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은 여전히 제은이 친구들과 함께 도마 위에 올려놓고 요리하는 안줏거리였다.건민은 턱이 빠질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와, 미친. 진짜야? 너 설마 미운 정이 사랑으로 바뀐 거냐? 대체 걔를 왜 좋아하게 된 건데? 조이건은 차갑기만 하지, 너 비위 맞춰 주는 스타일도 아니잖아.”“게다가 돈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물론 잘생기긴 했고, 사람들 눈길 끄는 맛도 있긴 한데, 걔보다 나은 애들도 많잖아. 근데 네가 왜 하필 걔를 좋아해?”이건이 제은과 엮이지 않았다면, 건민도 그냥 괜찮은 쪽으로 평가했을 것이다.그런데 제은이 이건을 조금이라도 마음에 두기 시작하니까, 건민은 괜히 흠부터 찾기 시작했다. 표정에도 대놓고 못마땅함이 묻어났다.제은이 말했다.“나도 내가 왜 걔를 좋아하게 됐는지 모르겠어. 이건 나도 엄청 어이없거든... 뭐, 그냥 조이건 팔자가 좋은가 보지. 나한테 찍혔으니까. 하하하.”건민은 기가 막힌다는 듯 말했다.“그러네. 팔자 좋지. 너랑 엮이면 호강하는 거잖아.”제은은 그런 말을 듣는 걸 좋아했다.“이 얘기 혹시나 입 밖으로 꺼내면 죽어. 나 아직 걔 좀 가지고 놀아야 하거든. 질리면 바로 차버릴 거고, 눈앞에서 꺼지라고 할 거야. 근데 내가 아직 안 질렸을 때 네가 실수로라도 걔한테 티 나게 해서 알게 하면, 너 진짜 끝장이야.”“네가 말 안 해도 알아.” 건민은 제은이 원래 어떻게 구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한두 번 맞춰 준 것도 아니었다.예전에 제은이 어린 연예인 하나에 꽂혔을 때도, 건민은 옆에서 알아서 역할을 나눠 맞춰서 행동했다. 필요하면 상대에게 형 동생 하며 친한 척도 했고, 돌아서서는 아무렇지 않게 팔아넘기기도 했다.건민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래도 뭐, 조이건 성격이면 한 달도 못 갈걸. 애초에 사람 기분 맞춰 주는 타입이 아니잖아.”제은은 예전 경험을 떠올려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럴 것 같긴 해.”건민도 맞장구쳤다.“당연하지. 조이건은 며칠에 한 번은 꼭 너 열받게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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