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우리 왕야께서 이렇게 허망하게 죽은 겁니까? 진국에 서가군과 왕야께서 계시던 시절, 저희가 언제 이런 수모를 당해 본 적이 있습니까? 이건 정말… 너무도 치욕스럽습니다.”다른 한 무장은 얼굴 가득 비분함을 띠었지만 끝내 그것을 길게 토해 내지 못하고 깊은 탄식으로 삼켰다.“군대가 강해야 나라가 강해지는 법이지요. 두고 봅시다. 상왕도, 서가군도 사라진 지금,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더 큰 치욕이 아직 남아 있어요.”“들리는 말로는, 이번에 요동과의 화친 협상에서 요동이 진국의 두 성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답니다. 대신 요동의 두 금광을 주겠다고 했다지요. 헌데 그 금광들, 이미 다 파먹은 빈 껍데기라는 걸 우리가 모를 줄 아는 겁니까? 대놓고 속이려는 수작이죠. 예부의 고 대인께서 그 자리에서 분을 못 이기고 상을 뒤엎었다더군요. 헌데 폐하께서는 요동을 질책하기는커녕 오히려 고 대인의 관직을 파면해 버렸습니다.”“정말입니까?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데요.”“틀림없는 사실입니다. 폐하께서 소문이 퍼질까 두려워 예부 사람들 입을 전부 막았다고 합니다. 어제 제 아들과 고 대인의 장남이 술자리를 가졌는데 그분께서 술김에 말을 흘렸다고 하더군요. 그때서야 저도 일부를 알게 되었습니다.”“금수 대장공주께서 이십 년이나 친정을 찾지 않다가 하필 서가군이 몰락하고 왕야께서 야랑국에 사신으로 떠난 시점에 움직인 것부터가 수상하다고 느꼈습니다. 헌데 두 나라의 평화를 도모하기는커녕, 친정의 이익을 노리고 나섰다니… 참으로 가당치도 않은 일입니다.”“성조 선제께서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관 뚜껑이 들썩일 노릇이겠지요.”“하아…”“하아…”두 무장은 연달아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떠났다.그들이 떠난 뒤, 가산 뒤편에서 열다섯 째 황자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다.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눈빛에는 생각이 깊게 잠겨 있었다.어서재 안에서는 예정임이 하루아침에 감옥 신세에서 벗어나 귀빈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말투는 거리낌이 없고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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