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옥이가 거문고를 안고 돌아서자 아여는 비로소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여수아 쪽으로 걸어왔다.그날 밤, 그 손님은 정말로 동이 틀 때까지 단잠에 빠져 있었다. 눈을 뜨고서야 자신이 긴 꿈을 꿨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는 아여에게 말했다.“어머니를 꿈속에서 뵈었사옵니다. 하고 싶었던 말, 전하고 싶었던 마음을 다 나누고 나니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더군요.”며칠 동안 아여 곁에 머물며 쏟아낸 천 마디 말보다 그 하룻밤 꿈이 더 깊이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혹시 어제 그분을 다시 뵐 수 있겠사옵니까?”아여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분은 조모관의 여인이 아니옵니다. 귀빈으로 모신 분이라 손님을 받지 않으시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는 억지 부리지 않고 그날 아침 홀가분한 얼굴로 만족스럽게 떠나갔다. 하지만 그다음 날 그는 몇몇 벗들을 데리고 다시금 조모관으로 향했다. 그의 친구들 또한 고상하고 풍류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돈도 넉넉했지만, 누구 하나 음욕을 품고 온 이는 없었다. 단지 그를 한밤의 꿈으로 인도한, 그 신비한 여인을 뵙고자 했을 뿐이었다.그날 밤, 총 네 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모두가 수중에 금은보화를 지닌 자들이라 곤란해진 것은 마담이었다. 그녀는 직접 여수아를 찾아와 정중히 뜻을 물었다.“말투로 봐선 여기 사람이 아니고 아마 외지에서 온 상인들인 듯 하옵니다.”여수아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얼마를 들고 온 것입니까?”마담은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대답했다.“오늘만 해도 문턱을 넘자마자 천 냥은 쾌척하게 던져주지 뭡니까. 도성의 사대부들 중에도 이리 후한 손님은 없사옵니다. 공자님 한 번만 나서주시는 게 어떠하옵니까?”이곳에서 공짜로 먹고 마신 지도 꽤 되었으니 한 번쯤 그 값을 치르는 것도 퍽 나쁘지는 않았다.“조금 있다가 뵈러 가지요.”마담은 두 손 모아 환히 웃었다.“아이고 공자님만 믿겠사옵니다!”여수아가 전방으로 나오자 아여가 다가왔다.“공자님, 제가 함께 가겠사옵니다. 자리의 분위기를 봐서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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