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791 - Chapter 800

1398 Chapters

제791화

백진아는 팔을 등 뒤로 꺾어, 등에 박힌 암기 몇 개를 의념을 움직여 하나씩 빼냈다.그녀는 풀밭을 짚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비틀거리며 영천수로 향했다. 너덜너덜해진 옷을 벗어 의념으로 쓰레기 회수 시스템에 던져 넣었다.영천수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숙여 내려다보니, 온몸이 멍과 상처투성이였다.백진아는 입꼬리를 비틀며 자조 어린 웃음을 흘렸다. 오늘은 일부러 여장을 하고 정성껏 꾸민 뒤, 우아하게 돌아서는 장면까지 머릿속으로 그려 두었건만…결과는 결국 이 모양이었다.스스로 제 뺨을 후려친 꼴이나 다름없었다.그녀는 몸을 영천수 위에 띄운 채, 아름답고 푸른 공간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으로 가득 쌓여 있었다.아이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는 공간을 나왔다.밖은 이미 희미하게 밝아 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변에는 순찰하는 병사도, 암위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무사히 몸을 숨겨 쇄운 강가까지 이르렀고, 덩굴을 이용해 다리를 건넌 뒤 군영의 격리 구역으로 돌아왔다.“스승님!”고지행이 급히 그녀를 부축해 천막 안으로 들이고, 간이 침상에 눕혔다.그는 초조한 눈빛으로 그녀를 살피며 물었다.“안색이 왜 이렇게 안 좋으십니까? 다치신 겁니까?”백진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대답했다.“괜찮다. 작은 상처일 뿐이야. 이쪽 상황은 어떠냐?”고지행은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그녀에게 건네며 말했다.“고충 감염의 근원은 이미 통제했습니다. 다만 발병자는 아직 계속 늘고 있습니다. 적어도 며칠은 지나야 수가 줄어들 것 같습니다.”백진아는 물잔을 받아 들고,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잠복기만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고지행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그를… 만나셨습니까?”백진아는 고개를 숙인 채 살짝 끄덕였다.고지행의 마음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다.“얘기는 나누셨고요?”백진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가, 이내 다시 가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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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2화

“게다가 우리 어머니도 돌아가셨으니, 내가 상을 치르는 동안은 당분간 연경곤에게 시집가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고지행은 미간을 꾹 누르더니,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언젠가는 다 밝혀질 일입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 마십시오. 제가 암살당한 것처럼 판을 짜겠습니다. 스승님은 그 틈에 죽은 척 빠져나가세요. 그리고 몸을 숨길 만한 곳을 찾아, 아이를 무사히 낳으셔야지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매 속을 더듬어 붉은 핏빛 구슬 하나를 꺼냈다.“이건 와룡산 고묘에서, 썩지 않은 시신의 입 안에 있던 것을 얻은 것이다. 너에게 주마.”고지행은 힐긋 보았다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선뜻 받지는 않았다.“이건 귀원주입니다. 시신을 산 사람처럼 보이게 할 뿐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큰 효능이 있지요. 몸과 원기를 지켜 주고, 내공과 수명까지 늘려 준다고 합니다. 심지어 죽은 사람도 되살린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미친 듯이 탐내는, 값을 매길 수도 없는 보물입니다.”“주면 그냥 받거라!”백진아가 귀원주를 던지자, 고지행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 쥐었다. 손에 닿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한 기운이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그가 다시 돌려주려 하자, 백진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가지고 있거라. 혹시 내가 죽은 척하는 데 실패해서 정말 죽게 되면, 그때 내 입에 넣어라. 몇백 년, 몇천 년 뒤에라도 다시 살아날지 누가 알겠느냐?”그 말에 고지행은 질겁하며 손을 저었다.“그런 말씀 마십시오! 이 정도 일도 해내지 못한다면, 제가 어찌 스승님의 제자라 할 수 있겠습니까?”“너를 제자로 들이고도, 제대로 의술을 가르쳐 준 것이 없구나. 이것은 스승으로서 주는 호신용 보물이다. 앞으로는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니, 기념으로라도 간직해 두거라.”백진아가 미안한 듯 그에게 말하자, 고지행은 귀원주를 꽉 쥐고 눈을 부릅떴다.“무슨 말씀입니까? 스승님의 의술과 처방, 의서, 모형까지… 그 모든 것이 신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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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이때 군영 쪽에서 한 무리의 기병이 쏜살같이 달려오고 있었다. 말발굽 소리는 이미 바람을 가르는 듯 빠르게 들렸지만, 말을 탄 이는 그마저도 부족한 듯 연신 채찍을 휘둘렀다.백진아는 간편한 차림으로 계획을 실행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말발굽 소리를 듣고, 그녀는 고지행을 돌아보았다.“네가 준비한 것이냐?”고지행은 부채를 두어 번 흔들더니, 고개를 살짝 저었다.말은 속도를 조금도 줄이지 않은 채 격리 구역 입구까지 달리기 시작했다.“이랴!”기수가 급히 고삐를 잡아당기자, 말이 길게 울부짖으며 앞발을 번쩍 들었다.그는 말에서 뛰어내리다시피 내려, 거의 구르듯 안으로 달려오며 외쳤다.“백 신의! 백 신의! 살려 주십시오!”백진아는 놀라 천막을 걷고 밖으로 나왔다.“무슨 일이냐?”달려온 사람은 연경곤의 시위 통령이었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다급히 말했다.“큰일 났습니다! 폐하께서 자객에게 습격을 받으셨습니다. 피가 멈추지 않아 목숨이 위태롭습니다!”백진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곧장 대답했다.“지금 바로 가겠다.”그녀가 천막 안으로 들어가 약상자를 집어 들으려고 하자, 고지행이 갑자기 그녀를 붙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차라리 그가 죽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우리는 의원이다. 게다가 아버지께서 아직 대량에 계신다. 연경곤이 나를 의원으로 데려온 이상, 분명 백가에도 손을 써 두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밖에서 시위 통령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백 신의, 서둘러 주십시오! 폐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백가뿐 아니라, 백 부인의 시신까지 화를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그 말을 들은 백진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천막 밖으로 나가 싸늘하게 물었다.“폐하께서 이제는 죽은 사람의 시신까지 끌어들여 나를 협박하겠다는 것이냐?”시위 통령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폐하께서는 모르시는 일입니다. 모두 상 태감의 지시입니다. 태감께서 폐하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하셨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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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상 태감이 불진을 휘두르자, 환관들과 어의들이 모두 허둥지둥 밖으로 물러났다.상 태감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이 일은 제가 폐하께 숨기고 한 것입니다. 폐하께서 회복되시면, 반드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죄를 청하겠습니다!”백진아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가게. 누구도 방해하거나 엿보지 못하도록 문과 창, 지붕까지 철저히 지키게. 그렇지 않으면…”상 태감이 급히 대답했다.“예!”그는 문 앞까지 갔다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돌아서서 물었다.“혈수를 제공할 사람을 데려올까요?”백진아가 말했다.“지금 폐하의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수술을 견디기 어렵네. 상태가 조금 나아지면 다시 보지. 다만 그자는 반드시 잘 지켜두게. 언제든 수술할 수 있도록.”상 태감이 답했다.“알겠습니다!”그가 물러나자, 백진아는 가림막을 치고 정신력으로 방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그리고 암위가 없음을 확인하자마자, 공간에서 새끼 돼지 두 마리를 꺼냈다.이어 돼지들을 기절시킨 뒤 이불을 덮어두고, 연경곤을 공간 안으로 옮겼다.백진아는 먼저 지혈제를 투여해 출혈을 막고, 영천수와 함께 극품 호원단, 극품 생혈단, 현빙초 해독제를 각각 한 알씩 먹였다.그다음 산소 공급, 수혈, 수액 처치를 차례로 이어갔다.그리고 상처를 처리하기 시작했다.응급 처치 정도는 1층 응급 수술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했지만, 골수 이식 수술을 하려면 반드시 3층 종합 수술실이 필요했다.그러니 공간 업그레이드가 시급했다.연경곤의 몸 상태가 수술을 견딜 수 있을 때까지는, 적어도 반 달은 필요했다.하지만 계속 공간 안에 둘 수만 있다면, 반나절이면 충분했다.문제는 연경곤이 깨어나면 공간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때문에 수술 시기도 더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반 달이 지나면 백진아의 배는 거의 일곱 달이 된다. 계속 배에 무리가 가면 아이의 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그래서 백진아는 연경곤에게 수면제를 써서 당분간 깨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의 몸 상태가 더 좋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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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쾅!’백진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이 벌컥 열리고는, 상 태감이 몸을 휘청이며 급히 안으로 달려왔다.“폐하, 폐하께서는 어떠십니까?”백진아가 말했다.“괜찮네. 곧 깨어나실 것이네.”그 말을 듣자마자 상 태감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더니, 두 손을 모으고 연신 염불을 외웠다.“아미타불, 아미타불!”어의들은 들어와 연경곤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거의 백진아에게 절이라도 할 기세였다. 그러자 백진아가 어의들에게 말했다.“폐하를 잘 모시게. 나는 이만 쉬어야겠다.”“진…아…”그때 연경곤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상 태감이 곧장 달려가 울먹였다.“폐하! 드디어 깨어나셨습니까? 흑흑…”연경곤은 힘겹게 팔을 들어 그를 밀어내고는, 백진아를 향해 옅게 웃었다.“진아야… 가지 마라.”상 태감은 두 손을 모은 채 멋쩍게 웃었다.“허허, 허허.”연경곤이 담담히 말했다.“모두 물러가거라.”사람들은 소리 없이 물러났고, 밖에 있던 이들에게도 황제가 무사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자 뜰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연경곤은 다정한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다가, 이내 낮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평생… 다시는 너를 보지 못할 줄 알았다.”백진아는 침상 곁으로 다가가 작은 의자에 앉았다.“당장 골수 이식 수술을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또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제가 곁에 없으면 얼마나 위험한지 아십니까?”연경곤은 눈을 내리깔았다.“진아야, 너는 여전히 나를 떠나려는 것이냐? 나에게… 네 마음을 얻을 기회가 아직 남아 있느냐? 한 번만 나를 돌아봐 줄 수는 없겠느냐. 나는 줄곧 제자리에 서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그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희미했지만, 부드러운 음성 속에는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집요함이 배어 있었다.백진아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연경곤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진아야, 평생 너 하나만 곁에 두겠다고 약속하마. 네가 상을 마치면 우리 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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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이렇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녀도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백진아가 손을 들어 올리자, 피처럼 붉은 서신이 약을 달이던 숯 화로 속으로 떨어졌다. 서신은 순식간에 불꽃에 삼켜져 한 줌의 재가 되어 흩어졌다.마치 이 순간, 그녀와 그의 사랑처럼.백진아는 무거운 숨을 내뱉고 지휘원을 나섰다. 그리고 옆에 있는 난초당으로 돌아갔다.복도를 서성이던 양채접은 백진아를 보자 급히 다가왔다.“진아야, 폐하는 어떠시냐?”백진아가 말했다.“괜찮다.”그 말을 듣자 양채접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다행이구나, 아미타불!”백진아는 복도에 놓인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폐하께서 호박원에서 습격을 당하신 것이냐?”양채접도 그녀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그래. 혹여 아버지께 화풀이가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이야…”그러더니 백진아의 손을 붙잡고 애원하기 시작했다.“진아야, 제발… 폐하께 양가를 살려달라고 부탁해 줄 수 없겠느냐?”말을 마친 양채접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백진아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며 물었다.“호박원은 경비가 삼엄한 곳인데, 자객이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양채접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연못 쪽으로 들어왔다더구나!”백진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연못에서?”설마 그녀가 파 놓은 비밀 통로가 들킨 건 아닐까? 그래서 난초당에서 담을 넘어 지휘원으로 간 것은 아닐까?양채접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자객이 수로에 있던 철책을 떼어내고, 잠수해서 연못으로 들어왔다더구나. 그 뒤 순찰하던 어림군을 피해 지휘원까지 숨어든 것이지.”그제야 백진아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만든 비밀 통로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그게 들켰다면, 침상 아래에 있는 통로 때문에 그녀도 연루될 수 있었다.양채접이 말했다.“호박원에 물길이 흐른다는 건 많은 사람이 아는 일이다. 우리 아버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진아야, 꼭 좀 도와줄 수 없겠느냐?”그녀는 백진아의 팔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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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7화

백진아는 먼저 훗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 비밀 통로부터 메워버렸다.다시 써야 할 일이 생기면, 그때 정신력으로 파내면 그만이었다.그녀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잠들었다. 꿈 한 번 꾸지 않고 달콤하게 푹 잤다.이튿날 아침, 백진아는 간단히 정리를 마치고 연경곤을 보러 갔다.연경곤은 부드러운 침상에 기대어 상소문을 보고 있다가, 그녀가 들어오자마자 곧바로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오더니, 그녀의 손을 잡았다.백진아는 살짝 몸을 움츠렸지만, 손을 빼지는 않고 그가 잡도록 내버려두었다.그녀가 손을 거두지 않자, 연경곤은 몹시 기쁜 듯 말했다.“진아야, 수술받기로 했다. 빠를수록 좋겠구나.”“좋습니다. 그럼… 먼저 골수를 줄 사람의 몸 상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백진아는 이내 그를 부축해 다시 침상에 앉혔다.“폐하,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으셨으니 누워 쉬세요.”오늘따라 연경곤은 유난히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다. 상처가 아주 빠르게 아물고 있는 듯하구나. 역시 네 의술은 대단하다.”그 말을 듣는 순간, 백진아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녀는 속으로 제 뺨이라도 세게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었다!아이에게만 신경을 쓰다 보니,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다!그녀는 연경곤의 몸을 빨리 회복시켜 골수 이식 수술을 해주고 떠날 생각뿐이었다. 그저 의사로서 해야 할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 여겼을 뿐, 그에게 외상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공간 안에 그렇게 오래 있었으니, 상처도 거의 다 나아버렸을 터였다.그런데 여기에 있는 수많은 어의가 이를 과연 의심 안 할까?‘큰일이네. 이렇게 되면 공간의 비밀이 들통날지도 몰라.’아무리 조심해도 한 번의 실수는 생기기 마련이었다!보아하니, 이제는 정말 떠나야 할 때가 온 듯했다.연경곤은 정교한 다과를 건네며 웃었다.“수술을 마치면, 바로 경성으로 돌아가자꾸나.”백진아는 그의 다정한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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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8화

연경곤이 노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죽음은 면하게 해주겠다만, 죄까지 용서할 수는 없다. 그러니 가서 군장 백 대를 받거라!”상 태감처럼 연약한 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무공을 익힌 건장한 청년이라 해도 군장 백 대를 견디기는 어려웠다. 사실상 그의 목숨을 거두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상 태감은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감사드립니다!”그 순간 백진아의 눈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폐하, 곧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데 곁에 충성스럽고 믿을 만한 사람이 없으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죄는 보류해두셨다가, 경성으로 돌아간 뒤에 처리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연경곤은 고마움이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아야, 너는 참으로 마음이 어질고 너그럽구나. 상 태감은 어릴 때부터 나를 모신 사람이라, 나 역시 차마 내치기 어려웠다. 이 은혜는 꼭 기억하마.”상 태감도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아가씨,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아가씨를 두 번째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그가 계속 머리를 찧어 피까지 흐르자, 백진아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그만하게. 앞으로 폐하를 잘 모시기만 하면 되네.”그러자 어린 내시 둘이 들어와 상 태감을 부축해 나갔다. 상처를 치료하고 행색을 정리하게 하려는 듯했다.그때 또 다른 내시가 들어와 아뢰었다.“폐하, 양 아가씨와 후 아가씨 등 여러 규수께서 병문안을 왔습니다.”연경곤이 담담히 말했다.“돌려보내라.”“예!”내시가 물러나자, 백진아는 눈을 살짝 내리깔고 말했다.“사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폐하는 황제이시니, 후궁을 들이지 않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지요. 후궁을 맞이하는 것은 조정 세력의 균형을 맞추고, 황권을 공고히 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겠습니까?”그녀는 자신이 그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서라도 그것을 얻기를 바랐다.연경곤은 진지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백진아 역시 담담하고 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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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다행히도 공간의 약품과 영천수 덕분에, 연경곤은 케모 치료를 받으면서도 큰 고통을 느끼지 않았다.백진아는 그의 약에 소량의 옥봉 꿀을 더해 체력과 영양을 보충해 주었다.이제 남은 문제는 공간을 다시 업그레이드해 3단계를 해금하는 것이었다. 7, 8일 동안 공간에 금화가 꽤 쌓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30만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천향과 하나, 옥봉 꿀 두 통, 꿀 네 항아리를 팔아 겨우 30만 금화를 맞춘 뒤 공간을 업그레이드했다.그러자 3층의 모든 첨단 장비와 기능, 그리고 스마트 종합 수술실이 활성화되었고, 마침내 수술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백진아는 두 사람을 마취시킨 뒤 종합 수술실로 옮겼다.각종 최첨단 지능형 장비 덕분에 수술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공간의 무균 치료실에서 8시간 동안 치료를 진행했는데, 이는 바깥 시간으로 약 한 달에 해당했다. 그 덕분에 연경곤의 몸은 거의 회복된 상태였다.백진아가 그를 공간 밖으로 옮긴 뒤 해독제를 먹이자, 연경곤은 서서히 의식을 되찾기 시작했다.“깨어나셨습니까? 느낌은 어떠세요?”백진아가 다가가 그의 동공을 확인하자, 연경곤이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웃었다. 촉촉하게 젖은 눈빛이 그녀에게 닿았다.“다시 널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구나…”그 역시 두려웠던 것이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까 봐.지금껏 그가 보였던 강인함과 담담함은 모두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백진아도 안도한 듯 미소 지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은 채 맥을 짚으며 말했다.“수술은 아주 성공적입니다. 우리가 함께 노력한 결과예요.”연경곤은 다정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맙다. 너를 만난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느냐?”백진아는 웃으며 답했다.“물론이죠. 궁 안에서 녕태비께서 심장 발작을 일으키셨을 때…”그때의 그는 눈처럼 흰옷을 입고 있어, 온화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이었다.그러자 백진아는 문득 연천능과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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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그렇게 백진아는 품속에 손을 넣어, 배를 감고 있던 붕대를 풀었다.“내가 그를 지키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아느냐? 우리 아기가 얼마나 고생하는데.”답답한 속박에서 풀려난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배 속에서 팔다리를 쭉 뻗으며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고지행은 그녀의 배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하하, 아기가 움직입니다! 한 번 만져봐도 됩니까?”백진아는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어리석기는. 그리 신기하면 어서 장가가서 네 아이를 가지거라.”고지행은 히죽 웃었다.“미리 체험 좀 해보려는 것 아닙니까!”그러고는 뻔뻔하게 손을 뻗어 그녀의 살짝 불룩한 배 위에 올렸다. 그는 한참을 조심스럽게 느껴보다가, 신기한듯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어찌 안 움직이는 것입니까?”백진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아가야, 형한테 인사하거라.”고지행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형이라니요?”백진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아니냐?”고지행은 이를 악물고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다 문득 눈을 반짝였다.“어? 정말 제게 인사했습니다! 신기하네요… 아이는 뱃속에서 뭘 하고 지낼까요? 혼자 지루하진 않을까요? 얘가…”놀라고, 신기해하고, 들뜬 고지행의 모습을 바라보던 백진아는 문득 가슴 한쪽이 먹먹해졌다. 표정도 저도 모르게 멍해졌다.만약… 연천능이 제 아이를 만져봤다면, 저런 반응을 보였을까?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이 아이가 될 수 없었다.‘아가야, 미안해. 아빠를 만들어주지 못해서.’고지행은 배 너머로 계속 아이에게 말을 걸다가, 문득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백진아의 아련하고도 아픈 눈빛이었다.그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이미 아이를 낳기로 하셨으니, 아이를 불쌍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어머니가 있으니, 아버지는 스승님 마음에 달린 일 아닙니까? 스승님 말씀 한마디면 되는 문제잖아요?”“하하!”백진아는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 고지행은 소매를 정리하더니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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