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은 남은 한 장을 꺼내 들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공자, 이번에는 재상 나리까지 오신다는군요. 황제 아래에서 만인을 거느리는 분이옵니다. 그분보다 자주 궁궐을 드나드는 이가 또 있겠사옵니까?”여수아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마담이 살짝 눈치를 보며 물었다.“공자, 이번에야말로 그분을 제대로 낚아보시는 게 어떠신지요?”여수아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세우며 말했다.“저는… 차라리 그 상서가 더 좋겠사옵니다.”마담은 거듭 설득하려 들었다.“상서는 나이가 많잖습니까. 그에 비해 재상 나리는 젊고 용모도 출중하시지요. 게다가 직책도 훨씬 높사옵니다. 공자, 이참에 나리로 정하는 건 어떠하옵니까?”여수아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옵니다. 나는 상서가 좋사옵니다.”마침내 조모관에는 그 유명한 경합의 밤이 시작되었다. 1층 대청에는 평민 객들이 몰려들었고 고관대작들은 죄다 2층의 특별 관석으로 올라가 있었다. 마담은 미리 2층 귀빈석을 하나하나 돌며 정중히 인사를 올렸다. 특히 그 상서 앞에서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대감, 오늘 대감께 어울릴 만한 아가씨가 한 분 계시옵니다. 음률에 능하고, 용모 또한 비할 자가 없지요. 반드시 마음에 드실 거라 생각하옵니다.”상서는 수염을 매만지며 미소를 지었다.“마담이 그리 말하는 걸 보니 틀림없이 범상치 않은 인물이겠군.”“믿어 보십시오. 그분은 오늘 대감님만을 위해 제가 따로 아껴두었사옵니다. 이 경합이 끝나면 곧바로 대감님께 인도해 드리지요.”그때, 소란스러운 입구 쪽에서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긴 어둠을 반으로 가르며 조심스레 조모관의 문턱을 넘은 사내.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선 그의 자태는 그림처럼 고요하면서도 눈부셨다. 소휘였다.그는 광영군의 초청을 받아 관청에서 곧장 이리로 온 것이었다. 소휘는 여느 관료들과 달리 아무렇지도 않게 조모관의 정문으로 당당히 들어섰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광영군도 모습을 드러냈다.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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