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간신은 오늘도 나를 죽이려 한다: Bab 41 - Bab 50

100 Bab

제41화

그날 밤, 여수아가 아여의 방 앞을 지나가던 중 안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그 울음은 아여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낮고 흐느끼는 듯한 남자의 울음이었다.잠시 후, 민옥이가 다과를 들고 돌아오자 여수아는 그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이 본 광경은 뜻밖이었다. 단정한 옷차림의 남자가 아여의 무릎에 얼굴을 묻은 채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복받쳐 흐느끼고 있었다.아여는 말없이 정좌한 채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이토록 슬픔을 내보이는 손님은 처음이었다. 아여는 여수아를 발견하자 눈빛으로 조용히 도움을 청했다. 온갖 사람을 상대해왔던 그녀지만 이렇게 진심을 토해내는 이는 드물었다. 아여는 조심스럽게 남자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손님, 누군가 들어왔사옵니다. 이쯤에서 진정을 하시는 게…”남자는 흐릿한 눈망울로 고개를 들어 여수아를 바라보았다.“당신은 누구시옵니까?”여수아는 그가 중년이고 제법 반듯한 인상임을 알아보았다. 다만 인격의 어딘가가 결여되어 있는 것 같았다. 물론 그 또한 이상할 것이 없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 중 멀쩡한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 사람은 그래도 어머니의 사랑만 부족한 거지 아예 전 인생을 다시 시작해야 할 인간보다는 나았다.여수아는 차분히 말했다.“아여가 좀 지쳤사옵니다. 손님께서 잠시 그녀를 쉬게 해주는 게 어떠하옵니까?”민옥이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저희는 잘 놀고 있었는걸요?”그러고는 아여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렇지 않소?”아여는 부정할 수도 없어 애써 웃으며 말했다.“손님께서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매우 애틋하여 저도 감동을 받았사옵니다.”여수아는 그 말을 가볍게 받아쳤다.“그렇다면, 손님께서는 어머니한테도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밤새 붙잡아 두실 것이옵니까? 어머니께서도 피곤하지 않겠사옵니까?”그제야 남자는 자신의 무례함을 깨달은 듯 멋쩍게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쉬셔야 했는데…”아여는 예의 바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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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민옥이가 거문고를 안고 돌아서자 아여는 비로소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여수아 쪽으로 걸어왔다.그날 밤, 그 손님은 정말로 동이 틀 때까지 단잠에 빠져 있었다. 눈을 뜨고서야 자신이 긴 꿈을 꿨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는 아여에게 말했다.“어머니를 꿈속에서 뵈었사옵니다. 하고 싶었던 말, 전하고 싶었던 마음을 다 나누고 나니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더군요.”며칠 동안 아여 곁에 머물며 쏟아낸 천 마디 말보다 그 하룻밤 꿈이 더 깊이 위로가 되었던 것이다.“혹시 어제 그분을 다시 뵐 수 있겠사옵니까?”아여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분은 조모관의 여인이 아니옵니다. 귀빈으로 모신 분이라 손님을 받지 않으시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그는 억지 부리지 않고 그날 아침 홀가분한 얼굴로 만족스럽게 떠나갔다. 하지만 그다음 날 그는 몇몇 벗들을 데리고 다시금 조모관으로 향했다. 그의 친구들 또한 고상하고 풍류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돈도 넉넉했지만, 누구 하나 음욕을 품고 온 이는 없었다. 단지 그를 한밤의 꿈으로 인도한, 그 신비한 여인을 뵙고자 했을 뿐이었다.그날 밤, 총 네 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모두가 수중에 금은보화를 지닌 자들이라 곤란해진 것은 마담이었다. 그녀는 직접 여수아를 찾아와 정중히 뜻을 물었다.“말투로 봐선 여기 사람이 아니고 아마 외지에서 온 상인들인 듯 하옵니다.”여수아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얼마를 들고 온 것입니까?”마담은 얼굴 가득 웃음을 담고 대답했다.“오늘만 해도 문턱을 넘자마자 천 냥은 쾌척하게 던져주지 뭡니까. 도성의 사대부들 중에도 이리 후한 손님은 없사옵니다. 공자님 한 번만 나서주시는 게 어떠하옵니까?”이곳에서 공짜로 먹고 마신 지도 꽤 되었으니 한 번쯤 그 값을 치르는 것도 퍽 나쁘지는 않았다.“조금 있다가 뵈러 가지요.”마담은 두 손 모아 환히 웃었다.“아이고 공자님만 믿겠사옵니다!”여수아가 전방으로 나오자 아여가 다가왔다.“공자님, 제가 함께 가겠사옵니다. 자리의 분위기를 봐서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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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이날 아침 조회가 끝난 뒤 황제는 소휘를 따로 불러 물었다.“재상은 요즘도 그 조모관에 드나드느냐?”소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대답했다.“근래에는 발길을 끊었사옵니다.”그러자 황제가 웃음을 띠며 말했다.“오호라? 그곳 여인의 자태가 그리도 매혹적이지 않았단 말이냐?”소휘는 담담하게 대꾸했다.“이미 얼굴도 목소리도 가물가물하옵니다.”황제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탄식 섞인 말투로 얘기했다.“헌데, 요즘 듣자 하니 조모관에 기이한 여인이 나타났다고 하더구나. 그녀를 보겠다고 사람들이 줄을 섰다 하지 않느냐.”소휘는 흥미 없는 듯 말끝을 흘렸다.“기어이 나라를 기울일 미인이겠지요.”황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미모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타는 거문고 소리가 그야말로 절묘하여 듣는 이로 하여금 꿈결로 빠져들게 만든다더군. 지금의 과인에게는 그런 평온한 잠이야말로 가장 간절한 것이 아니겠느냐?”황제는 다시금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과인은 벌써 수년 동안 제대로 잠을 자본 적이 없다. 게다가 듣자니 그녀가 ‘행연’의 후손일지도 모른다 하더구나. 행연는 전조(前朝) 시절에 이미 이름을 떨친 인물이지 않느냐? 그의 음률은 신이 빚은 솜씨라 평해졌고 세상에 그만한 자는 드물었지. 그 기이한 여인이 정말 그의 혈육이라면 과인도 한 번쯤은 직접 보고 싶구나.”황제는 살짝 고개를 돌려 소휘를 바라보았다.“재상, 그대가 함께 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녀가 과연 이름값에 걸맞은 인물인지 말이다.”소휘는 잠시 생각을 가다듬더니 입을 열었다.“행연은 이미 세간에서 사라진 지 오래되었사옵니다. 이름만 전설로 남았을 뿐 후손은 없다고 들었사옵니다. 다만 제자가 있다고 하였지요. 그 제자는 세인들 사이에서 ‘은촉공자(銀燭公子)’라 불렸으나 분명 남자였사옵니다.”황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그대는 이 모든 게 거짓이라 의심하는 것인가?”소휘는 단호히 답했다.“그러니 그 소문은 신빙성이 떨어지지요. 그리고 그런 혼탁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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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그 남자는 황홀감에 젖은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이 조모관에서 그 아가씨만큼 대단한 사람은 없사옵니다. 한 번 그녀 방에서 잠든 사람은 그 뒤로는 오직 그녀만 찾는다니까요. 다른 데는 눈길도 안 준답니다.”소휘는 묘하게 서늘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런가?”남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옵니다. 다른 데선 어떤 아가씨가 별별 수단을 써도 아무 감흥이 없었는데 그 아가씨만은 다르옵니다. 하룻밤 내내 꿈속에서도 어찌나 즐거운지!”소휘가 입을 열었다.“들어가서 자세히 이야기하자구나.”남자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반응할 틈도 없이 곤이는 그를 가볍게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뒤이어 소휘가 무표정하게 발을 들이며 문을 닫았다. 잠시 뒤, 방 안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남자는 울먹이며 외쳤다.“왜, 왜 저를 때리시는 것이옵니까?”소휘는 느릿하게 대답했다.“그녀가 널 어떻게 즐겁게 했는지 들려달라 했지 않느냐?”남자는 두드려 맞으며 흐느꼈다.“저는 양기가 부족한 사람이라 여인을 품지 못하옵니다. 그런데 꿈속에서는 많은 여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그게 어찌 안 즐겁겠사옵니까? 제발... 그만 때려주시옵소서.”그때 하인이 허겁지겁 뒷마당으로 달려왔다.“공자님, 재상 나리께서 손님을 때리고 계시옵니다.”여수아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며 물었다.“누굴?”“어젯밤 묵었던 손님 말이옵니다.”마담이 물었다.“무슨 이유인지는 아느냐?”하인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잘은 모르겠사옵니다. 그 손님께서 공자님에 대한 칭찬을 잔뜩 늘어놓으니 때리기 시작하시더군요.”여수아는 무심하게 말했다.“그럴 만도 하지. 저 인간은 다른 사람이 내 칭찬을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누가 나를 욕보인다면 모를까.”마담은 얼굴이 굳어졌다.“큰일이구나. 혹 사람이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얼른 가봐야겠다.”여수아는 무표정하게 말했다.“오늘은 특히 기운이 험하니 저는 안 나가는 게 좋겠사옵니다.”마담은 황급히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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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여수아는 한숨에 잡일꾼들이 분주히 오가는 뒷마당까지 달려왔다. 지금은 하루 중 가장 분주한 시간이었다. 주방이며 술방이며 모두가 분주히 음식을 나르고 술을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녀는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 조용히 자신이 거처하는 금슬원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렀다.“공자님!”여수아는 발을 멈추지 않은 채 뒤를 돌아보았다. 전당 쪽에서 술을 가지러 온 하인이었다. 그는 뭔가 말하려는 듯 입을 움찔거렸다. 그러나 그녀가 다시 고개를 돌려 몇 걸음 걷자 그만 정면으로 어떤 사람과 부딪치고 말았다.그녀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기도 전에 풍겨오는 익숙한 향에 곧장 미간을 찌푸렸다. 하인은 민망한 듯 술을 안고 서둘러 사라지며 중얼댔다.“말리려 했는데…”여수아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사람은 바로 소휘였다.그는 오늘 검은색 옷차림에 머리를 단정히 묶고 있었다. 황혼이 깃든 정원, 갓 켜진 등불 아래 그의 얼굴은 요염하게 빛나고 있었다. 눈꼬리는 타고나게 올라갔고 그 은근한 미소 속에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독이 스며 있었다.여수아는 그를 보는 순간, 얼마 전의 일이 눈앞에 생생히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가 얼굴을 찌푸릴수록 소휘의 얼굴에는 묘하게 흐뭇한 빛이 돌았다. 그는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서 입을 열었으나 그 내용은 차마 듣기도 싫은 말이었다.“오늘은 접대하나?”여수아는 곧장 잘라 말했다.“저는 하지 않사옵니다. 재상 나리께서 원하신다면 다른 아가씨를 찾아가 접대 받으시면 되옵니다.”소휘는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를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네 손님들 말로는 너한테 가면 죽을 만큼 쾌락스럽다던데.”여수아는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그 말, 혹시 오늘 맞아 죽다 살아난 그놈이 했던 소리인가?“저는 이제 막 이 일을 시작했사옵니다. 익숙하지도 않고 기술도 형편없지요. 여기 다른 아가씨들은 얼굴도 예쁘고 솜씨도 뛰어나오니 나리께 천국을 선사할지도 모르겠군요.”그러나 소휘는 뜻밖에도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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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여수아가 향을 다 피우고 돌아섰을 때 소휘와 아여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는 그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내며 소휘에게 말했다.“왜 저를 보시는 것이옵니까? 저는 나리께서 찾는 아가씨가 아니옵니다. 저는 그저 이곳에 막 들어온 잔심부름일 뿐이지요.”그러고는 턱짓으로 아여를 가리켰다.“저분을 찾아가시지요.”아여는 말없이 입술을 꾹 다물었다. 소휘는 고개를 돌려 아여를 바라보며 물었다.“그런 것이냐?”아여는 인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나리께서 들으신 건 모두 헛소문이옵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깊은 잠에 빠지는 건 다 이곳의 분위기와 음악 때문이지요.”소휘는 느긋한 어조로 되물었다.“그럼 그대의 거문고가 그들의 마음을 달랬다는 말이냐?”아여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제가 어찌 그런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사옵니까? 사람마다 다르지요.”소휘는 잠시 침묵하더니 가볍게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그럼 한 곡 연주해 보거라. 과연 나도 잠들 수 있는지 보자꾸나.”아여는 손끝에 긴장을 담아 현을 고르려 했지만 그가 다시 말을 끊었다.“만약 날 즐겁게 하지 못한다면...”그는 말을 채 끝맺지 않았으나 그의 뜻을 짐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를 즐겁게 하지 못한다면 그녀는 살아 나갈 수 없다는 뜻이겠지.아여가 두려움에 손을 떨자 현 위에 난데없는 잡음이 튀어나왔다. 소휘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아여의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때 여수아가 앞으로 나섰다.“나리,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사람마다 다르다고 분명 말씀드렸사옵니다.”소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이성적인 사람처럼 보이느냐?”아여는 평소 거문고에 능했지만 지금은 긴장 탓인지 실력이 흐트러졌다. 여수아는 그녀의 이마에 땀이 맺힌 걸 보고 이대로 두면 일이 커질 거라는 것을 직감했다.소휘는 눈을 감고 말없이 귀를 기울이더니 부드럽지만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거기 서 있는 심부름꾼, 여 아가씨께서 좀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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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문을 살며시 열고 나간 여수아는 문밖에 버티고 서 있던 곤이와 마주쳤다.“주인 어르신은요?”여수아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죽었다.”곤이는 즉시 칼을 반쯤 뽑아 들며 눈을 번뜩였다.“잠들었어.”곤이는 방 안을 힐끔 들여다보았다. 소휘는 진짜 의자에 기대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었다. 숨결은 미약했지만 아직 이어지고 있었다.“주인 따라 개답게 굴긴.”여수아는 그 말과 함께 칼끝을 가볍게 밀치며 길을 뚫고 사라졌다. 자신의 거처인 금슬원에 돌아온 여수아는 이를 닦고 침상에 누웠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날이 밝기까지 이제 두 시진도 채 남지 않았으니.며칠은 조용하던 소휘가 또다시 조모관에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아직 이른 시각이라 조모관에서는 막 거문고를 조율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한 명의 기녀가 여수아에게 비파 연주법을 배우고 있었고 그 곁을 스쳐 들어온 소휘는 문득 그곳에 시선을 멈추었다.여수아가 한 손으로 비파 줄을 튕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연하고 단정한 손놀림과 무심한 듯 흐르는 선율로도 이미 하나의 곡조를 만들어냈다.그때, 아여가 다가와 작은 소리로 귀띔했다.“재상 나리께서 오셨사옵니다.”여수아가 고개를 돌리자 소휘와 눈이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손끝을 바꾸어 비파 줄을 엉망으로 휘저으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야말로 찢어지는 듯한 날선 울림이었다.‘내가 이 조모관에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저 잡놈은 도대체 왜 또 기어들어온 걸까?’바로 그때, 소휘의 뒤를 따라 들어선 사내 하나. 하얗고 뽀얀 얼굴에 울긋불긋한 화장, 목젖도 보이지 않는 어린아이 같았다. 모양새는 남자였으나 여자로 보이는 것이 누가 봐도 환관이었다.“혹시 누가 육 아가씨(六姑娘)입니까?”여수아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소휘가 곧장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저 옆쪽.”그의 시선은 분명 여수아를 향해 있었지만 입으로는 그녀 옆이라고 했다. 여수아는 순간 눈썹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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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여수아는 환관을 따라 방으로 들어섰다. 환관은 그녀에게 소휘가 조모관에 들러 그녀의 비파 연주를 들었던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었다. 그는 자신에게 최면곡을 들려달라 했던 것은 단지 그의 취향 때문이 아니라 임무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 연주를 듣고 싶었던 사람은 소휘가 아니라, 바로 황제였다.황제는 수년째 불면증을 앓고 있었다. 한밤중에 단 한 번이라도 편히 잠든 적이 없었다. 그러다 조모관에서 사람을 단잠에 빠질 수 있게 만드는 연주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급히 소휘를 보낸 것이었다. 소문이 진짜였다는 것을 확인하자 이번에 황제는 환관을 보낸 것이다.그 말을 들은 여수아는 한참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곧 표정을 가다듬고 환관에게 정중히 말했다.“조모관은 사람 왕래가 복잡하여 폐하께서 이곳에서 유숙하시기엔 부적절하옵니다.”환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건 알고 있사옵니다. 육 아가씨께서 정말 그러한 재능이 있다면 직접 입궁해 주셔야겠지요. 폐하의 근심을 덜 수 있다면 포상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옵니다.”아여가 여수아를 바라보자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성은에 보답함은 당연지사이옵니다.”그러자 환관은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그럼 이 일은 그렇게 정해진 걸로 합시다. 모든 일정은 재상이신 소휘 나리께서 조율하실 것이옵니다. 내일 아침, 곧장 모셔가도록 하겠사옵니다.”환관이 나가자 여수아는 곧장 소휘에게 따가운 시선을 던졌다.“아여를 육 아가씨라 한 건 황제 앞에서 제가 공을 세울까 봐 그런 것이옵니까? 제가 출세하지 못하도록 막고 싶으셨사옵니까? 역시 사람들 말대로 그대는 간신 중의 간신이군요.”아여는 화들짝 놀라며 부드럽게 거들었다.“재상께서 그러신 건, 육 아가씨가 걱정되어서 하는 말일 겁니다.”곤이도 옆에서 거들었다.“궁중은 암류가 만만치 않사옵니다. 여기처럼 백성들과 어울리는 곳보다 더 위험하지요. 황제 곁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사옵니다. 재상께서 육 아가씨를 말리신 데는 나름의 뜻이 있겠지요.”그 말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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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방을 나선 여수아는 한층 맑아진 공기에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러자 아여는 옆에서 얼떨떨한 얼굴로 말했다.“방금… 방금 그 재상이 웃는 걸 봤사옵니다.”여수아는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냉소를 흘렸다.“정신 차리십시오. 그대가 어떤 사람인데... 세상에 못 본 남정네가 어딨다고 그러시는 것이옵니까? 그자의 웃음 한 번에 정신이 팔리다니요.”아여는 부끄럽게 웃으며 말했다.“누가 그러더군요. 재상의 얼굴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그 기분을 오늘에야 알 것 같사옵니다.”여수아는 피식 비웃으며 대꾸했다.“겉으론 그럴싸하옵니다. 허나 막상 칼을 들이밀며 살갗을 벗기고 뼈를 추릴 때면 정신을 차리겠지요. 그 웃음도 참 부질없는 것이구나 하며 말입니다.”아여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물었다.“공자께선… 그런 사람이 여인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하시옵니까? 혹 정말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다면 그 여인은 어떤 사람일까요?”여수아는 무심한 어조로 답했다.“그럴 리가 있겠사옵니까? 아마 마음을 주기 전에 그 여인을 죽여버릴 것입니다. 애초에 약점을 남기지 않겠지요.”아여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공자의 말씀이 맞다면… 재상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에게는 가장 큰 불행일지도 모르겠군요.”여수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게 어찌 복일 수 있겠사옵니까? 모두가 재상의 목숨을 노리는데 그 여인이라고 살려두겠사옵니까?”그 말에 아여는 불쑥 웃음을 터뜨렸다. 여수아는 그녀의 미소에 잠시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아 아이는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풍경이 될 수 있구나.“궁에 들어갈 준비를 하십시오. 저와 같이 갑시다. 헌데 무섭진 않으시옵니까?”아여는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황궁을 직접 볼 수 있다니... 기생인 제게는 과분할 정도로 높은 곳이옵니다. 이 모든 것이 공자님 덕이지요.”아여는 그렇게 말한 뒤 준비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 여수아는 홀로 뒷마당을 거닐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일이면 궁에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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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여수아는 소휘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그건 다 뭐 하는 데 쓰는 것이냐?”소휘는 들고 있던 자기 약병을 낚아채듯 빼앗은 그녀는 무심하게 입을 열었다.“향료이옵니다. 그러니 손대지 마십시오. 괜히 맘에 안 든다면서 또 던져버릴 게 뻔하잖습니까.”소휘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물었다.“향을 조제할 줄 아느냐?”여수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대답했다.“조모관에는 처소마다 향이 다 다르옵니다. 그 많은 여인들이 쓰는 향을 옆에서 보다 보면 저도 자연스레 배우게 되더군요.”소휘는 그녀의 허리에 매달린 향낭을 보더니 망설임 없이 툭 뜯어냈다.“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향 하나쯤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지.”여수아는 눈을 치켜떴다.“당연히 나리 취향에 맞춰야지요. 안 그러면 또 던져버리실 테니까.”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휘는 그녀의 향낭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하지만 지금까지 네가 만든 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여수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의 체취는 짙고 차가운 냄새가 배어 있었고 그걸 덮으려면 오히려 더 진한 향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농도에 그가 반감을 품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썩은 생선을 쳐다보듯 했다.참다못한 여수아는 향료 병 하나를 집어 들더니 통째로 향로 안에 쏟아부었다. 순간,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소휘는 아무 말 없이 향로 전체를 그녀 손에서 빼앗아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속도가 어찌 빠른지 여수아는 대응할 새도 없었다.둘은 동시에 탁자 위의 병과 항아리들을 바라보았다. 서로 움직이지 않으며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그녀가 향을 다시 꺼내기만 한다면 그는 분명 전부 엎어버릴 것이다.‘자기 마음에 안 들면 부수는 게 답’이라 여기는 사람이겠지.’여수아는 침착하게 말했다.“나리, 혹 진짜 병이 있으신 건 아니십니까?”소휘는 웃으며 답했다.“그걸 고칠 수 있느냐?”여수아는 고개를 저었다.“그 병은 인간의 손으론 안 되옵니다. 하늘이 알아서 거둬가겠지요.”소휘는 덤덤히 말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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