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간신은 오늘도 나를 죽이려 한다: Bab 61 - Bab 70

100 Bab

제61화

밤이 되자 여수아와 아여는 다시 황제의 부름을 받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 이들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황제의 침전이었다. 침전 앞에는 무장을 갖춘 금군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었고 분위기는 삼엄했다. 이에 여수아는 곁에 선 환관에게 조용히 물었다.“황상께서는 밤에도 항상 이렇게 삼중으로 호위를 받는 것이냐?”‘저렇게 긴장감 도는 분위기 속에서 잠이 오면 이상하지.’환관은 허리를 숙이며 낮은 소리로 답했다.“평소에는 이렇지 않사옵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상하셨듯, 전적으로 나리의 뜻이옵니다. 황상의 안위를 염려하신 나머지 이렇게 배치한 것이지요.”여수아는 그의 의도를 금세 파악하고 비릿한 웃음을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그러느냐? 설마 나와 우리 아여가 황상께 위해를 가할까 우려하신 건 아니겠지?”환관은 머쓱한 얼굴로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이 모든 건 나리의 안배인지라… 소인은 그저 명령을 따를 뿐이옵니다.”침전에 발을 들이자 황제는 이미 편안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여수아와 아여의 대화를 문밖에서 들은 황제는 아여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불평 섞인 음성으로 중얼거렸다.“이 소휘란 자는 참… 걱정이 지나치지. 고작 여인 둘인데 뭘 그리 불안해한단 말인지.”사실 황제 본인도 약간은 불만이었다. 자신의 침전 안에조차 무장한 호위 둘이 버티고 있으니 편할 리 없었다. 침전 안에는 병풍이 곱게 쳐져 있었고 두 사람은 그 너머에 자리를 잡아 조용히 거문고를 켜며 한담을 나누었다. 잠시 후 황제의 소리가 잦아들더니 깊은 숨결이 들려왔다. 황제가 진짜로 잠든 것이다.여수아는 곡을 마무리하고 손을 거두었다. 곧 환관들이 조심스럽게 몸을 낮추고 침전에서 사람들을 살금살금 빠져나가게 했다. 문밖에서는 악동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곧장 두 여인을 이끌어 따뜻한 온화전으로 되돌아가는 길을 안내했다.밤의 황궁은 등불이 별처럼 반짝이고 찬란함이 겹겹이 쏟아졌다. 누각이 높고 아득히 이어져 마치 손을 뻗으면 별에 닿을 듯했고 누대에 오르면 온 장안이 한눈
Baca selengkapnya

제62화

소휘는 뒤따르던 금위군에게 흩어져 순찰하라 명하고는 부드럽게 악동이에게 물었다.“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느냐?”악동이는 기다렸다는 듯 허리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방금 아가씨께서 궁궐의 전각 배치에 대해 묻고 계셨사옵니다. 또 보물창고의 경비 상태와 위치도 묻더군요.”여수아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왜 하필 이때 눈치 없이 끼어든 것일까?당황한 아여가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악동아, 네가 오해한 것 아니냐? 우린 처음으로 궁에 들어와 신기한 게 많아 여기저기 묻다 보니 말이 좀 많아진 것뿐인데 어째서 우리가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이냐?”악동이는 민망한 웃음을 지으며 되받았다.“아가씨야말로 저를 오해하신 것이옵니다. 지금은 나리께서 물으셨으니 그저 사실대로 말씀드렸을 뿐이옵니다.”이 궁 안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여우들이다. 한쪽은 황제의 심복 재상이요, 다른 한쪽은 그저 기생 출신의 여자 둘.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환관이 모를 리 없다.소휘는 악동이에게 짧게 말했다.“돌아가거라.”그 말에 여수아도 함께 발걸음을 돌리려 했으나 소휘는 그녀를 향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너한텐 말하지 않았다.”그 한마디에 악동이와 아여는 즉시 상황을 깨달았다.“아가씨, 어서 가시지요.”아여는 여수아를 걱정스레 바라보다 이내 소휘가 그녀의 손목을 붙잡고 숲으로 끌고 들어가는 걸 보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여수아는 갑작스러운 끌림에 휘청이며 숲 속으로 넘어졌고 삽시간에 어둠이 그들을 삼켜버렸다. 밤눈이 밝은 그녀는 어둠 속 나무들의 윤곽을 알아볼 수 있었고 그중에서 특히 저 개 같은 남자의 모습이 도드라졌다.“이렇게 밤이 깊었는데 밥은 안 드시는 것이옵니까?”여수아는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나 소휘는 그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곧장 그녀의 몸을 휘감아 옷깃을 풀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었고 결국 나무줄기에 내동댕이쳐졌다.머리 위로 나뭇잎이 흔들리며 밤바람에 속삭였다. 그녀의 옷은 순식간에 풀어졌
Baca selengkapnya

제63화

잠시 후, 소휘는 마침내 그녀의 옷깃을 천천히 여며주었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휘감긴 손끝이 목덜미의 매듭을 다듬을 때 여수아는 속으로 생각했다.‘역시 밀당이 효과가 있군.’소휘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단추를 더듬듯 쓰다듬었다.“그렇게 나를 죽도록 연모한다고 했는데 말해보거라. 얼마나 연모하는지.”그의 숨결은 은근히 따뜻했고 귓가를 감도는 말투는 촉촉한 실처럼 마음속 깊이 파고들었다. 여수아는 몸에 소름이 돋는 걸 억지로 눌렀다. 허리에 찬 향낭은 어느 정도 역할을 했지만 그의 체온과 숨결이 너무 가까워 그 효과도 무디기만 했다.그녀는 조심스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와 나무에 등을 기댔다. “그냥… 아주 많이 연모한다는 뜻이옵니다.”소휘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용상에는 오를 생각도 없고 황제의 눈에 띄어 후궁이 될 뜻도 없다는 네가 그런 정성을 들여 궁에 들어온 이유는 뭐지?”여수아는 직감했다. 그의 성정상 언제든 그녀를 의심하게 될 거라는걸.아직 말할 이유를 정리하지도 못했는데 소휘가 다시 입을 열었다.“보물창고를 알고 싶다면 나한테 물어보지 그랬나.”여수아는 잠시 멈칫했고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그냥 지나가다 호기심에 물어본 것뿐이옵니다. 이런 것까지 의심해야 하옵니까?”그녀가 진심으로 물어본다고 해도 그가 과연 대답해 줄까?그러나 소휘는 뜻밖에도 순순히 입을 열었다.“어전 동남쪽 ‘유진원’ 안에 몇 채의 장보루가 있다.”여수아는 입을 다문 채 그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이 사내는 늘 이랬다. 요괴 같은 낯빛에 허무하고 냉담한 듯하다가도 깊은 정을 품은 것 같은 눈빛으로 사람을 혼란에 빠뜨렸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이 작자가 또 무슨 수작을 꾸미는 걸까?’그러나 겉으로는 평온하게 대답했다.“그 정도 대답이면 충분하옵니다.”소휘는 더 이상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스스로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그녀보다 먼저 숲을 빠져나갔다. 여수아는 나무에 기대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황궁은 애당초 위험한 곳이었다. 그런데
Baca selengkapnya

제64화

소휘는 아무 말 없이 물러섰고 그 환관은 더 이상 여수아를 붙잡지 못한 채 그저 그녀의 뒷모습을 곁눈질로 오래도록 훑어보았다. 곧이어 야간 순찰을 돌던 금위군들이 하나둘 모여들었고 소휘는 몇 마디 간단히 묻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궁중에는 후궁과 궁녀가 무수히 많았다. 그러기에 해 내관이 여인을 보는 눈은 조모관 마담 못지않게 실로 날카로웠다. 여수아가 시녀라고는 하지만 그 여인은 몸매 하나는 기가 막히게 눈에 띄었다.해 내관은 곰곰이 곱씹었다. 청루 출신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군. 비록 헐렁한 옷차림이었지만 그의 눈은 능숙히 여수아의 허리와 엉덩이선을 가늠했다. 그녀의 걸음걸이에는 요염함이 없었음에도 묘한 운치가 있었다.소휘가 물러나자 해 내관도 아첨의 웃음을 거두고는 익숙하고도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가자.”며칠간 정탐을 벌인 끝에 여수아는 소휘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니란 걸 확인했다. 어전 동남쪽에는 실제로 유진원이라는 정원이 있고 그 안에는 다섯 채의 장보루가 자리하고 있었다.보통의 금은보화는 국고로 직송되지만 유진원의 장보루에는 오직 각국에서 진상한 기이한 보물이나 예로부터 전해진 귀한 유물만이 보관되었다. 희귀 고서와 진귀한 서화는 물론, 일류 도자와 옥공예, 천 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 약재, 각국의 진수와 사슴의 뿔까지. 그녀는 언젠가 그 유진원에 반드시 발을 들여야겠다고 마음먹었다.여수아와 아여는 궁 밖에서 들어온 이들이었다. 아여의 시녀 행세를 하는 여수아는 궁녀들과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그래서 여수아는 악동이에게 궁녀 복장을 하나 구해오라 부탁했다. 궁녀 차림을 하면 궁궐 안을 돌아다니기 수월해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그 옷을 입으면 얼굴과 목의 색이 확연히 다르다는 게 눈에 보였다. 궁녀 복식은 목선을 드러내는 법. 결국 그녀는 목에도 같은 칠을 더해야 했다. 소휘만 얌전하게 있어 준다면 그 자국은 며칠 내로 사라질 것이다.그러던 어느 날, 여수아가 이 복장을 시험 삼아 입어보던
Baca selengkapnya

제65화

잠시 침묵하던 여수아는 결국 발걸음을 옮겨 소휘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탁자에 놓인 찻주전자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차를 마시러 오셨다고요? 마침 마시다 남은 게 있사옵니다.”그러나 소휘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홱 당기자 여수아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찻주전자를 휘둘렀다. 이번엔 뜨거운 차를 퍼붓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그놈의 머리를 깨뜨릴 셈이었다. 하지만 소휘가 고개를 살짝 피하는 바람에 주전자는 그가 기대앉았던 의자의 등받이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그래도 나리께서 재빠르셔서 다행이옵니다,”여수아는 아쉬운 듯 말했다. 소휘는 그녀를 제 무릎 위로 끌어 앉히며 물었다.“아쉬운 것이냐?”여수아는 표정을 단정히 고쳐 썼다.“나리, 다음부터는 그렇게 갑자기 끌지 마십시오. 큰일 날 뻔했잖습니까.”소휘의 시선이 그녀의 드러난 목덜미에 멈추자 여수아는 벌써 목덜미가 얼얼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혹시 또 무슨 짓을 할까 두려워 서둘러 해명했다.“전에 입던 옷은 너무 눈에 띄어서... 궁녀 차림이 더 활동하기 편할 것 같사옵니다. 그래서… 목도 얼굴이랑 똑같이 어둡게 칠했지요. 아여처럼 피부가 매끄러워 보이지도 않고 나리께 충심을 다하겠다고 맹세도 했잖습니까. 저는 정말 얌전히 있었사옵니다.”소휘가 여전히 그녀의 목 아래를 바라보자 여수아는 재차 덧붙였다.“이거 다 분가루이옵니다. 그러니 물지 마십시오. 이걸 먹으면 머리에 좋지 않사옵니다.”그러자 소휘는 말없이 그녀의 허리춤에서 향낭을 떼어냈고 여수아는 깜짝 놀라 향낭을 다시 붙잡으려다 그만 허리띠까지 손에서 놓쳐버렸다. 겨우 향낭은 붙들었지만 치마는 이미 소휘의 눈앞에서 우수수 흘러내렸다. 그녀조차 준비할 틈도 없이 옷자락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고 그 아래에는 얇은 속옷만이 간신히 그녀를 가리고 있었다.“확실히 이 차림이 더 편하군.”소휘는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어디를 물면 좋을까?”그녀가 대답할 틈도 없이 소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속옷을 쥐었다.“여기?”여수아는 숨을 들이
Baca selengkapnya

제66화

장보루의 일은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낮에는 경비가 삼엄하고 보는 눈도 많은지라 유진원을 엿볼 틈이 없었다.그날도 여수아는 다시금 그날 밤 마주쳤던 환관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소휘가 그를 해 내관이라 불렀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자는 후궁 출신의 환관으로 언제나 자잘한 환관 둘을 거느리고 다녔다.그가 온화전에 들어섰을 때 손에는 먼지떨이를 들고 있었다. 그는 여수아와 아여를 훑어보더니 다시 여수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육 아가씨의 거문고 솜씨야 익히 들어서 알고 있사옵니다. 전하의 근심도 풀어주셨다니 저희 마마께서 흥미가 생기셨다 하더군요. 아가씨를 꼭 뵙고 싶다 하셔서 이렇게 모시러 왔사옵니다.”아여는 고개를 숙이며 단정히 응했다.“저는 그저 시시한 기예를 익힌 것일 뿐, 후궁의 고상한 자리에 오를 만한 재주는 아니옵니다.”그러자 해 내관은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겸손하실 것 없사옵니다. 황상께서 그토록 칭찬하시는데 어찌 하찮다 하겠사옵니까? 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얼른 가시지요.”후궁의 명을 거역할 권리는 그녀에게 없었다. 그리하여 아여는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여수아는 곁에 있던 악동에게 속삭였다.“그쪽 사람들은 어느 후궁에서 온 것이냐?”악동이는 바싹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상상도 못할 인물일 것이옵니다. 바로 상궁 중에서도 가장 총애 받는 분, 상 귀비 마마 소속이옵니다. 그분을 조심하십시오. 상 귀비 마마의 비위를 거스른다면...”그때 아여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악동이도 함께 따라가려 하자 해 내관은 그를 곁눈질로 흘겨보며 말했다.“악동이는 여기 남거라. 마마께서 부르신 건 육 아가씨뿐이다.”악동이는 영리한 아이라 곧장 고개를 숙이고 웃으며 말했다.“저는 마마께 얼굴이라도 익히고 싶었는데 불러주시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요. 육 아가씨는 곧 황전에도 가셔야 하니 오래 머무시면 안되옵니다.”그 말에 아여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해 내관의 얼굴에는 일순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황제를
Baca selengkapnya

제67화

해 내관은 아여를 상 귀비의 침전 문밖에 세워두고 먼저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고했다.“마마, 육 아가씨를 모셔왔사옵니다.”잠시 후, 안쪽에서 맑고도 나른한 음성이 들려왔다.“들게 하거라.”아여는 정중히 입장하여 예를 갖췄다. 상 귀비는 나른한 눈길로 그녀를 흘끗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여인의 자태는 실로 연약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이거라.”아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상 귀비는 감정을 읽기 힘든 목소리로 말했다.“과연 아름답구나.”아여는 조용히 답했다.“과찬이옵니다.”그녀는 계속 시선을 떨군 채 상 귀비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오직 정교하게 수놓인 치맛자락과 보석이 박힌 비단화뿐. 한순간의 스침에도 그녀의 사치스러운 품위는 숨길 수 없었다.“듣자 하니, 네가 타는 거문고는 황상의 숙면에 도움이 된다더구나.”“황상께선 만사에 마음을 쓰시니 늘 심신이 고단하신 것 같사옵니다. 소인의 거문고는 마음을 가볍게 해드릴 뿐 좋은 연주라 하긴 어렵지요.”상 귀비는 황제가 그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오늘 이리 부른 것도 그저 어떤 인물인지 궁금했을 뿐 무슨 일까지 벌일 생각은 없었다.그녀가 사리를 분별하는 태도를 보이자 상 귀비의 어조는 나른하게 풀렸다.“연주는 그렇다 해도 참으로 어여쁘구나. 황상이 보기만 해도 흐뭇하시겠군.”아여는 놀란 듯 고개를 숙였다.“마마야말로 천금같이 귀한 몸이시옵니다. 민녀는 그저 미천한 속세의 여인일 뿐. 황상께서는 총명하시니 마마 같은 분을 두고 어찌 민녀 따위를 눈에 두시겠습니까.”상 귀비는 그녀를 곁눈질로 흘겼다.“이렇게 눈치 빠르고 말 잘하는 자가… 출신이 좀 더 말끔했더라면 황상께서 한 번쯤 총애하셨을지도 모르지. 하오나…”말끝은 흐릿했으나 그 뒷말은 굳이 이어지지 않아도 뻔했다. 창가의 여인이란 출신이 아무리 치장하고 가려도 입궁에는 치명적이었다.아여는 속으로 냉철히 생각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더라면
Baca selengkapnya

제68화

해 내관은 아여를 상궁께 인도한 뒤 급하게 침전에서 나왔다. 그는 곧장 그가 눈여겨본 작은 시녀가 기다리고 있을 후원으로 향했다. 그녀의 여린 허리와 단정한 뒷모습이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청루 출신의 여인을 궁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해 내관에게는 생경한 일이었다.그 육 아가씨라 불리는 여인은 얼굴은 반반했지만 몸매는 오히려 시녀보다 눈길을 덜 끌었다. 게다가 그 육 아가씨는 당장 그가 손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으니 우선은 그 시녀부터 건드려 보는 것이 무난했다. 피부빛이 조금 어둡고 얼굴이 썩 곱진 않아도 몸매 선 하나는 기가 막혔다. 해 내관은 본디 여인의 얼굴에는 관심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에게 중요한 건 다른 것이었다.그는 궁인들 사이에서도 손꼽히는 기이한 인물이었다. 스스로 남성의 기능을 잃었음에도 그는 언제나 젊은 궁녀들의 육신을 희롱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고 그의 손에 한 번이라도 붙들린 자는 벗어날 수 없었다. 허울뿐인 권력과 욕망에 엉켜 그는 늘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해결했다.그는 방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걸어 잠그고 침상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불 속에는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 그는 시녀를 약으로 잠재운 뒤 옷을 벗기고 침상에 눕히라 지시했기에 당연히 그 아이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이불 가장자리를 살짝 들추자 희고 매끈한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마음이 급해진 그는 서랍을 열어 평소 숨겨둔 물건을 꺼냈다. 손바닥만 한 상자 속에는 조각된 옥으로 만든 인형이 하나 들어 있었고 허리에 감을 수 있는 가죽끈까지 갖춰져 있었다. 그것은 그가 남자라는 환상 속에 잠시나마 빠지게 해주는 유일한 도구였다.그는 손끝으로 이불 속의 몸을 더듬어가며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자신의 행위를 시작했다. 몸 아래에 눌린 사람은 저항하려 애썼으나 이미 손발은 묶였고 입에는 천이 틀어막혀 있었기에 그 몸짓은 그저 미약한 떨림에 불과했다. 그는 그것이 오히려 흥을 돋운다고 생각하며 한층 더 거칠게 밀어붙였다.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었
Baca selengkapnya

제69화

여수아는 아여에게 조용히 말했다.“조금 있으면 육 아가씨께서 이쪽으로 나올 거라 하더군요. 그래서 저더러 여기에서 기다리라 하셨사옵니다.”아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이제 갑시다.”그때 환관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여수아에게 물었다.“누가 낭자더러 여기서 기다리라 했다는 것이옵니까?”여수아는 눈을 깜빡이며 순진하게 웃었다.“조금 전 저를 별채로 데려갔던 그 공궐 환관이 그리 말했지요. 어려 보이던데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사옵니까?”환관은 얼떨결에 대답했다.“아, 아니옵니다.”두 사람은 상 귀비의 침전에서 나와 궁문을 빠져나갔고 환관은 그 길로 황급히 안으로 달려갔다. 그 일 이후 해 내관은 결국 누가 일을 망쳤는지 캐묻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환관은 그 길로 달려가 해 내관에게 보고했는데 기껏 한다는 말이 그녀를 이끌었던 환관이 순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는 말뿐이었다. 이미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어린 환관은 자신을 변호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해 내관은 그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싸늘하게 명했다.“가서 처리하거라.”“내관... 제발 살려주십시오…”한편, 여수아와 아여는 궁을 벗어나 어가원 길을 함께 걸으며 한층 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아여가 물었다.“너무 심하게 군 사람은 없었사옵니까?”여수아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그렇게까지는 아니었사옵니다. 다만… 그 편방이란 곳은 말 그대로 꽤 외진 곳이긴 하더군요.”그녀도 아여에게 되물었다.“낭자는요? 상 귀비께서 곤란하게 하진 않으셨사옵니까?”아여는 고개를 저었다.“머리를 숙이고 겸손히 굴었더니 아무 일도 없었사옵니다. 다행히 황상께서 점심을 함께 하자는 전갈을 보내신 덕분에 상 귀비 마마께서 저를 놓아 주셨사옵니다. 서둘러 화장을 해야 했거든요.”온화전으로 돌아오니 악동이가 그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두 아가씨께서 이제쯤 돌아오실 거라 생각했사옵니다.”아마도 황제께 전갈을 전한 이가 바로 이 악동일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황제가 그렇게 정확한 시각에
Baca selengkapnya

제70화

황제는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다른 이들이라면 벌써 입을 벌려 그 손에서 건네는 과자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아여는 조심스럽게 작은 입으로 과자를 조금씩 떼어먹었다. 그 모습조차 눈을 즐겁게 했다.“들어보니 오늘 오전에 상 귀비를 뵈었다더구나.”아여는 급히 과자를 내려놓고 곧장 대답했다.“마마께서 저를 불러 잠시 이야기 나누셨을 뿐이옵니다. 하찮은 소인을 불러주셨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황제는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그대는 참으로 유순하구나. 상 귀비가 어떤 사람인지 짐은 익히 알고 있단다.”아여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다시 몸을 낮췄다.“소인의 하찮은 일로 성심을 쓰게 하여 송구하옵니다.”황제는 쾌활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그런 말은 말고 짐과 조금만 더 앉아 있지 않겠느냐?”아여는 이 자리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었다. 황제는 그녀를 위해 일부러 상황을 풀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단지 직접 상 귀비의 처소에 가서 그녀를 데려오는 것보다는 귀비를 식사 자리에 불러내는 방식이 훨씬 우아했기에 그것을 선택했을 뿐.한편, 여수아는 궁인들과 함께 정자에서 십 장쯤 떨어진 곳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정자를 바라보았지만 흐드러진 꽃바다에 가려 그저 처마 몇 귀퉁이만 어렴풋이 보일 뿐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적어도 이 궁궐에서 아여를 곤란하게 만들 인물은 황제뿐일 리 없었다. 신분 있는 사내들은 체면이 있으니 어찌 보면 여인보다 상대하기 나을지도 모른다. 물론 소휘 같은 인물은 예외였다.그러던 중, 가까이 있던 환관이 갑자기 낮게 어이쿠 하고 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섰다. 여수아도 고개를 들어 길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다.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생각이 그대로 사람을 불러온 셈이었다. 거짓말처럼 멀리서 소휘가 다가오고 있었고 그 곁에는 익숙한 얼굴이 따라오고 있었다. 바로 광영군이었다.환관이 다가가 인사를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5678910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