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461 - Chapter 470

588 Chapters

제461화

백진아가 말했다.“추혼각은 더 이상 저를 죽이는 의뢰를 받지 마세요.”소비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추혼각에서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의뢰를 받았다고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거의 반 죽을 뻔했지.”소비는 다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추혼각은 한번 받은 의뢰는 반드시 마무리하는 합니다. 그런데 당신의 실력으로… 어찌 추혼각의 추살령 아래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까?”백진아는 어깨를 으쓱했다.“내가 그럴 능력이 있겠느냐? 고용주가 의뢰를 취소했다.”소비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추혼각은 각지에 분타가 있기에, 구체적인 의뢰는 저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돌아가는 대로 명을 내려, 당신을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잘 지켜드리겠습니다. 어떻습니까?”백진아는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소비는 냉소하며 말했다.“전제는 정말 제 병을 고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저를 속인 거라면, 그 대가는…”백진아는 그를 매섭게 흘겨보았다.“그럼, 치료하지 말던가…”바로 그때, 갑자기 땅이 흔들리듯 요동치더니, ‘우르르’ 무언가가 붕괴하는 소리가 들렸다.수정 궁전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고, 얼음덩어리들이 궁전 위로 떨어지며 ‘쿵쿵’ 소리를 냈다. 하지만 수정 궁전은 놀랍게도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이때 우씨 성을 가진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누군가 자폭 장치를 건드렸다. 너희를 밖으로 보내주마.”하지만 소비는 이렇게 떠나고 싶지 않았다.“당신도 이만 가십시오. 어머니께서는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시지 않습니다!”궁전은 더욱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백진아는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그녀는 수정 궁전이 그대로 무너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이내 크게 외쳤다.“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일단 여기서 나갑시다!”백진아는 말을 마치고, 비틀거리며 밖으로 향했다.그런데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물소리가 들려왔고, 동굴 천장이 무너지며 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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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물살이 너무 거센 탓에, 백진아는 얼른 머리를 감싸안아 돌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했다.소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백진아를 놓았고, 그녀는 그대로 급류에 휘말려 떠내려갔다.그러자 백진아는 속으로 내심 기뻐했다. 그리고 숨을 더 이상 참기 힘들어졌을 때, 곧바로 공간으로 들어갔다. 영천수에 잠시 몸을 담가 몸을 데운 뒤, 음식을 조금 먹어 기력을 보충하고 산소 팩을 묶은 채 다시 나왔다.그녀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았다. 이 지하 하천 수로마저 얼어붙어 버리면 정말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를 만났던 합류 지점에 도착해서도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물살을 따라 앞으로 헤엄쳐 갔다.몸이 너무 얼어붙으면, 백진아는 다시 공간으로 들어가 잠시 몸을 녹인 뒤, 또다시 물살을 따라 내려갔다.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를 때즈음, 마침내 하늘빛이 보였다.올려다보니 머리 위에는 얼음이 있었다.백진아는 이곳이 강의 수면일 것이라 짐작했다.지하 하천에서 강으로 유입되는 곳은 얼음층이 비교적 얇았다. 그래서 그녀는 용음 비수로 금세 구멍 하나를 뚫었다.물 위로 기어 나와 다시 햇빛을 보자, 백진아에게는 죽을 고비를 넘긴 뒤의 환희와 비통함이 밀려왔다.그녀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공간으로 들어가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그리고 잠시 후에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감기약을 먹은 뒤, 아이스 스케이트를 신은 채로 공간을 나왔다.그녀는 질풍처럼 남쪽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스키로 바꿨고, 국경 설산을 넘자, 썰매로 바꾸었다. 눈이 얇아진 뒤에는 다시 마차로 갈아탔다.백진아가 공간에서 기른 두 필의 말은 살이 오르고 힘이 넘쳐, 번갈아 밤낮없이 길을 재촉할 수 있었다.그녀는 적염에게 두툼한 솜옷을 입히고 마스크까지 씌워, 아이로 위장시킨 채 마차를 몰게 했다.백진아는 공간 안에서 수련과 요양에 전념했다. 그녀는 차가운 얼음물에 너무 오래 잠겨 있었던 탓에 감기와 고열에 시달렸고, 관절마다 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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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백진아는 적염을 불러내, 잘린 고양이 머리와 몸통을 향해 불을 내뿜게 했다. 그렇게 사악한 고양이는 순식간에 숯덩이로 타버렸다.고양이가 타오르며 퍼지는 냄새에도 지독한 악취가 섞여 있어, 마스크를 쓰고 있던 백진아조차 견디기 힘들었다.그녀는 서둘러 적염을 다시 공간으로 돌려보낸 후에야 말에 올라 길을 떠났다.하지만 얼마 못 가서, 길가 숲속에서 스무 명이 넘는 몸놀림이 재빠른 장정들이 튀어나왔다. 그들은 모두 무기를 들은 채,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산적을 만난 건가?’하지만 이들의 옷차림은 제법 괜찮았고, 손에 든 병기들 또한 모두 귀한 것이었다.산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강호 인물들 같았다.백진아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말의 배를 살짝 차 속도를 높여 그대로 지나가려 했다.하지만 상대가 “당겨라!” 하고 외치자, 길 한가운데에 줄 하나가 쫙 펼쳐졌다.’이런 함정을 쓰다니?’백진아는 급히 고삐를 당겼다.“이야...”‘히이이잉!’말은 울부짖으며 앞발을 번쩍 들어 올려, 아슬아슬하게 급정거했다.그리고 그 틈을 타, 스무 명이 넘는 장정이 순식간에 백진아를 포위해 버리고 말았다.백진아는 말 위에 꽂꽂하게 앉은 채, 그들을 내려다보며 날카롭게 물었다.“무엇을 하려는 것이오?”작은 눈에 통통한 얼굴, 덥수룩한 수염의 남자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너랑 한번 놀아보고 싶어서 말이지!”‘하, 맞아야 정신 차릴 사람이네?백진아는 남장하고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는데, 저들이 어떻게 그녀가 여자인 걸 알았을까?그때, 듬직한 생김새를 가진 마른 체구의 키 큰 남자가 말했다.“하 씨, 아가씨를 놀라게 하지 마시오.”백진아는 차갑게 말했다.“사람 잘못 보셨소. 나는 아가씨가 아니네.”’아가씨는 무슨, 주인이라 불러도 모자랄 판에!’그러자 음흉한 남자는 품에서 두루마리 몇 개를 꺼내 펼친 뒤, 백진아에게 보여주며 웃었다.“자, 이게 네가 아니라고? 이 눈매, 이 특이한 얼굴 가리개까지!”백진아는 눈을 가늘게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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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상대는 스무 명인데다가, 백진아의 내공이 너무 낮은 탓에 점점 밀리기 시작했다.“받아라!”백진아는 용음 비수로 하 씨의 손목 힘줄을 끊어 버렸다.‘휙!’그리고 덩굴을 휘둘러, 그대로 마른 남자의 배를 뚫었다.하지만 치명상은 아니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법을 지키는 착한 시민이라는 사고방식이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상대도 그저 그녀의 약과 몸을 노렸을 뿐, 목숨까지 빼앗으려 한 건 아니지 않은가?‘짝! 짝!’백진아는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따귀 두 대를 때렸다.’착한 것도 병이지. 고쳐야 해!’이내 정신이 번쩍 든 그녀는, 덩굴을 뻗어 상대의 심장을 찌르려고 했다.하지만 그 순간, 상대는 상중하로 나뉘어, 동시에 그녀를 찌르기 시작했다.백진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이내 채찍을 거둔 후에 먼저 몸을 지키며, 손을 들어 독 가루 한 줌을 뿌렸다.“아!”앞에 있던 세 명은 눈을 부여잡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옆에 있던 몇 명도 독 가루를 피하려 뒤로 물러났다.백진아는 앞으로 한 번 굴러, 뒤쪽의 공격을 피한 뒤, 땅에 누운 채 다시 독 가루 한 줌을 뿌렸다.“이런!”상대는 숨을 막은 채 뒤로 물러났지만, 독 가루가 이미 피부에 닿은 상황이었기에, 몸의 가려움도 몇 배로 증폭됐다.모두 땅에 쓰러져, 몸을 긁어대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백진아는 기를 끌어올려 바로 달아났다. 그녀는 휘파람을 불어, 숲속으로 도망친 말을 불러냈고, 말에 올라타 전속력으로 질주했다.그때, 숲속에서 검은 옷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는 검은 옷, 검은 장화, 검은 두건 차림이었고, 날카로운 눈빛만 드러냈다.만약 백진아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분명 그가 얼음 동굴에서 만났던 백의의 남자인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저 흰 옷이 검은 옷으로 바뀌었을 뿐이었다.남자는 칼을 들은 채로 땅에 쓰러져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자들 앞에 다가가더니, 무심한 손놀림으로 그들을 모조리 베어 버렸다.그리고 시체들을 길가의 산골짜기로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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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백진아는 오는 내내 공간에서 대충 허기만 때웠을 뿐,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허겁지겁 다과를 먹는 백진아의 모습을, 백우씨는 다정하게 바라보다가, 이내 눈가를 붉혔다.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문채로 말했다.“진아야… 고맙다! 정말 수고했구나!”이 시대는 부모의 말이 곧 법이라 여기고 있었기에, 부모가 자식에게 “고맙다”라고 말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백진아는 이런 감성적인 분위기가 영 어색했다. 그래서 일부러 놀란 척하며 말했다.“아이고! 정말 제가 알던 그 불같은 어머니 맞으십니까? 사람이 바뀐 줄 알았습니다. 어찌 말투가 그리도 얌전하십니까?”“하하하!”백우씨는 웃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가볍게 한 대 때렸다.“이 못된 것! 근질근질한가 보구나.”백진아가 담담하게 웃었다.“역시 이런 어머니의 모습이 더 익숙하네요.”부엌에서 아침 세안을 위해 늘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기에, 곧바로 목욕물이 마련되었다.백우씨는 자기 옷을 꺼내며 말했다.“일단 어미의 옷을 입으렴. 다 새 옷이고, 색도 너한테 잘 어울리니.”백진아가 그녀가 건넨 넓은 소매의 옷을 보며 말했다.“이따 제가 직접 약을 달여야 합니다. 겉에는 외투를 입으면 됩니다.”“그래.”백우씨는 다시 속옷을 골라, 그녀에게 건넸다.“곧 써야 하니, 숯불 화로랑 단지를 좀 들여보내 주세요.”그 말을 마치고 백진아는 안으로 들어가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었다.대충 씻은 뒤, 백진아는 시중드는 하녀들을 내보내고, 공간으로 들어가 제약실에서 약을 미리 달여 두었다.정밀 설비로 약을 달이면 약효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지만, 숯불 화로는 불 조절이 쉽지 않았다.백진아가 목욕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백경유가 가마에 기대어 하인에게 들려 들려왔다.그의 몸 상태는 이제 옆방에서 이곳까지 걸어오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했다.“누이, 돌아오셨군요!”백경유의 눈빛은 기쁨으로 반짝였지만, 목소리는 무력하고 낮았다.“위험했나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백진아는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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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정말 용감하네!”백진아는 아이를 칭찬하는 듯한 말투로 한마디 건네고는, 알코올 솜으로 그의 손목을 소독했다. 그리고 수술칼로 혈관을 그어, 그의 손을 대야 안에 넣어서 손목이 약에 잠기도록 했다.그리고 은침을 꺼내, 머리와 하반신으로 향하는 혈을 막아, 고충이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했다.붉은 피는 물대야 안에서 서서히 퍼지더니, 금세 대야 전체가 붉게 물들었다.백우씨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극도로 긴장했지만, 입술을 꼭 다문 채 아무 말도,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백진아 역시 긴장했다. 이 처방은 그녀가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해 낸 것이었을 뿐, 실제 고충으로 실험해 본 적은 없었다.다행히 인체에는 해가 없었고, 설령 효과가 없더라도 백경유는 피를 조금 잃는 것에 그칠 뿐이었다.“아…”이때 백경유가 갑자기 괴로운 신음을 내며, 오른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백우씨가 다급히 그를 부축했다.“왜 그러니?”백진아도 물었다.“어디가 불편한 것이냐?”“저리고 아픕니다… 그리고 여기를… 찌르는 듯합니다...”백경유는 고통 때문에 미간을 찌푸렸고, 이마에는 진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백진아는 다시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버틸 수 있겠느냐?”백경유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예.”백우씨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채로, 손수건을 꺼내 그의 땀을 닦아주었다.백진아는 길게 숨을 내쉬며, 초조한 눈빛으로 백경유의 손목 상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만약 15분 안에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포기해야 했다.그 순간, 백우씨가 갑자기 백경유의 팔을 보며 소리쳤다.“어서 보거라!”백진아는 시선을 옮겼다. 혈관이 불룩 솟아오르더니, 무언가가 손목의 상처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그리고 수많은 쌀알만 한 크기의 벌레들이 상처에서 기어 나와, 물대야 안에서 빽빽하게 헤엄치기 시작했다.“성공이야!”세 사람은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며, 기쁨에 가득 찬 눈빛을 주고받았다.대야 속 벌레가 점점 많아질수록, 백경유는 가슴을 짓누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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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백우씨는 이 일에 대해서 더 말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네가 그렇게 많은 독에 중독되고 식심고까지 생겼지만, 몸에 큰 이상이 없었던 이유는 모두 천잠고 덕분이다. 천잠고가 고치를 짓고 나비가 되면, 너는 모든 독을 이겨낼 수 있다. 고독도 널 해치지 못하고, 고충도 너에게 가까이 가지 못할 것이야. 그 이상은 나도 잘 모르지만, 이것만은 알아두거라. 나는 절대 너를 해칠 사람이 아니다.”천잠고에 다른 효능도 있지만, 그녀는 말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백진아는 그녀의 팔을 끼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어머니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아끼는 건 제가 제일 잘 알지요!”백우씨는 긴장감에 휩싸인 표정을 풀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를 톡 찍었다.“알면 됐다!”백진아는 눈을 굴리며 물었다.“그럼, 천잠고는 어디에서 온 고충입니까?”백우씨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너희 외조모께서 주신 거다. 너무 귀해서 감히 쓰지도 못하고 계속 숨겨두고 있었지. 그런데 너희 오라버니가 심장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잖아. 너를 낳고, 너도 네 오라버니처럼... 그래서 천잠고를 네 몸에 넣은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네 오라버니의 병도 경유와 똑같았어. 홍연고골과 식심고에 당한 것이 분명해. 그래서…”그녀는 그 생각에 목이 메어,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백우씨가 ‘감히 쓰지 못했다’라고 했던 말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아까워서도 아니고, 다른 이유도 아닌, 감히 쓰지 못했다니?백진아는 순간 백우씨가 월국의 전 왕조 공주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그러자 백경유는 백진아의 의심스러운 표정을 보고 대신 설명했다.“천잠고가 이렇게 귀한 물건이니, 분명 노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곧 월국 사절단이 경성에 올 것입니다. 만약 무족 쪽에 고왕이 있다면 천잠고의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잠에 빠진 상태로 두는 게 좋지요.”“그래! 그러니 이 일은 비밀로 해야 해.”백우씨는 그녀가 더 캐묻는 게 두려운 듯 화제를 돌렸다.“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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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백진아도 같은 생각이었다.“그럼,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천향과를 빼앗으러 저택으로 올 수도 있으니, 경비를 강화해야 할 것 같습니다.”백우씨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오동원에서 지내거라. 누구도 오동원에 함부로 들어올 수 없으니!”백경유는 눈을 반짝이며 백진아를 바라보았다.“누이, 먼저 쉬러 가십시오. 그리고 이번에 겪은 일을 들려주세요.”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내 별채로 가서 쉬었다.백경유는 백진아가 허리를 주무르며 나가는 모습을 보고는, 머뭇거리다 백우씨에게 말했다.“어머니, 누이는 똑똑하고 예리한 사람입니다. 이미 뭔가 눈치챈 것 같으니, 차라리 다 말씀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요?”백우씨 역시 고민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진아는 어려서부터 외가가 없고,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것을 불평했었다. 만약 내 신분을 알고, 그게 위험이 된다는 걸 알면… 예전처럼 우리를 대하지 않겠느냐? 무심코 이 일을 밖에 흘리기라도 하면… 자칫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나야 괜찮지만, 너와 네 누이가... 난 다시 아이를 잃을 수 없다.”백우씨는 말하다가, 결국 훌쩍이기 시작했다.백경유는 조용히 위로했다.“어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형님은 분명 좋은 집안에서 다시 태어났을 것입니다. 누이도 예전처럼 저희를 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 병도 나았으니, 앞으로 분명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어머니는 그냥 복만 누리세요.”백진아는 정신력을 수련한 후 오감이 더욱 예민해졌다. 그래서 두 사람의 대화를 또렷이 들을 수 있었고,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원래의 백진아가 이들에게 남긴 상처가 너무 깊었겠구나...’그녀는 원주인의 기억을 이어받았기에, 자신의 말들이 얼마나 날카롭고, 사람의 마음을 후벼팠는지도 알고 있었다.‘천천히 하자. 적어도 백우씨와 백경유는 진심으로 나를 아끼고 있으니까.’방으로 들어간 백진아는 식심고를 공간으로 옮긴 뒤, 사흘 밤낮을 푹 자겠다고 마음먹었다.말로 이틀 넘게 밤낮없이 달렸으니, 정말 지칠 대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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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밖은 이미 어두웠고, 맑은 달빛 아래, 칼날의 섬광과 주위로 튀는 피가 어둠을 뒤덮고 있었다.백진아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창가로 다가가서 조용히 들었다.소란은 오래가지 않았고, 곧 적막이 찾아왔다.백우씨의 암위 무공이 상당히 높은 듯했지만, 무력만 놓고 보면, 그녀도 충분히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상태였다. ‘그나저나… 뢰십팔과 뢰십구는 어디 갔지? 내가 돌아왔는데도 보고하러 오지 않았고, 방금 자객이 들이닥쳤는데도 보고하지 않았잖아?’다음 날 아침, 백우씨는 또다시 백진아에게 생강차를 내밀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향이 너무 강해서, 마시고 싶지 않습니다.”그녀는 매일 공간에서 뜸을 뜨며 찜질하고 있었기에, 굳이 생강차를 마시지 않아도 몸속의 한기를 몰아낼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거절에, 백우씨의 얼굴이 이내 굳어졌다.“반드시 마셔야 한다! 한기가 몸에 들어왔으니,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훗날 회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야!”백진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옷도 두껍게 입고 있는데, 어찌 한기가 있겠습니까?”백우씨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마시라면, 바로 마시거라!”“예, 알겠습니다. 마실게요!”백진아는 결국 잔을 받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백우씨가 자신이 얼음물에 몸을 담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일을 아는 사람은 소비, 백의 남자, 운청 도사, 그리고 홍곡 뿐이었고, 그들은 분명 백우씨와 연관이 없었다.그렇다면… 백의 남자가 백우씨 쪽 사람인 건가?어젯밤 상황을 보아, 오동원 주변에는 최소 네 명 이상의 고수가 숨어 있었다.고수가 있는데, 왜 백경유의 약을 구하는 중요한 일에 고수를 붙여두지 않았을까?백진아는 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친 뒤, 백우씨에게 물었다.“뢰십팔과 뢰십구는 어디에 있습니까?”백우씨는 가볍게 헛기침하며 말했다.“네 아버지 마중을 보냈다. 네 아비는 월국 사절단이 경성으로 오는 것을 지키라는 명을 받았다. 중책을 맡은 터라 혹시 모를 위험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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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한 시녀가 들어와 보고했다.“부인, 진의댁께서 뵙기를 청하십니다.”“말이 떨어지기도 전인데, 바로 오네요. 그럼, 저는 잠시 피해 있겠습니다.”백진아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백경유는 곧장 연탑에 기대어, 연약하고 숨만 겨우 붙어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다행인지, 피를 많이 흘린 탓에 그의 얼굴이 여전히 창백해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진의댁은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왔다. 옅은 화장을 하고, 몹시 연약하고 가련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남자가 봤다면 분명 보호 본능이 들었을 터였다.하지만 백우씨는 남자가 아니었고, 백경유는 아직 어린 소년이었다.“부인께 예를 올립니다.”그녀는 살짝 몸을 굽혀 인사했다.백우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아래쪽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앉거라.”진의댁이 불쌍한 척을 하기도 전에 백우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어찌 이렇게 수척해진 것이냐? 몸을 잘 챙기거라. 곧 부군께서 돌아오시니, 분명히 비아를 위해 사실을 밝힐 것이다.”백비아 이야기가 나오자, 진의댁은 아픈 곳을 찔린 듯 안색이 확 변했다.그녀라고 복수하고 싶지 않겠는가?하지만 유여매는 늘 능왕부에 있거나 궁에 들락거린 탓에, 경비가 삼엄해서 진의댁도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그 생각에 그녀는 순간 분해서 눈물이 조금 흘러내렸다.“흑… 언니 말씀이 다 맞습니다. 서방님께서도 비아를 가장 아끼셨으니, 꼭 복수해 주실 거예요.”그녀는 백근당을 끌어들여, 백우씨를 자극했다.백우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러게 말이다. 부군께서는 직설적인 성격이라, 분명 폐하와 능왕을 찾아, 비아의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달걀로 바위 치는 격이 아니냐... 우리도 미리 백가의 퇴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딸 하나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탓에 가문 전체를 끌어내릴 수도 있으니... 부군이 그동안 피를 흘려가며 쌓아 올린 공적도 걱정이구나.”진의댁은 이를 갈 만큼 분노했지만,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비아의 일이 없었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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