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간질은 꼭 악역만이 쓰는 기술은 아니었다.서인경은 수없이 많은 궁중 암투극을 보아왔기에 직접 써먹으려니 손에 익은 기술처럼 막힘이 없었다.황제는 문득 전날 밤, 황후의 침전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자신을 바라보던 황후의 시선은 예전 같지 않았고 아무리 숨기려 해도 그 눈빛에는 미묘한 실망이 깔려 있었다.그것은 어떤 남자라도 견딜 수 없는 시선이었다.그 일로 황후는 크게 꾸중을 들었다. 그리고 바로 그 증상은 단은설의 피를 이전보다 더 자주 마신 뒤부터 시작된 것이었다.황제의 얼굴이 급속히 어두워졌다. 그 시선은 서서히 단은설에게로 향했다.“네가 감히, 짐에게 독을 먹였단 말이냐?”단은설은 질겁해 고개를 저었다.“아니옵니다, 아니옵니다! 폐하, 저 여인의 말을 믿지 마십시오. 저 여인은 신첩과 폐하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속셈으로 거짓을 늘어놓고 있는 것입니다. 신첩의 피는 백독을 풀고 수명을 늘리는 효능만 있을 뿐, 독은 절대 없습니다.”말을 마치기도 전에 단은설은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세워 자신의 팔을 물어뜯었다.서인경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피가 단은설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피가 바닥에 떨어지도록 그대로 두었다.피로 물든 입술을 들어 올린 그녀의 모습은 마치 광기에 사로잡힌 요마와도 같았다.“서인경,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하겠다. 내 피에는 독이 없어. 나는 폐하를 해친 적이 없단 말이다. 그러니 이 자리에서 더 이상 허튼소리를 하지 마.”서인경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담담히 말했다.“스스로 마신다고 해서 증명되는 건 아니지요. 본인 말로는 해독이 된다면서요. 그렇다면 자기 피를 마셔도 죽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있든 없든, 태의원에 들여다보면 될 일입니다.”단은설이 다시 입을 열기도 전에 황제가 냉정하게 명했다.“여봐라. 설 황귀비를 데려가 태의원 원정에게 직접 맥을 보게 하거라.”이번엔 단은설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차분하게 자리에서 일어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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