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원은 먹는 것과 마시는 것, 일상적으로 쓰는 물건, 그리고 공기 정도로 추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생충의 크기를 보아하니 공기를 통해 퍼질 가능성은 없었다.결국 예상한 대로, 수원에서 고충의 알이 발견되었다.감염된 물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샘물로, 맑고 단맛까지 돌았다.백진아는 식수를 길어 오게 한 뒤, 먼저 흰 천으로 한 번 걸러내고, 충분히 끓인 다음에야 마시도록 명했다.하루가 지나자 상황은 거의 정리되었다. 이제 남은 일은 고에 걸린 장병들을 치료하는 것뿐이었다.백진아는 고지행에게 말했다.“이틀에서 사흘 정도 자리를 비울 테니, 나로 가장할 사람을 찾아라.”의원들은 모두 방호복에 마스크와 보호안경까지 착용하고 있었으니, 체형만 비슷한 사람을 구하면 충분했다.고지행은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그 낙장풍이라는 자를 구하러 가시려는 겁니까?”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와룡산에서 나를 구해준 적이 있다.”고지행은 가슴을 움켜쥔 채 일부러 서글픈 표정을 지어 보였다.“어찌 스승님은 남들에게는 그렇게 잘해 주면서, 저한테만 유독 이렇게 매정하십니까?”백진아는 어설픈 연기를 하는 고지행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말을 잃었다.고지행은 콧방귀를 뀌며 투덜거렸다.“저는 스승님이 이 기회를 틈타 월국으로 갈 거라고 진작부터 예상하고 있었습니다!”그러더니 곧 손뼉을 한 번 쳤다.그러자 어둠 속에서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 체형도 분위기도, 생김새까지 백진아와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백진아는 웃으며 말했다.“역시 나를 제일 잘 아는 건 너구나. 고맙다.”고지행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퉁명스럽게 말했다.“아시면 됐습니다.”“알지, 알고말고.”백진아는 건성으로 대꾸한 뒤, 그 여자에게 방호복과 마스크, 보호안경, 장갑을 건네주고 뒷산으로 향했다.이번에도 그녀는 협곡 쪽에서 쇄운강을 건넜다. 다만 쇄운진으로 가지는 않고, 곧장 성녀성으로 향했다.밤길이었기에 백진아는 속도를 높였고, 두 시진 만에 성녀성 밖에 도착했다.성녀성에 가까워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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