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아는 바람이 숭숭 드나드는 이런 마차를 본 적이 있었다.과거 오약설이 대량의 수도에 들어왔을 때, 바로 이런 신선 같은 분위기의 마차를 타고 나타났었다.바람이 불자 가림막이 흔들리며, 일렁이는 그림자 사이로 한 남자의 모습이 드러났다.비범하게 잘생긴 얼굴, 차갑고도 존귀한 분위기. 그는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찬란한 금빛 용포를 걸친 모습은 더없이 위엄 있었지만, 반쯤 풀어헤친 머리칼은 나른한 기색을 더하고 있었다.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위기가 묘하게 뒤섞이며, 오히려 더 강한 위압감을 자아냈다.그는 변해 있었다.예전의 그는 언제나 빈틈이 없었다. 외모와 태도 하나하나를 철저히 관리했고, 앉고, 서고, 걷는 모든 동작은 어릴 적부터 몸에 밴 궁중 예법 그대로였다.하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어둠이 스며든 듯한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제멋대로이고, 피를 탐하며, 사악하고 방자한 분위기까지…백진아의 마음이 깊이 가라앉았다.이제는 예전의 그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어쩌면…그를 영영 잃어버린 것일지도 몰랐다.그녀는 멀리서 그가 다가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는데, 이상하게도 그에게 들킬까 두려워, 심장 소리와 숨결까지 조심스러워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마차가 지나가는 동안 그가 단 한 번만이라도 돌아봐 주기를 바랄 뿐이었다.그저 단 한 번이라도…행렬이 완전히 지나간 뒤에서야, 군중 속의 여자들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너무 아름다우셔… 폐하는 정말 잘생기셨어!”“정말 신선 같아!”“내가 폐하의 여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꿈 깨! 폐하께 어울리는 건 성녀뿐이야!”“들었어? 성녀가 폐하의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래! 게다가 폐하의 사저이자 벗이라던데!”“그래서 폐하께서 은혜를 갚으려고, 성녀를 황후로 맞이하신대!”백진아는 가슴을 움켜쥔 채, 고통 어린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지붕 위를 타고 어가를 뒤쫓기 시작했다.그 순간, 마차 위의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녀가 있는 방향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