는 자세로 장검을 움켜쥔 채,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처럼 생생했다.운일은 다른 나라를 다니는 임무를 맡아, 설제국의 풍속에 밝았다.“옷차림으로 보아, 아마 적융국 사람일 겁니다.”백진아가 말했다.“순간적으로 얼어붙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자세가 아니라, 몸을 웅크리고 있었을 테니까요.”그녀는 이내 시스템의 스마트 스캔 기능으로 시신을 확인했다. 상대는 확실히 동사였고, 사망한 지는 십오년이 지났다고 나왔다.“아주 기이하군요!”고지행이 이내 판단을 내린 후 외쳤다.“모두 더 경계하거라!”어느새 나들이를 온 듯한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사라진 채, 팽팽하고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이런 시체들이 여럿 더 발견되었다. 모두 서 있는 채로 얼음 기둥이나 고드름 속에 봉인되어 있었고, 남녀노소에 복장도 제각각, 자세 역시 다양했다. 하지만 다들 살아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시체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빠르게 얼어붙어 사망했고, 사망 시점이 전부 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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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백진아가 제안했다.“어차피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니, 저희가 떨어져 내려온 곳으로 다시 갑시다. 눈이 막 쌓였으니, 아직은 단단하지 않아 파내고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능란이 가장 먼저 찬성했다.“맞아요, 맞아요!”일행은 왔던 방향을 따라 다시 걸어갔는데, 선두에 서 있던 운일이 두 번째 시체를 발견했다.“또 돌아온 건가?”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미혼진에 들어온 건가?’사태가 심각해지자 모두 입을 다물었고, 분위기는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연천능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천천히 얼음 기둥과 고드름, 얼음 죽순들을 훑어본 뒤, 한 방향을 가리켰다.“저쪽으로 가거라.”백진아는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고드름이 가득했고, 뒤에는 얼음 폭포까지 있어 도무지 길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 너무도 확신에 차 있었기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따라갔다.그런데 그 고드름 무리 속으로 들어가 한 번 방향을 틀자, 눈앞의 풍경이 순식간에 변했다. 얼음 폭포의 오른편에 폭이 네댓 미터쯤 되는 통로가 나타난 것이다.“미진을 벗어났어요!”백진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낌없이 칭찬을 퍼부었다.“아는 것도 많으시고… 정말 대단합니다!”연천능은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마치 따뜻한 꿀물을 한 그릇 마신 듯 마음이 편안해졌다.모두의 발걸음도 한결 빨라졌다. 한참을 걷던 중, 연천능이 갑자기 멈춰 서며 그녀를 붙잡았다.백진아는 의아했다.“왜요?”연천능이 얼음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저 위에 뭐가 있는지 보거라. 뭔가 움직이는 것 같구나.”백진아는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얼음벽은 울퉁불퉁했고, 자세히 보니 마치 하얀 서리가 덮인 것처럼 보였다. 얼음 위에 서리가 있는 건 이상할 게 없었지만, 그 ‘서리’가 정말로 움직이고 있는 듯했다.백진아는 한 발짝 다가가 자세히 보았는데,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그것은 ‘서리’가 아닌, 빽빽하게 깔린 흰색 벌레들이었다. 좁쌀보다도 더 작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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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모두 온몸이 오싹해지며, 마음속 깊이 두려움을 느꼈다.특히 백진아를 비롯한 몇 명의 의원은 더욱 그랬다. 동료가 눈앞에서 순식간에 죽어버렸는데, 의사인 그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조차 제대로 알기도 전, 상황은 이미 늦었고, 손쓸 틈도 없었다.백진아는 비통함에 잠겼다. 이렇게 호기심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니?그녀는 다시금 경고했다.“모두 조심하세요. 얼음벽에 아주 위험한 벌레가 있습니다.”그때, 갑자기 꿈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가 진흙 속을 기어가는 듯한 소리였고, 그 소리의 근원은 다름 아닌 그 시위의 머리였다.고요한 얼음 동굴 안에서 그 소리는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고, 다들 솜털이 곤두섰다.“벌레가… 커, 커졌습니다.”능란은 공포에 질린 채, 감히 큰 소리도 내지 못했다.시위의 입에서 벌레가 기어 나왔다. 굵기는 지렁이만 했고, 길이는 새끼손가락 정도였다. 귀에서 나올 때는 이미 손가락 굵기만큼 자라 있었다.잠깐 사이에 시위의 머리는 씹어 먹혀, 해골만 남고 말았다.연천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무공이 뛰어난 그의 시위가, 고작 몇 마리의 벌레에게 목숨을 잃다니?시위가 고수가 아니었다면, 아까 연천능이 휘두른 그 검조차 피하지 못했을 것이다.지금 얼음벽에는 그런 벌레들이 빽빽하게 달라붙어 있었고, 벌레들에겐 날개까지 달려 있었다. 만약 그것들이 한꺼번에 달려든다면…수많은 벌레 앞에서, 연천능 일행은 벌레의 굶주림조차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하지만 다행히도 먼저 벌레를 자극하지 않는 한,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았다.연천능이 차갑게 명령했다.“얼음벽에서 최대한 떨어져 걷거라. 놈들을 자극하지 말고!”모두 중간에 바짝 모였고, 숨을 죽인 채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바닥의 고드름을 걷어차는 바람에, 튀어 오른 얼음 조각이 얼음벽에 부딪쳤다.“조심하십시오!”백진아가 공포에 질려 외쳤다.그녀는 급히 약 가루 한 줌을 꺼냈지만, 뿌리기도 전에 신의곡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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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만약 그녀가 오지 않았다면 연천능도 오지 않았을 것이고, 연천능이 오지 않았다면 시위들 역시 이곳에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연천능은 백진아의 손을 꼭 잡았다. 어떻게 그녀를 탓할 수가 있겠는가?두 사람이 죽은 뒤, 모두의 마음은 몹시 무거워졌다. 일행은 숨을 죽이고 정신을 바짝 차린 채 앞으로 향했다. 그렇게 걸어가다 보니,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느껴졌고 희미하게 물 흐르는 소리도 들려왔다.운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물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누군가가 맞장구쳤다.“저도요!”사람들은 걸음을 재촉했고, 마침내 통로의 끝에 도착했다.끝에는 커다란 얼음 동굴이 있었고, 다행히도 그 무서운 벌레들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얼음 동굴 안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시냇물이나 지하수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 얼음벽 뒤에서 파란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었다.백진아가 낮게 말했다.“저쪽에 사람이 있습니다!”그제서야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들어왔던 길은 눈에 묻혔으니,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건 다른 출구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저쪽 사람도 이쪽에 사람이 있는 걸 알아차린 듯 얼음벽 앞으로 다가왔다.백진아는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벽 너머에는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었으며, 얼음벽을 부수고 이쪽으로 넘어오자는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다.백진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안 돼… 얼음벽을 부수면 고드름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그럼, 분명 눈 알갱이 같은 벌레들이 깨어날 거야!’“안…”하지만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 ‘쾅’하는 굉음과 함께 상대가 내공으로 얼음벽을 뚫었다.얼음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충격에 동굴 천장에 매달려 있던 고드름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동굴 벽은 매우 높았고, 떨어지는 고드름들은 빽빽하고 날카로운 검처럼 쏟아져 내려, 피할 곳조차 없었다.연천능은 바로 백진아를 덮쳐 안고 바닥을 굴렀다. 그들이 굴러간 얼음 바닥 위로 고드름들이 떨어졌다.그는 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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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백진아는 심장이 더 아파지는 것을 느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었는데, 이게 질투 때문인지, 아니면 고충이 깨어난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다행히도, 연천능이 그 절세 미녀를 바라보는 눈에는 다른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그는 담담하게 말했다.“천향과를 찾으러 왔습니다.”“다친 것이냐?”여자는 그의 등에 꽂힌 두 개의 고드름을 보고는 걱정과 안타까움이 담긴 눈빛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내 그의 상처를 살피려 했는데, 연천능이 한 걸음 물러나며 피했다.“괜찮습니다. 작은 상처일 뿐이니.”그러자 절세 미녀는 못마땅한 듯 말했다.“이렇게 굵은 얼음이 어찌 작은 상처란 말이냐? 무진, 어서 주인의 상처를 처리하거라!”“예!”무진은 막 일어나 팔에 박힌 고드름을 뽑아내고, 연천능의 상처를 처리하러 갔다.그때, 금관을 쓰고 가늘고 긴 눈망울을 지닌 한 남자가 사람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 화려한 옷차림에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눈에 봐도 높은 신분의 인물 같았다.그는 연천능에게 인사를 건넸다.“능왕 전하, 정말 우연이군요. 이런 곳에서 만날 줄은 몰랐습니다.”연천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대신했다.그 과정 내내, 그는 백진아를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다.백진아의 심장이 다시 욱신거렸다. 순간 아주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몸으로 그녀를 감싸주며 그녀와 혼인하겠다고 말했었는데, 왜 갑자기 이렇게 낯선 사람이 된 걸까?이 여자는 두 번째 유여매가 아니었다. 아니, 유여매조차도 감히 견줄 수 없는 존재였다.속세에 물들지 않은 아름다움, 범접할 수 없는 성스러운 분위기. 감히 욕심낼 수도,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이 그저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객관적으로 보아도, 이 여자는 연천능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정말, 너무 잘 어울렸다!“스승님, 어서 일어나세요! 다치신 데는 없어요?”고지행이 백진아에게 손을 내밀었다.그의 눈에는 연민과 걱정, 그리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그가 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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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누군가가 주먹으로 한 번 내리치자, 동굴 입구의 얼음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폭이 세 미터쯤 되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백진아는 속으로 그 사람을 욕했다. 이렇게 큰 구멍을 내면, 날벌레들에게 길을 열어준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바로 그때, 누군가 그 점을 떠올렸는지, 머리 위에 매달린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올려다보며 외쳤다.“자! 다 같이 힘을 합쳐, 위에 있는 얼음을 무너뜨려서 입구를 막읍시다!”연천능은 사람들 틈에 섞여 달려오며, 백진아의 손을 붙잡았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만 움직였다.“약설!”금관을 쓴 귀공자가 다급히 외쳤다.연천능이 이내 고개를 돌렸는데, 그 절세 미녀는 무공이 약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 다투는 걸 가소롭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어느새 뒤처져 있었다.뒤에 남은 사람 중에는 경공이 약한 자들이 여럿 있었고, 그 안에는 능란도 있었다. 그녀는 너무 놀라 다리에 힘이 풀려, 더는 달릴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눈앞에서 흰 벌레 떼가 곧 덮쳐올 기세였다.“빨리! 위에 있는 얼음을 쳐서 입구를 막읍시다!”누군가가 다시 외쳤다.“안 된다! 사람들이 다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거라!”금관을 쓴 남자가 무거운 위엄을 내뿜으며 외쳤다.하지만 목숨이 달린 순간이니, 많은 사람들이 먼저 나서지 않았고, 결국 누군가가 동굴 천장을 향해 내공을 실어 장풍을 쏘았다.하지만 한 사람의 힘에는 한계가 있어, 떨어진 얼음은 적었다. 능란은 발밑의 얼음에 걸려 넘어져,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대로라면, 그녀는 분명 죽을 것이다.신의곡의 제자들이 필사적으로 소리쳤지만, 앞서 두 사람이 처참하게 죽는 모습을 본 탓에, 누구 하나 감히 나서서 그녀를 구하러 가지 못했다.백진아는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가 덩굴을 던졌다. 덩굴이 능란의 허리를 감았고, 그녀는 힘껏 능란을 끌어당겼다.그와 동시에, 약설 역시 발밑의 부서진 얼음에 걸려 넘어졌다.흰 벌레 떼는 이미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었다. 쏟아지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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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모든 상황이 너무도 빠르게 일어났다. 고지행이 벌레가 덮쳐오는 것을 알아챈 순간부터, 동굴 입구가 막히기까지 불과 몇 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수백 명이 작은 동굴 입구로 몰려들었고, 누군가는 얼음덩어리를 떨어뜨려 입구를 봉쇄하려 했다. 상황이 얼마나 복잡했을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그 누구도 백진아가 밖으로 튕겨 나갈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지행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 상황은 이미 늦었다. 그는 동굴 입구를 열어 백진아를 구하려 했으나, 사람들이 이내 그를 가로막았다.“비키거라!”고지행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고, 바로 그를 가로막는 사람들과 싸우기 시작했다.연천능은 백진아에게 물건을 숨길 수 있고, 동물도 숨길 수 있는 보물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도 숨길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도 그 보물을 직접 본 적 없었기에, 그녀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하지 못한 이상, 안심할 수는 없었다.그래서 그 역시 동굴 입구를 열고 사람을 구하려 했다.그러나 뒤처졌던 두 사람이 얼마나 끔찍하게 죽었는지를 본 사람들이, 어찌 입구를 열어 사람을 잡아먹는 벌레를 안으로 들일 수 있겠는가?그래서 많은 이들이 나서서 그들을 막았다.뢰십 일행, 무진과 고지행의 부하들까지 가세하면서, 양측의 고수들이 뒤엉켜 격렬한 난투가 벌어졌다.…백진아는 눈앞에서 연천능이 목숨을 걸고 다른 여인을 구해,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고, 그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그녀의 마음은 이 동굴 속의 얼음보다 더 차갑게 식어버렸다.그녀는 결국 버려졌다.얼음덩이들이 연달아 백진아의 몸에 떨어졌지만, 그녀는 아픔조차 느끼지 못했다.육체적 아픔보다 마음이 더 아팠다. ‘걱정하지 말거라. 난 평생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그 순간, 백진아는 연천능의 그 말이 떠올랐다. ‘하하… 참으로 아이러니하네.’연천능은 여러 번 그녀를 위해 목숨을 걸고 그녀를 지켜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연천능에게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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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알겠습니다.”백진아는 난감한 듯 어깨를 으쓱했다.“그럼, 화제를 바꾸지요. 방금 어디에 숨어 있었습니까? 누가 저를 밀었는지 보셨나요?”그녀의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 당시 상황은 극도로 혼란스러웠고, 막 능란을 구해낸 직후였기에, 이론상 능란이 그녀와 가장 가까이 있었을 것이다.그럼 능란이었을까?당시 뢰십 일행도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능란은 들키거나, 복수 당하는 것이 두렵지 않은 것일까?이번엔 남자가 입을 열었다.“홍곡이다. 장풍으로 너와 가장 가까이 있던 신의곡의 홍의 여인을 쳐서, 너를 밀어냈다.”“그 여자였군요! 좋아요, 아주 좋습니다!”백진아는 이를 악물었고, 이 원수를 꼭 갚겠다고 다짐했다!그때는 모두의 시선이 벌레와 동굴 입구에 쏠려 있었기에, 일부러 홍곡을 찾아볼 사람도 없었다. 그녀 역시 홍곡을 보지 못했으니 말이다.하지만, 이 남자는 분명 홍곡을 예전부터 알고 있는 듯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능란의 이름조차 모르면서, 은신 능력을 지닌 홍곡의 이름을 정확히 말할 수 있을 리 없었다.‘이 남자가 연천능의 사람이 아니라면, 공왕의 사람? 아니면 태자의 사람일까? 에이, 그만 생각하자. 당분간 나에게 적의가 없으면 그걸로 충분하지!’백진아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그때, 미세한 바람이 느껴졌다. 바람 속에는 물기 특유의 촉촉하고 서늘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그녀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이곳은 물가와 아주 가까운 것 같습니다.”남자는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뜬 채 기운을 느껴보더니, 한 방향을 가리켰다.“저쪽이다!”두 사람은 아무것도 함부로 건드리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수원이 있을 방향으로 향했다. 지형은 점점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고, 갈수록 더 깊어졌다. 온도 또한 점점 더 낮아지고, 얼음층이 두꺼워져서 형태도 점점 기묘해졌다.하지만 백진아는 지금 더 이상 그런 풍경을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마음을 어딘가에 두고 온 것처럼 어딘가 공허함을 느꼈다. 깊숙이 내려온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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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그중 한 명은 백의 남자에게 암기를 맞아 도리어 상처를 입은 듯 어깨뼈에 단도가 박혀 있었다.아마 죽은 사람이 그들의 동료였을 것이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 백진아는 당장이라도 홍곡을 죽이고 싶었다.백의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저들을 막을 테니, 너는 천향과를 따거라!”지금은 천향과가 우선이었기에, 백진아는 이내 얼음 위의 연못을 향해 달려갔다.운청 도사, 홍곡, 그리고 한 명의 남자가 백의 남자를 붙잡았고, 상처를 입은 또 다른 남자는 검을 들고 백진아에게 달려들었다.백진아는 용음 비수를 뽑으며, 상대를 쓰러트릴 약 가루를 한 움큼 뿌렸다. 그리고 몸을 틀어 상대의 검을 피한 뒤, 남자의 옆구리를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그녀의 약은 워낙 효과가 강해, 3초면 상대가 쓰러져야 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독으로 단련된 체질이라, 쓰러지기는커녕 그녀의 발길질마저 피해 버렸다.그는 더 이상 백진아를 공격하지 않았고, 바로 연못 쪽으로 돌진했다. 그는 경공을 펼쳐 천향과를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나 그 순간, 백진아의 약이 작용했다. 그는 잠깐 멈칫하더니, 그대로 연못 안으로 떨어졌다.그때, 연못 속에서 갑자기 거대한 흰색 비단뱀의 머리가 솟구쳐 나왔다.백진아는 깜짝 놀랐다. 두 그루의 천향과는, 바로 그 흰 비단뱀의 머리 위에서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뿔이 돋아날 자리에서 자라고 있어, 투명한 플라스틱 연꽃 두 송이를 머리에 얹은 것처럼 보였다.이 기묘한 모습 덕분에, 흉포하기 짝이 없는 거대한 비단뱀이 오히려 귀여워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다. 비단뱀은 피비린내 나는 큰 입을 벌리더니, 단번에 그 남자를 삼켜 버렸다. 그러고는 재빨리 연못 속으로 가라앉았고, 천향과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백진아는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그녀가 막 배운 경공으로 천향과를 따러 갔더라면, 삼켜진 사람은 그녀지 않은가?천향과가 극한의 곳에서 자랄 수 있었던 것이 이상했는데, 흰 비단뱀의 머리 위에서 자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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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하지만 운청 도사는 천향과를 빼앗기 위해서 내공이 약한 백진아를 붙잡아 두었다. 얼음 비단뱀의 피비린내 나는 거대한 입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식은땀이 쏟아졌다.그때, 갑자기 한 줄기 찬바람이 휘몰아쳤고, 백의 남자가 홍곡의 몸을 그대로 얼음 비단뱀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하지만 몸을 가로로 넣어, 곧바로 삼켜지지는 않았다.운청 도사는 백진아와 맞붙으면서 급히 외쳤다.“저 여자는 아직 죽으면 안 된다! 천향과는 찾았지만, 남은 돈을 아직 나에게 주지 않았단 말이다!”그는 점괘를 보고 계산하는 데 능해, 홍곡이 천향과를 찾은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도 천향과를 탐내고 있었다. 천향과의 효능은 말할 것도 없고, 신의곡에서 내건 현상금만 해도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얼음 비단뱀은 지금 오로지 백진아를 잡아먹어 복수하고 싶을 뿐이었다. 비단뱀은 홍곡을 내던져 버리고, 다시 백진아를 향해 덮쳐 왔다.백의 남자가 주먹으로 얼음 비단뱀의 머리를 강타했고, 비단뱀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나뒹굴었다.운청 도사는 백의 남자가 상대할 뱀이 쓰러지자, 더는 상대가 되지 않음을 깨닫고 갑자기 품속에서 누런 부적 한 뭉치를 꺼내 허공에 뿌렸다.그 순간, 백진아의 눈앞에 짙은 안개가 확 일어난 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고, 얼음 동굴 안에 홀로 남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얼음 비단뱀의 소리도, 싸움 소리도, 물소리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숨이 막힐 만큼의 적막이었다!“젠장! 요술이잖아!”백진아는 울고 싶어졌다.이 공간에서는, 금손을 가진 환생자라는 설정조차… 안 통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이내 용음 비수를 꽉 쥐고, 한쪽을 향해 더듬으며 조심스럽게 걸어갔다.바로 그때, 갑자기 찬 바람이 몰아쳐서 그녀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했지만, 이내 안개 속에서 반쯤 부러진 검이 튀어나와 그녀를 찌르려고 했다.백진아는 옆으로 피하며, 안개 속을 향해 덩굴을 휘둘렀다. 그리고 덩굴이 누군가를 감자마자, 앞으로 끌어당겼다.곧이어 운청 도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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