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우리 어머니도 돌아가셨으니, 내가 상을 치르는 동안은 당분간 연경곤에게 시집가지 않아도 되지 않겠느냐?”고지행은 미간을 꾹 누르더니, 일부러 가볍게 말했다.“언젠가는 다 밝혀질 일입니다. 지금은 그런 생각 하지 마십시오. 제가 암살당한 것처럼 판을 짜겠습니다. 스승님은 그 틈에 죽은 척 빠져나가세요. 그리고 몸을 숨길 만한 곳을 찾아, 아이를 무사히 낳으셔야지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매 속을 더듬어 붉은 핏빛 구슬 하나를 꺼냈다.“이건 와룡산 고묘에서, 썩지 않은 시신의 입 안에 있던 것을 얻은 것이다. 너에게 주마.”고지행은 힐긋 보았다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선뜻 받지는 않았다.“이건 귀원주입니다. 시신을 산 사람처럼 보이게 할 뿐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에게도 큰 효능이 있지요. 몸과 원기를 지켜 주고, 내공과 수명까지 늘려 준다고 합니다. 심지어 죽은 사람도 되살린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미친 듯이 탐내는, 값을 매길 수도 없는 보물입니다.”“주면 그냥 받거라!”백진아가 귀원주를 던지자, 고지행은 반사적으로 그것을 받아 쥐었다. 손에 닿는 순간, 따뜻하고 편안한 기운이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그가 다시 돌려주려 하자, 백진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가지고 있거라. 혹시 내가 죽은 척하는 데 실패해서 정말 죽게 되면, 그때 내 입에 넣어라. 몇백 년, 몇천 년 뒤에라도 다시 살아날지 누가 알겠느냐?”그 말에 고지행은 질겁하며 손을 저었다.“그런 말씀 마십시오! 이 정도 일도 해내지 못한다면, 제가 어찌 스승님의 제자라 할 수 있겠습니까?”“너를 제자로 들이고도, 제대로 의술을 가르쳐 준 것이 없구나. 이것은 스승으로서 주는 호신용 보물이다. 앞으로는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르니, 기념으로라도 간직해 두거라.”백진아가 미안한 듯 그에게 말하자, 고지행은 귀원주를 꽉 쥐고 눈을 부릅떴다.“무슨 말씀입니까? 스승님의 의술과 처방, 의서, 모형까지… 그 모든 것이 신의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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