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경, 너는 무고한 사람을 무참히 살해하는 간악무도한 짓을 저질렀다. 그리하여 오늘부로 상왕비의 자리에서 폐하고 평생 안락당에 가둘 것을 명한다. 평생 다시 너와 얼굴을 마주할 일은 없을 테니, 네가 죽든 살든 앞으로는 더 이상 관여치 않을 것이다.”서인경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지며, 사내의 냉랭한 목소리가 반복해서 귓가에 울렸다.‘내가 무고한 사람을 살해했다니?’‘상왕비는 또 뭐야?’“죽은 척하지 말고 당장 일어나지 못할까!”귓가를 맴돌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고, 서인경은 놀라서 번쩍 눈을 떴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날카롭고 매정한 누군가의 시선이었다.“당장 일어나거라! 억울한 사람을 모함하였으면 사과를 해야지!”사내는 거칠게 서인경의 팔을 잡아 일으켰다.그러자 무수히 많은 장면들이 서인경의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갔다.‘이게 소설에서만 보던 타임슬립 빙의?’게다가 더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그녀가 빙의한 상대가 사랑에 눈이 멀어 이성과 지혜를 상실해버린 왕비라는 점이었다.결국 어리석음의 극치가 무엇인지 보여준 그녀는 왕비의 자리에서 폐위당하고 평생 안락당에 갇혀 지내다가 우울하게 생을 마감했다.지금 눈앞에 펼쳐진 시점은 상왕비가 폐위되기 3년 전, 즉 그녀가 간사한 꼬드김에 속아 바람난 상왕을 잡으러 다루, 즉,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듣는 곳으로 와서 난동을 부린 직후였다.그녀는 맹국공의 딸인 맹은영이 자신의 부군인 상왕 연기준에게 꼬리를 쳤다고 욕설을 퍼부었고, 이에 충격을 받은 맹은영은 현장에서 기절한 상황이다. 어릴 적부터 지병을 앓은 맹은영에게는 이런 작은 자극도 치명적이었다.원주인에게 굴욕적인 욕을 들은 그녀는 시름시름 앓다가 며칠 후에 결국 세상을 떠났고, 이 사건 직후로 상왕은 그녀에게 완전히 실망하고 맹국공 가문과 서씨 가문은 앙숙이 되었다.나중에 서씨 가문이 간신배로 몰렸을 때, 앞장서서 개국공신인 서씨 가문의 탄핵을 주장한 사람이 바로 맹국공이었다.그리고 깨어나기 전에 그녀의 귓가에 맴돌았던 비정한 말들은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